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타선 MVP 야시엘 푸이그

오늘의 타선 MVP 야시엘 푸이그 ⓒ LA다저스


류현진이 11일 간의 휴식 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통산 첫 원정에 나섰다. ESPN 전국방송으로 진행된 다저스와 워싱턴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온 류현진은 무실점 피칭은 했지만 투구수 관리에 실패하는 등 5이닝을 채 채우지 못했다. 4⅔이닝 3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류현진은 시즌 6승 기회는 다음으로 미뤘다.

체인지업은 매우 좋았고 패스트볼 구속도 대부분 90~92마일을 오가는 등 구위 자체는 좋았지만 제구나 볼카운트 관리 능력은 아쉬웠다. 특히 5회 위터스와 10구 승부, 스트라스버그와 터너를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점이 결국 그를 빠른 타이밍에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고 볼 수 있다. 투구 수 관리에 계속 고전했지만 스트라스버그 타석에 이닝을 끝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 기세를 탄 에이스, 스트라스버그에게 다저스 타선도 큰 타격을 줄 수 없었다

타선은 최근 기세가 오를대로 오른 스트라스버그를 상대했다. 그는 팔꿈치 부상으로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냈지만, 복귀 후 5경기에서 3승 1패 0.51이라는 무시무시한 투구를 했다. 완봉승도 한차례 있었으며, 프랜차이즈 기록인 3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고 있었다.

다저스와 워싱턴은 정예 멤버들이 정면충돌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주전으로 등장할 선수들은 총출동했고, 다저스는 상대 에이스 스트라스버그를 넘고 시리즈 윕을 향한 의지를, 워싱턴은 자신들의 에이스급 투수를 내고도 시리즈 스윕을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스트라스버그를 상대한 다저스 타선은 스트라스버그에게 실점을 안겼다. 2회 내야안타 이후 3루까지 나간 푸이그를 8번타자 포사이드가 2루타로 불러들였다. 그의 35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 중단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후속타자인 류현진은 스트라스버그의 공을 당해내지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1득점에 만족해야했다.

사실 3회 찬스도 살렸다면 스트라스버그를 무너트릴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시거와 터너가 몸맞는공-안타로 주자 1,2루에 두는 좋은 찬스를 맞이했지만 믿었던 벨린저와 푸이그가 범타에 그치면서 스코어보드에 변화는 없었다. 결국 6회까지 볼넷 2번 나왔을뿐, 스트라스버그에게 더이상 흠을 남기지 못했다. 스트라스버그는 6이닝 8탈삼진 3피안타 3볼넷 1실점으로 오늘 투구를 마무리했다.

# 와르르 불펜, 타선은 계속 침묵

류현진이 5회 2사 1,2루 상황에서 내려갔는데, 바뀐 투수 스트리플링이 운이 따른 판정으로 2루타가 파울 이후 워스를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면서 류현진의 자책점은 없었다.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꿈틀대던 워싱턴 타선은 6회부터 폭발했다. 6회에도 올라온 스트리플링을 상대로 워싱턴의 클린업 트리오는 말그대로 북치고 장구치며 뒤처리까지 깔끔하게 3점을 뽑았다. 렌돈-머피의 연속 출루로 맞은 무사 1,2루 찬스에서 5번타자 라이언 짐머맨이 3점 홈런을 터트리며 첫 결실을 얻었다.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7회에는 신인 워커 뷸러를 상대로 2사 이후 득점을 뽑는 집중력도 보여줬다. 3번타자로 나온 렌돈이 2루타를 치며 2사 이후 출루에 성공했던 워스를 불러들였다. 렌돈은 3루까지 갔지만 이번 공격에서 그에게 허용된 베이스는 거기까지였다. (머피 중견수 뜬공)

8회에도 다저스 불펜은 워싱턴 타선을 막지 못했다. 선두타자 짐머맨이 바뀐 투수 조시 레이빈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쳤고, 대타로 나온 애덤 린드마저 홈런 대열에 합류했다. 첫 5이닝 동안 무득점이던 워싱턴 타선은 언제 그랬냐는듯, 3이닝 동안에 무려 7득점이라는 순도 높은 득점력으로 에이스 투수의 승리를 지켜주고 시리즈 스윕으로부터 팀을 벗어나게 했다.

반면 다저스 타선은 스트라스버그가 내려간 이후에도 찬스는 살리지 못했다. 8회 시거가 우익수 실책으로 득점권까지 나가는 행운을 맞았지만, 베테랑 매드슨이 노련하게 후속타자들을 요리하면서 우익수 워스의 실책을 덮었다. 9회 마무리 두리틀을 상대로 만든 찬스도 테일러가 힘없는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놓쳤다. 4연승 뒤 첫 패배였다.

# 여전히 수비는 류현진의 가장 큰 도우미

사실 오늘 어려움을 겪었던 류현진은 무실점으로 끝내긴 했지만 위험한 장면들이 많았다. 그 때마다 류현진의 뒤에 서있던 야수들은 류현진에게 큰 힘이 됐다. 2회 첫 타자인 머피에게 맞은 날카로운 타구는 푸이그가 환상적인 슬라이딩 캐치로 막았으며, 2사 1.2루에서 류현진 자신도 3루 선상으로 굴러온 애매한 타구를 잘 처리하며 수비에서 기여했다.

3회에는 저스틴 터너의 차례였다. 제이슨 워스가 친 선상 타구를 터너가 넘어지면서 건져올렸고 송구까지 정확하게 가면서 아웃카운트를 쌓아줬다. 이 아웃카운트는 이닝을 끝내는 아웃카운트였고, 다음 타선이 중심타선으로 넘어간 상황이라 더욱 큰 아웃카운트였다.

포수 그랜달도 여전히 좋은 호흡으로 무실점 피칭을 합작했다. 마지막 2개의 볼넷 전까지는 3피안타만 허용하는 등 투구수 관리는 애를 먹었지만 아웃카운트 자체는 수비에 도움에 힘입어 잘 잡았다. 특히 위터스와의 승부에서 11구, 10구를 뿌렸는데 그때마다 삼진으로 틀어막았고, 짐머맨과의 4회 승부에는 결정적인 프레이밍으로 삼진이 된 스트라이크 콜을 이끌어내는 등 전반적으로 류현진을 잘 서포트했다.

# 아쉬움 남긴 류현진, 다음 상대는 샌프란시스코 전이 될 것으로 전망돼

오늘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다음 등판도 선발로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의 예상 순번은 한국시간으로 다음 일요일이나 월요일 샌프란시스코와 홈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요일에 등판할 경우 선발투수는 매디슨 범가너이고, 월요일 등판이라면 이날 등판한 크리스 스트래튼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만에 등판해서도 슈퍼에이스를 상대로 씩씩한 투구를 펼친 류현진은 다음 경기에서 더 날카로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상대할 타선도 이전의 시즌보다 많이 약화된 샌프란시스코의 타선이다. 메이저리그 팀 타선은 아무리 약체팀이라도 폭발하면 무섭다지만, 그래도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류현진의 호투가 다음 경기에서도 이어지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범가너는 말이 필요없는 에이스고, 올해 비록 부상으로 장기간 빠져있었고 패전도 많이 쌓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 맞대결에서도 류현진과 같은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어제 경기에서도 잭 그레인키와 명품 투수전을 펼치는 등 말이 필요없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다저스 타선이 이전의 기세를 회복한다고 하더라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스트래튼은 올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신예투수다. 다저스와는 지난 9월 12일(한국시간) 경기 선발로 내정됐지만, 커티스 그랜더슨을 삼진 처리한 뒤 이어진 레인 딜레이 이후 곧바로 교체되면서 다음 경기로 승부를 미뤘던 바 있다. 8월 이후 6경기에서 2승 1패 2.2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며, 오늘 경기도 6이닝 2실점 QS 피칭으로 승리를 거두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양쪽 다 만만히 볼 투수는 아니다.

휴식을 두고 이견이 발생하며 약간의 이상 기류가 감지됐던 류현진이지만, 피칭 내용만큼은 거기에 구애받지 않았다. 류현진이 전통의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흔들림 없이 다음 등판에서도 변함없이 좋은 모습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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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다저스 선발등판 푸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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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에서 일어난 팩트에 양념쳐서 가공하는 일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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