장준환 감독이 연출한 <1987>은 모두가 뜨거웠던 1987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전두환 정권하의 1987년 1월, 경찰 조사를 받던 스물두 살의 대학생이 사망하고, 의문의 죽음에 대해 경찰은 시신 화장을 요구하나, 당직이었던 서울지검 최 검사(하정우)는 시신 화장을 거부하고 부검을 밀어붙인다. 사건을 취재하던 윤 기자(이희준)는 '물고문 도중 질식사'를 보도한다.
'물고문 도중 질식사' 보도에 대해, 대공수사처의 박 처장(김윤석)은 고문에 의한 사망을 은폐하려고 부하인 조 반장(박희순)을 비롯해 대공 형사 둘만 구속하고 사건을 축소하려 하나, 대학가의 시위는 점점 더 커진다.
구속된 조 반장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교도관 한병용(유해진)은 수배 중인 재야 인사(설경구)에게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 조카 연희(김태리)에게 위험한 부탁을 하게 되고, 마침내 진실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된다.
<1987>은 의문의 죽임을 당한 한 대학생의 진실을 알리려 한 조력자들의 실제 상황들을 그 당시 실제 상황을 그대로 재현한다. 이한열 열사의 죽음과 장례식…. 마침내, 6월 10일, 6월 항쟁으로 전두환 독재 정권을 종식하고 '대통령 직선제'를 이루기까지의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87>은 1987년 당시 실제 상황에다 약간의 허구를 가미하여 드라마틱한 재미를 더하여 우리를 감동하게 하는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암울했던 그 시대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게 하고, 동시에 2016년 겨울과 2017년 뜨거웠던 촛불 혁명을 떠오르게 해 눈물을 흘리게 한다.
<1987>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은, 지난 13일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눈물을 흘리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촛불을 들고 나왔을 때나 그 시절 최루탄 속에서 싸울 때가 훨씬 더 폭력적이나 뜨거움의 온도는 다르지 않다. 양상이나 국면은 다르나 중요한 것은 87년이 없었다면 '대통령 직선제'라는 의미 있는 발자국이 있을 수 있었겠나? 87년이 미묘하게 2017년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 국민 얼마나 위대한가! 국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서로에게 힘을 주었다"며 "당시 박종철 21살, 이한열 20살이었다. 편집하면서 많이 울었다."이어 "아이 키우며 지구가 어떻게 평화롭게 행복한 세상 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시나리오 받고서 이 이야기는 만들어야겠다,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치열한 데모, 운동한 사람은 아니어서 미안함도 같이 있었다. 작가와 같이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이야기는, 가지고 있는 힘 분명 있다. 현실임에도 드라마틱하다. 드라마 구조상 재미있는 부분 많아 결심하고 작업했다. 만들면서 누군가가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배우들도 스스로 참여해 주었다. 각각의 캐릭터가 인상적이며 잊지 못할 사람들이다. 모두 다 주인공처럼 만들고 싶은 것이 욕심이었다"고 말했다.
<1987>은 6월항쟁을 일으키게 했던 주역들인, 서울지검 최 검사 역 하정우, 대공수사처의 박 처장 역의 김윤석, 동아일보 윤기자 역의 이희준, 교도관 한병용 역의 유해진, 한병용의 조카 연희 역의 김태리, 박 처장의 부차 대공 형사 조 반장 역의 박희순, 수배자 김정남 역의 설경구 등이 각각의 캐릭터로 열연하여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
<1987>은 이들 주역들 외에도 독재 정권에 항거, 최루탄을 맞으며 시위하는 대학생들, 최루탄의 희생자 이한열, 진실을 밝히는 종교인들,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 국민들이 모두가 주인공들인 영화라서 감동적이며, 1987년의 그들이 지금의 우리에게로 생생하게 다가서서 더 감동적인 영화다.
장준환 감독이 연출한 영화 <1987>은 오는 2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