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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으로 낙동강 수질이 4급수 이하로 전락한 가운데, '인공습지' 내지 '인공함양'을 통해 취수원 다변화를 할 수 있다는 방안이 나왔다.

'인공습지'는 논 등에 인공으로 습지를 조성하는 것이고, '인공함양'은 지하(대수층)에 인위적으로 물을 주입하거나 침투시켜 수량을 증진하는 작업을 말한다.

박창근(가톨릭관동대)·박재현(인제대)·박현건(경남과학기술대) 교수는 20일 저녁 창원 '플랫폼경남'에서 '청정우정수연구회' 출범식을 열고, "취수원 다변화를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박창근 교수 등은 2010년 김두관 전 경남지사 때 '낙동강특별위원회'를 만들어 활동했다. 당시 낙동강특위는 낙동강과 남강 합류지점에 인공습지나 강변여과수를 조성해 부산에 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봤고, 그 물에 '우정수'라는 이름 붙이기도 했다.

박현건 교수 등은 2012~2013년 사이 인공습지 실험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낙동강특위'는 2013년 홍준표 전 지사가 들어서면서 활동이 중단됐다. 이후 '인공습지' 내지 '우정수'라는 말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런데 낙동강을 원수로 사용하는 부산시가 최근 남강 하류에 '인공습지'를 통한 물 확보 방안을 내놓았다.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 수질이 나빠진 가운데, '청정우정수연구회'는 다시 '인공습지'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청정우정수연구회'는 20일 저녁 창원 '플랫폼경남'에서 "취수원 다변화를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 오른쪽부터 박재현 인제대 교수, 박현건 경남과학기술대 교수,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 김영우 낙동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청정우정수연구회'는 20일 저녁 창원 '플랫폼경남'에서 "취수원 다변화를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 오른쪽부터 박재현 인제대 교수, 박현건 경남과학기술대 교수,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 김영우 낙동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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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교수 "청정상수원 확보를 위한 인공습지"

박창근 교수는 "청정상수원 확보를 위한 인공습지 및 인공함양 방안"을 설명했다. 그는 "물과 관련해 부산과 경남이 엄청난 갈등이 있었다"며 "김두관 전 지사 때 인공습지와 강변여과수 등에 대해 연구를 하다 중단되었다. 좋은 방안들이 있었지만, 어느 것 하나도 정책에 반영되지 못했다. 연구 결과가 사장되었는데 지금이라도 햇볕을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낙동강 중상류로부터 유입되는 미량유해오염물질이 많다. 과거부터 부산은 미량유해물질이 없는 합천댐과 남강댐을 원수를 선호했다"며 "부산시가 남강댐 물을 가져가려면 엄청난 돈이 들고 적정수량 확보도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박창근 교수는 "4대강을 하기 전에 낙동강은 2~3급수였는데 지금은 4급수다. 4급수라면 생활용수 공급도 사실상 어려운데 그래도 공급한다"며 "제대로 된 정부라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 긴급 상황이 낙동강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박 교수는 "4대강사업 책임의 한 축인 홍준표 전 지사는 경남에 12개 댐을 짓겠다고 했다가 국토부에서 거부 당했다"며 "낙동강 물이 나빠지면 왜 그런지 원인을 찾아야지 새로 댐을 지으려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했다.

인공습지에 대해, 그는 "남강과 낙동강의 합류지점에서 취수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고, 그렇게 하면 평소에는 남강 하류 물로 수량 확보가 가능할 것이고, 갈수기에는 낙동강 원수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인공습지 시설의 용도는 상수원수 확보용으로만 사용하는 방안과 평상시 상수원수용 확보용으로 하고 홍수시 홍수저류지로 할 수도 있을 것"이라 했다.

'낙동강 특위' 때 유럽의 인공습지를 탐방하기도 했던 박 교수는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에서 원리는 같으면서 비슷한 형태로 인공습지를 하고 있는 지역이 많다"고 전했다.

국내 연구에 대해 그는 "김해 생림 인공함양 시스템과 제주 한천유역 지하수 인공함양 시스템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과 한국은 자연환경이 다를 수 있다. 우리 현실에 맞게 사전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오래 전 대구 위천공단 후보지가 발표되었을 때 부산과 경남이 수질 악화를 우려해 크게 반발했다. 지금 낙동강은 4대강사업 이후 위천공단보다 더 위험한데, 너무나 조용하다"고 말했다.

박창근 교수는 "댐 중심의 취수원 확보 정책은 해서는 안된다. 인공습지를 하면 부산과 동부경남의 물 문제 갈등을 동시 해결이 가능하다"며 "현 중앙정부의 취수원 다변화 정책에 발 맞춰 적극적으로 진행 가능한 절호의 기회다"고 했다.

또 박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은 낙동강 하구언 개방을 이야기했다. 인공습지를 통해 부산의 물 문제를 해결한다면 하구언 개방도 가능해지는 것"이라 했다.

박현건 교수 "다시 '우정수'가 부각된다"

박현건 교수는 2012~2013년에 연구했던 "친환경 대체 취수원 개발을 위한 예비조사"를 중심으로 발제했다. 박 교수는 "역사는 되풀이 되다시피, 또 다시 우정수가 부각된다"며 "김두관 전 지사 시절 '우정수 사업'을 부산시에 제안했다가 거절 당했다"고 했다.

그는 "지금 문재인 정부로 바뀌고 나니까 발 빠르게 '우정수' 사업을 추진한다. 부산시가 6억 원을 들여 강변여과수사업에 대해 용역 발주하고, 낙동강유역환경청도 같은 사업에 대해 제안한 것으로 안다"며 "오래 전 추진하다 중단된 사업이 다시 진행되는 것 같다"고 했다.

박 교수는 "2012~2013년 사이 연구하다 말았다. 인공습지 실험을 하기 위해 땅을 구해 추진했고, 수초가 착근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만 두게 되었다"며 "그래도 실제 실험은 2~3개월 정도 해보았는데, 인공습지에서 나온 수질은 좋아졌다"고 전했다.

이날 참가한 전문가들은 인공습지를 하면 수질은 1~2급수가 된다고 했다. 박현건 교수는 "낙동강에 녹조가 창궐하는 것은 보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공습지를 하면 수질 개선 효과는 뚜렷하다"며 "우정수연구회 발족과 동시에 인공습지 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박현건 교수는 "낙동강 원수가 좋아질수록 인공습지 효과가 더 있다. 인공습지는 낙동강을 포기하는 취수 방법이 아니다"고 했다.

박재현 교수는 "홍준표 전 지사가 들어서고 난 뒤, 인공습지 연구에 필요한 비용을 교수들이 부담할테니 실험지를 1년만 더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지만, 경남도는 흔적도 없이 없애버렸다"고 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김영우 낙동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은 "우정수 사업도 여러 가지 대안 중에 하나로 당연히 검토되어야 한다. 더 이상 하나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가능한 범위 안에서 정부의 재정 지원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청정우정수연구회는 박창근 교수가 회장, 박현건 교수가 부회장을 맡았다. 이 단체에 대해 박재현 교수는 "물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취수원 다변화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며 "김두관 전 지사 때 취수원 다변화를 위해 '우정수'가 거론되었다. 그 취지를 살려 모임 이름을 '청정우정수연구회'로 정했다. '깨끗하고 나누어 먹을 물'이라는 뜻이다. 지리산댐을 만들지 않고 부산과 경남의 물 갈등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해보자"고 말했다.


태그:#낙동강, #청정우정수연구회, #플랫폼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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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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