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파문으로 연일 충격을 주고 있는 러시아 대표팀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가 곧 결정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5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여부를 논의한다.

이미 국제 스포츠계가 러시아의 도핑 스캔들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는데다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 상당수가 메달을 박탈 당한 터라, 현재 상황은 러시아에게 상당히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번 러시아 도핑 파문은 지난해 리우 올림픽 개막 직전에 시작됐다. 당시 세계반도핑기구(WADA) 조사위원회의 캐나다 법학자였던 리처드 맥라렌은 '러시아가 2011~2015년 자국 선수 천 명가량의 도핑을 조작했다'고 폭로했다. 맥라렌 보고서에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도핑 스캔들에 휘말린 선수가 28명이라고 명확히 명시돼 있다.

이후 세계반도핑기구에 양심 고백을 한 그리고리 로드첸코프(러시아)가 이를 인정하면서 소치 올림픽 출전 선수 28명을 상대로 한 조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크로스컨트리, 봅슬레이, 스켈레톤, 스피드스케이팅 등 설상과 빙상종목에서 뛴 상당수 선수들의 메달이 박탈됐다. 현재 러시아는 소치에서 획득했던 금메달 13개 가운데 5개를 박탈당했고, 은메달과 동메달도 상당수의 메달이 무효처리 됐다. 해당 선수들은 메달 징계는 물론 올림픽 영구 추방 처분까지 받았다.

세계반도핑기구는 지난 11월 서울에서 연 이사회에서 러시아 반도핑기구(RUSADA)에 대한 징계를 풀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계속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평창동계올림픽 유니폼까지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도핑 사실을 폭로한 로드첸코프에 대해서는 "그가 혼자서 모두 꾸민 일"이라고까지 항변하고 있다.

'진퇴양난' IOC, 어떤 결정이든 비난 대상 될 듯

 도핑파문으로 연일 충격을 주고 있는 러시아 대표팀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가 곧 결정된다.

도핑파문으로 연일 충격을 주고 있는 러시아 대표팀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가 곧 결정된다. ⓒ 픽사베이


IOC 입장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이번 결정이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IOC는 이미 리우 올림픽 당시 러시아의 도핑 사태와 관련, 각 종목별 연맹에 출전 여부를 떠넘겼다. 그에 대한 국제 스포츠계의 반발과 비난이 매우 거셌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 같은 결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스캔들에 그쳤지만 현재는 대다수가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이번 도핑 의혹을 결정적으로 제보한 비탈리 스테파노프는 IOC에 편지 증언으 통해 "러시아가 2018년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면 차갑고 긴 겨울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이미 우리의 도핑 시스템으로 인해 선수 수백명이 올림픽 꿈을 도둑맞았다"며 "러시아 정부가 증거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있어 많은 러시아 선수들이 지금도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이 2018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면 깨끗한 선수들이 겪는 고통과 부정의를 가중시키는 것이므로 IOC가 이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IOC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이미 많은 국제 스포츠계에서 주장하는대로 러시아의 출전 자체를 금지하는 방법이다. 둘째는 중립국으로서 참가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대부분 중립국으로서 참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셋째는 리우 올림픽 때처럼 각 종목별 연맹에 맡기는 방법인데, 이럴 경우 IOC는 상당수의 반발을 감수해야 한다.

물론 러시아의 출전 자체를 막거나 중립국으로 참가하게 하는 것 또한 러시아 측으로부터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러시아 측은 "러시아 국기를 달지 않고서는 올림픽에 오지 않을 것"이라며 보이콧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매체 'Sovsport'는 "IOC가 이미 각 종목별 연맹에 중립국으로서 참가할 것을 발표했다"는 보도를 내놨다. 이 매체는 "러시아 선수들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올 경우에는 중립국으로서 러시아를 상징하는 국기, 단복 등을 제외하고 올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정확한 결과는 IOC의 집행위원회의 결과를 봐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러시아의 도핑 파문에 대한 IOC의 결정은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부 종목의 경우 메달권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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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평창동계올림픽 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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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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