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두 에이스'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누비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무대다.

전 세계에서 '난다 긴다' 하는 축구 선수들이 모이는 이 곳에선 매 시즌마다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진다. 물론 살아남기 위해선 뛰어난 실력과 자신감이 필수다.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케빈 데 브라이너가 좋은 예다. 벨기에 태생의 26살 브라이너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놀라운 기량을 과시하며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맨시티의 정상을 이끌겠다"라던 그의 당찬 다짐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또 출중한 실력과 자신감으로 무장한 데 브라이너는 당당히 세계 최고 선수의 반열에 올라섰다.

16연승 달리고 있는 맨시티, 이유는?

 맨체스터 시티 선수단의 모습

맨체스터 시티 선수단의 모습 ⓒ 데 브라이너 공식 트위터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대 화두는 단연 '맨체스터 시티의 독주'다.

당초 현지 전문가들로부터 "라이벌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비해 돋보이는 플레이어가 부족해 보인다"며 우승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았던 과르디올라 호.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놀라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맨시티는 지난 17일(한국 시각)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홈경기에서 토트넘을 4-1로 물리쳤다. 17승 1무(승점 52)로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41)를 여유 있게 앞선 선두다.

올 시즌 맨시티는 2001~2003 시즌 아스날이 세웠던 리그 최다 연승 기록(14연승)을 깨고 16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회의적이던 영국 언론들도 "맨시티가 2013~2014 시즌 이후 4시즌만에 리그 정상에 오를 확실한 기회를 잡았다"며 장밋빛 전망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처럼 맨시티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이는 배경으로는 다양한 요인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높은 지지를 받는 비결로는 다름 아닌 '데  브라이너의 공헌(De Bruyne contribution)'이 꼽힌다. 그의 활약이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는 의미다.

올 시즌 데 브라이너의 활약은 그야말로 경이적인 수준이다. 2015년 당시 리그 최고 이적료인 7400만 유로(한화 약 952억 원)를 기록하며 맨시티에 입성한 그는 올 시즌 팀 적응을 완전히 마치며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그라운드의 '예술가' 김덕배,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하다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케빈 데 브라이너의 모습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케빈 데 브라이너의 모습 ⓒ 데 브라이너 공식 트위터


데 브라이너는 국내 축구팬들에게 '김덕배'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케빈 데 브라이너 이름의 영문 머리 글자(K.D.B)를 부르기 쉽게 한국식 이름으로 바꾼 것이다.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국내 팬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데 브라이너는 올 시즌 맨시티에서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은 물론이고, 공수를 조율하는 레지스타로, 때로는 웬만한 공격수보다 위협적인 골잡이로 상대를 위협하고 있다.   

그는 발군의 패스능력과 너른 시야, 경기당 12km 이상 활동량을 소화하는 강철 체력은 물론이고, 적극적으로 위험 지역을 파고드는 돌파 등 수준 높은 기량을 선보이며 맨시티를 이끌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미드필더 중 가장 많은 득점(6골)을 기록한 것은 물론, 리그 최다 어시스트 기록(8도움) 또한 데 브라이너의 몫이다.

바르셀로나 감독 시절 펼쳤던 티키타카(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축구전술)를 맨시티에 이식한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리그 최다인 58골(18경기)을 몰아치고 있는데, 이는 공수를 누비며 1768회 볼터치(리그 2위), 1140개의 패스(리그 6위)를 기록하고 있는 데 브라이너의 공이 크다.

BBC 픽 멕널티 기자는 자신의 고정 칼럼에 "올 시즌 맨시티가 거침없는 질주를 달리고 있는 것은 세계최고의 기량(World class talent)을 선보이고 있는 데 브라이너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수비수(1992~2002)로 활약했던 마틴 키언은 "데 브라이너의 발은 페인트 붓과 같다. 그는 지능적인 축구선수이고, 매우 창의적이다"라며 "자신의 동료 모두를 위해 찬스를 만들어줄 수 있는 예술가"라고 극찬했다. 

한때 첼시에서 버림받기도 했던 데 브라이너를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로 키워낸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에 대해 의미심장한 말을 남겨 세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리오넬 메시는 그 자신만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그 자리에 앉을 수 없죠. 하지만 옆에 다른 테이블이 하나 더 마련된다면 거기엔 데 브라이너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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