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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연설을 앞둔 도널드?트럼프?미국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으로 향하고 있다.
 국회 연설을 앞둔 도널드?트럼프?미국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으로 향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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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외국 입국하는 줄 알았다. 안까지 들어오는 데에만 10분 넘게 걸렸다."
"국빈은 국빈인 모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밟을 레드카펫을 어젯밤에 다 깔아 놨더라."

24년 만의 국빈 방문으로 인해 '여의도 1번지' 국회는 들썩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2일째인 8일 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을 찾자, 경찰을 비롯한 국회 경호원 등 관계자들은 주변을 통제하는 등 삼엄한 경호·경비 태세를 보였다. 이미 신분증으로 신원 인증을 한 차례 거친 출입기자들도, 이날엔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듯 엄격한 검문검색 과정을 거쳐야만 국회 안에 들어올 수 있었다.

이날 오전부터 국회 안팎은 분주했다. 국회 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걷게 될 동선을 고려해 레드 카펫을 깔아뒀는데, 그마저도 사람들이 몰려들지 않게 주변을 통제했다. 취재진이 모여있는 국회 본관 정론관 옆 복도에는 전날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로 인해 국회의사당 본관 1층 전면부가 양쪽 출입구를 포함해 2시간 가량 폐쇄될 예정"이라는 공고문이 붙었다.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으로 '여의도 1번지' 국회는 들썩였다. 국회 안팎에서 삼엄한 경호·경비 태세였다. 국회 안팎에는 성조기가 걸렸다.
▲ 트럼프 방문으로 분주한 8일 여의도 국회 안팎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으로 '여의도 1번지' 국회는 들썩였다. 국회 안팎에서 삼엄한 경호·경비 태세였다. 국회 안팎에는 성조기가 걸렸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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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문 찬·반 집회가 열린 국회 밖 경비는 더 삼엄했다. 경찰은 국회 정문을 통제하며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는 한편, 다량의 철제 펜스를 국회대로와 국회 마당에 설치했다. 국회 본관 앞에는 트럼프 방문을 환영하는 의미로 커다란 성조기와 애국기가 나란히 내건 한편 국회대로 앞에도 성조기가 나부꼈다. 경찰도 1만 5000여 명 넘는 인원이 배치돼 약 1m 간격으로 촘촘히 서서 국회를 둘러쌌다.

국회 경호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기 직전인 오전 11시 20분께 가장 심했다. 본회의장 로텐더홀은 이미 출입이 금지됐다. 미 대통령을 볼 수 있을까 싶어 모여든 국회 직원들과 취재기자들이 본회의장 입구로부터 약 100m 떨어진 곳에서 고개를 빼들고 기웃거렸다. 하지만 양복을 입고 이어폰을 낀 경호원들은 "이제 여기도 통제한다", "멀리서 보시는 것도 안 된다"며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을 요청했다.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으로 '여의도 1번지' 국회는 들썩였다. 국회 안팎에서 삼엄한 경호·경비 태세였다. 국회 안팎에는 성조기가 걸렸다.
▲ 트럼프 방문으로 분주한 8일 여의도 국회 안팎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으로 '여의도 1번지' 국회는 들썩였다. 국회 안팎에서 삼엄한 경호·경비 태세였다. 국회 안팎에는 성조기가 걸렸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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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가져와" 조원진 퇴장... 트럼프 연설 땐 차분히 진행

이날 본회의장에는 연설 1시간 전부터 국회의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한국인·미국인 경호원 여러 명이 내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오전 10시 40분께,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10시 45분께 도착해 내부에 착석했다. 소수의 취재진 또한 오전 8시께 미리 노트북·카메라 등 장비를 안에 놔둔 뒤, 안전검사 후 오전 9시 30분부터 재입장해야 했다. 선착순 신청을 놓친 기자들은 본회의장 밖에서 까치발을 들고 취재해야 했다.

오전 11시 20분께 부인 멜라니아와 함께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입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들어오면서 한국 국회의원들과 웃으며 악수를 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그는 25분께부터 연설을 시작해 11시 59분까지 약 35분간, 예정됐던 20분보다 길게 연설했다. 연설은 짧은 시간에 이뤄낸 한국의 경제 발전과 국민성에 대한 칭찬, 굳건한 한미 동맹에 대한 재확인,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규탄 발언 등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북한 주민 10만 명이 강제 노역 중이고 도망치면 사형이다", "북한은 핵 관련한 모든 약속을 어겼다", "한국의 번영이 곧 북한엔 위협이다. 북한은 미국을 과소평가하거나 시험하지 말라"는 등 북한 관련 발언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연설을 듣던 중 의원들은 약 22번 손뼉을 치며 화답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God bless the Korean people(하나님이 한국인들을 축복하길)"이라며 연설을 끝내자 기립박수를 쳤다.

"한국과 함께여서 대단히 영광스럽다. 감사하다(A great honor to be with you, Korea. Thank you)."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국회 방명록에 쓴 글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전날과 비슷한 파란색 넥타이를 맸고, 함께 온 부인 멜라니아는 검은 바지(하의)에 검은 롱코트를 입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도착 직후 본관 1층에서 비치된 방명록에 "한국과 함께여서 대단히 영광스럽다. 감사하다"는 글귀를 남겼다. 이날 본회의장에서 정 의장의 소개로 일어나 의원들로부터 축하와 환영의 박수를 받은 멜라니아는 연설 내내 움직이지 않고 연설에 집중했다.

일부 의원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본회의장 양쪽 화면에 나오는 트럼프 대통령을 사진 찍거나 영상으로 담기 바빴다. 그러나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대구달서구병)은 피켓을 들며 소리를 지르다가 트럼프 연설 직전 본회의장에서 제지돼 쫓겨나기도 했다.

"한미 동맹 강화,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즉각 석방하라(innocent president)"는 등 한국어·영어 글귀가 앞뒤로 쓰인 피켓을 든 조 의원은 경호원들에 제지되자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며 "국회법을 가져와라, 국회법 가져오란 말이다"라고 소리치다가 결국 경호원들에 의해 본회의장에서 퇴장당했다.

이날 김종훈(울산 동구)·윤종오(울산 북구) 민중당 의원도 각기 'no war!(전쟁 반대)', 'we want peace!(평화를 원한다)'가 쓰인 파란색 피켓 짧은 시간이지만 펼쳐 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원들이 이를 주시했으나 잠시 들었다가 내려놓은 탓에 퇴장 등 돌발 상황은 없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후 단상에서 내려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 등 의원들과 한 명 한 명 악수한 뒤 낮 12시께 국회를 떠났다.

한편 이번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국 국회 연설은 1993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이후 24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같은 날 오후 12시19분께 방한 마지막 일정인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 참배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일행은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로 이동해 다음 순방지인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했다.


태그:#트럼프 국회 연설, #트럼프 국회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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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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