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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농협에서 부지점장급인 S씨가 수시로 성희롱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와 농협노조 등은 가해자의 처벌을 촉구했다.
 대구의 한 농협에서 부지점장급인 S씨가 수시로 성희롱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와 농협노조 등은 가해자의 처벌을 촉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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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농협 간부가 수시로 여직원들을 성추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해당 지점이 징계 수위를 낮추자 노동조합과 여성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경찰의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시 달서구의 S농협 노조에 따르면 부지점장급 간부 A씨는 10여 년 전부터 올해 초까지 20, 30대 직원 20여 명에게 사적 만남을 강요하거나 외모를 평가하고 음란물을 보내는 등 수시로 성희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또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여직원에게 지속적인 만남을 요구하거나 스토킹 하고, 남자 직원의 경우 성기를 만지는 일도 있었다. 심지어 사내 메신저를 이용해 고객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등 고객들에 대한 성희롱도 서슴지 않고, 임신한 여직원에게도 폭언과 모욕적인 발언을 일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근무 중인 직원에게 라면을 끓이게 하고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도록 하는 등 사적 심부름도 시켰다. 일부 직원들은 실적을 이유로 부당한 업무 지시나 여러 협박 및 괴롭힘을 당했다.

A씨의 갑질과 성희롱에 충격을 받은 여직원은 생리불순과 우울증을 겪기도 하고 일부 직원은 수면제를 먹어야 잠을 잘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회사를 쉬기 위해 교통사고 유발 충동을 느끼는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이 같은 사실은 노조가 지난 6월에 피해자들이 노조에 피해사실을 제보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노조는 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피해사실에 대해 전수조사를 한 뒤 A씨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S농협은 사측 5명과 노조 쪽 3명 등 8명으로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A씨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으나 1차 인사위에서 결정을 미뤘다. 이후 2차 징계위에서 '징계해직' 결정이 났지만 농협중앙회 감사에서 인사위를 재개최 하도록 해 결국 A씨는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S농협 지회 우아무개 지회장은 "인사위 위원들이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A씨는 자기를 합리화하거나 변명만 늘어놨다"라면서 "피해자에게 전혀 사과를 하지 않아 결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대구의 한 농협에서 부지점장급인 S씨가 수시로 성희롱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와 농협노조 등은 가해자의 처벌을 촉구했다.
 대구의 한 농협에서 부지점장급인 S씨가 수시로 성희롱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와 농협노조 등은 가해자의 처벌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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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45개 농업협동조합과 축산업협동조합 노조가 속한 전국협동조합노조 대경본부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11일 오전 S농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의 징계해고와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전 직원이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징계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냈지만 사측은 대기발령 인사조치 이후 오히려 가해자를 비호하고 있다"라면서 "노동조합의 단체협약을 위반하고 명백한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했다"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어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지역농협을 지도하고 감사해야 할 상위기관 농협중앙회는 사건을 인지하고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면서 "사건이 심각하고 피해자가 다수 발생했음에도 책임을 방기해 피해 직원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가해자를 징계해직 하고, 농협중앙회는 가해자와 가해자의 비호세력을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경찰은 직장내 성추행 및 성희롱, 모욕, 폭언, 폭행, 괴롭힘 등을 일삼아온 가해자에 대해 즉각 수사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S농협 관계자는 "절차상 문제가 있어 징계위원회를 다시 열어 징계한 것"이라며 "재조사를 해보니 성추행은 없다고 판단해 징계수위를 낮춘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S농협을 음해하는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반발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대구시 달서구에 위치한 성서경찰서를 찾아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추가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태그:#성추행, #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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