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24일 오전 0시, 한국 축구대표팀은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를 갖는다.

1994 미국 월드컵부터 여섯 대회 연속으로 16강에 진출한 '전통의 강호' 멕시코는 우리가 반드시 격파해야 할 상대다. 첫 경기인 스웨덴 전에서 승리하지 못했을 경우, 멕시코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의 여부를 결정되기 때문이다.

20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만나게 된 멕시코는 1998년 6월 13일 우리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긴 팀이다. 당시 '레전드' 과테목 블랑코를 앞세운 멕시코는 일명 '개구리 점프'로 한국 수비진을 농락하며 수적 열세(하석주 전반 30분 퇴장)에 놓인 한국을 3-1로 무너뜨렸다.

20년 전에도, 이번에도 '에르난데스' 경계

 '멕시코 공격의 핵심' 에르난데스의 모습

'멕시코 공격의 핵심' 에르난데스의 모습 ⓒ 에르난데스 공식 인스타그램


멕시코는 북중미지역 최종예선에서 6승 3무 1패를 기록, 코스타리카, 파나마를 제치고 1위로 본선에 올랐다.

적지 않은 복병들이 즐비한 북중미 대륙에서 2위 코스타리카를 5점 차로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은 그만큼 대단한 전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이 이끌고 있는 멕시코의 주 공격 루트는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좌우 측면이다.

미겔 라윤(29, 포르투)이나 카를로스 벨라(28, 레알 소시에다드)가 좌우 측면에서 크로스를 하면 최전방에 있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29, 웨스트햄)나 중앙으로 쇄도하던 이르빙 로사노(22, 아인트호벤)가 슈팅으로 해결하는 공격을 즐긴다.

이러한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양쪽 윙백의 맨투맨 마크는 물론이고, 중앙 수비수의 커버 플레이가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골 결정력이 출중한 에르난데스의 발도 묶어둘 필요가 있다. 박지성(은퇴)과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활약을 펼친 에르난데스는 A매치 100경기에 출전해 49골을 기록한 검증된 골잡이다. 빠른 발을 이용한 돌파와 기술 또한 매우 뛰어나 적지 않은 수비수들이 그를 막는 데 애를 먹는다.

공교롭게도 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리를 상대로 2골을 몰아쳤던 루이스 에르난데스와 성이 같다. 예나 지금이나 멕시코의 키 플레이어는 역시 에르난데스다.

쉬운 상대 아니지만...

 '멕시코의 수호신' 오초아 골키퍼의 모습

'멕시코의 수호신' 오초아 골키퍼의 모습 ⓒ 오초아 공식 인스타그램


멕시코는 날렵한 골잡이뿐 아니라 유능한 골키퍼까지 보유하고 있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일약 '미친 선방'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GK 기예르모 오초아(32, 스탕다르 리에주)가 주인공이다.

우선 그는 러시아 월드컵 북중미 최종예선 10경기에서 7골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오초아는 골키퍼치고는 그다지 좋은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지만(신장 185cm), 탁월한 반사 신경으로 연일 '슈퍼 세이브'를 연출한다. 

'중앙 수비 듀오' 엑토르 모레노(29, 아인트호벤)와 디에고 레예스(25, 포르투)가 예선에서 불안한 장면들을 연출하고도 안도할 수 있는 것은 온전히 오초아의 선방 덕분이다.   

멕시코는 근 2년간 다양한 전술 실험을 시도하며 전력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 4-3-3 시스템뿐 아니라 4-2-3-1, 3-5-2 등 변칙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공격 옵션을 늘려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변화를 주지 않고 기존 스타일(4-3-3 축구)을 고수하다 2015년 칠레(0-7), 2016년 독일(1-4)에 대패 수모를 당한 것이 변화를 이끌어낸 주원인이다.

선수 은퇴 후 잉글랜드 유수 대학에서 수학한 '학구파 출신' 오소리오 감독은 본선 직전까지 다양한 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본선무대에서 다양한 공격 옵션을 구축해 나설 것으로 보이는 멕시코를 상대하기 위해선 우리 역시 그에 걸맞은 다채로운 공격 축구가 필요하다. 물론 공격에 비해 수비가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는 멕시코를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는 좋은 전략이 필요하기도 하다.

우선 공격 시 좌우 공간을 넓게 활용하고, 미드필더진의 공격 가담을 최대로 늘려야 한다. 물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선수들의 엄청난 체력 발휘가 필요한데 멕시코 선수들이 원체 엄청난 체력을 자랑하는 터라 대표팀으로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정평이 나 있는 멕시코. 분명 쉬운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1998년의 아픈 추억을 또다시 재현하고 싶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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