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4년 연속 홈런왕에 빛나는 '파괴왕' 박병호가 KBO리그에 전격 복귀한다.

넥센 히어로즈 구단은 2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5 시즌이 끝난 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 진출했던 박병호가 미네소타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내년 시즌 넥센으로 복귀한다고 발표했다. 박병호가 받게 될 연봉은 15억 원으로 이대호(롯데 자이언츠,25억 원), 김태균(한화 이글스,16억 원)에 이어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비FA 선수 중에서는 역대 최고액이다.

2015 시즌이 끝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에 진출했던 박병호는 작년 시즌 62경기에 출전해 타율 .191 12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 진출 2년 차인 올 시즌엔 한 번도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트리플A에서 타율 .253 14홈런60타점을 기록했다. 비록 큰 아쉬움을 남기고 미국 생활을 접게 됐지만 넥센은 박병호의 합류로 내년 시즌 4번 타자의 고민을 덜게 됐다.

박병호, 미네소타에서 다시 넥센으로 박병호(31)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을 해지하고 내년 시즌부터 KBO리그에서 다시 뛴다. 넥센 구단은 27일 "한국에 돌아오는 박병호와 연봉 15억 원에 2018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왼쪽은 넥센 시절, 오른쪽은 미네소타 트윈스 시절 모습.

▲ 박병호, 미네소타에서 다시 넥센으로 박병호(31)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을 해지하고 내년 시즌부터 KBO리그에서 다시 뛴다. 넥센 구단은 27일 "한국에 돌아오는 박병호와 연봉 15억 원에 2018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왼쪽은 넥센 시절, 오른쪽은 미네소타 트윈스 시절 모습. ⓒ 연합뉴스


만만하지 않았던 대한민국 홈런왕의 메이저리그 도전기

LG 트윈스 시절 타고난 재능을 살리지 못하고 '공갈포'에 머물던 박병호는 2011 시즌 중반 넥센으로 이적한 후 장타본능을 폭발시켰다. 이적하자마자 약 두 달 동안 13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엄청난 파괴력을 과시한 박병호는 2012년 31홈런 105타점으로 정규리그 MVP에 등극했다. 그리고 박병호는 2015년까지 홈런개수를 37개에서 52개, 53개까지 늘리며 KBO리그 최초로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15 시즌이 끝난 후 해외 진출 자격을 채운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1285만 달러를 적어낸 미네소타에 낙찰됐다. 살림살이가 넉넉치 못한 구단에 100억 원이 넘는 뭉칫돈을 안겨준 박병호는 본인도 계약기간 4+1년 총액 1850만 달러에 미네소타와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이어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낸 박병호는 KBO리그의 위상을 한껏 드높혔다.

2016년 미네소타의 주전 지명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4월 한 달 동안 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루키로서 뛰어난 장타력을 과시했다. 특히 홈런 비거리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손에 꼽히는 수준이라 현지 언론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6월부터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박병호는 시즌 타율이 1할대까지 추락했고 7월의 시작과 함께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여기에 손목 부상까지 겹치면서 더 이상 메이저리그에 올라오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는 더욱 잔인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356 6홈런을 폭발시켰음에도 개막 엔트리 진입에 실패한 박병호는 로비 그로스먼에게 밀려 시즌 내내 단 한 번도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박병호 입장에서는 아쉽게 느껴지겠지만 본인의 성적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할 말이 없었다. 여전히 미네소타와 2019년까지 2년 600만 달러의 보장 계약이 남아 있던 박병호는 잔여 계약을 포기하고 히어로즈 복귀를 선택했다.

빅리그에서 1할대에 허덕이다가 FA시장에서 '거물'로 떠오르며 4년 88억 원의 대형 계약을 따낸 황재균(kt 위즈)처럼 박병호 역시 KBO리그에서는 여전히 엄청난 거물이다. 비록 유한준, 윤석민(이상 kt) 등 '넥벤저스'를 함께 일군 주역들이 대거 팀을 떠났지만 '서교수' 서건창을 비롯해 김하성, 김민성이 건재하고 '바람의 손자' 이정후와 46경기에서 17홈런을 터트린 마이클 초이스가 합류한 넥센 타선은 결코 약하지 않다.

만약 박병호가 내년 시즌 4번타자로 풀타임 활약하며 홈런왕 시절의 위용을 되찾는다면 히어로즈는 '신 넥벤저스'를 구축할 수 있다. 넥센은 올 시즌 타율 .322를 기록하고 FA자격을 얻었던 채태인과의 계약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채태인을 영입하는 구단이 나타나면 보상선수 지명 없이 놔줄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넥센의 이런 몸사리기에는 '박병호 컴백'이라는 묘수가 숨어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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