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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귀농한 리트리버 대길이는 마당에 떨어진 돌배맛을 좋아한다
▲ 돌배 주세요 귀촌귀농한 리트리버 대길이는 마당에 떨어진 돌배맛을 좋아한다
ⓒ 유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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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제천 마리스타 수도원에서 목수일 하며 사시는 신성국 신부님께서 대길이를 우리집으로 보내셨다. 분당에서 살다가 예수살이 공동체와 수도원을 전전하던 대길이는 엄격한 수도원 생활에 맞지 않았나 보다. 천방지축 자유분방한 대길이는 수도원보다는 한결이가 살고 있는 시골에서 천성대로 자유롭게 사는 것이 맞다고 신부님은 판단하셨나 보다. 대길이가 우리집에 온 지도 어느새 해가 바뀌어 1년이 훌쩍 넘었다.

천방지축 대길이는 우리집에 오고나서 신이 났다. 도시에서 살았다면 맹인견으로 조신하게 살았을 텐데 우리집에서는 논물 보러 다니고, 콩밭, 마늘밭, 사과밭으로 내달렸다. 이 녀석 달리기 솜씨가 어느 정도냐 하면, 내 농사 오토바이와 경주를 할 정도다. 신나게 달릴 때면 무려 시속 50킬로미터를 넘는다. 우사인 볼트도 대길이 앞에서는 기가 죽을 정도다.

도시에서 귀농한 대길이는 시골살이가 아니었다면 육포를 더 좋아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골살이 1년, 대길이는 마당에 있는 자두와 돌배를 좋아한다
▲ 귀농귀촌 대길이는 육포와 돌배 중 어느 걸 더 좋아할까? 도시에서 귀농한 대길이는 시골살이가 아니었다면 육포를 더 좋아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골살이 1년, 대길이는 마당에 있는 자두와 돌배를 좋아한다
ⓒ 유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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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처음 우리집에 왔을 때 마당 자두나무 아래 살았다. 6월 말에 자두가 익자 대길이는 자두를 맛나게 먹었다. 지금은 돌배나무 아래 산다. 익은 돌배가 하나둘 떨어지면 대길이는 돌배를 아작아작 맛나게 먹는다. 도시에 살았다면 대길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자두와 돌배를 맛볼 기회가 있었을까? 대길이는 시골에서 살 팔자를 타고났나 보다.

땅에 떨어진 돌배 하나를 대길이가 물끄러미 보고 있다. 대길이가 돌배와 육포 중 어느 걸 더 좋아할 지 궁금해졌다. 대길이 앞에 잘 익은 돌배와 육포를 내놓고 이 녀석이 어느 걸 더 좋아할까 반응을 보았다. 돌배와 육포를 번갈아 쳐다보던 대길이는 고민이 되는가 보다. 대길이는 마당에 떨어진 돌배와 육포 중에서 무엇을 먼저 먹었을까?

대길이는 돌배나무 아래에 산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익은 돌배는 대길이의 맛난 간식거리다.
▲ 오래된 돌배나무 아래 사는 리트리버 대길이 대길이는 돌배나무 아래에 산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익은 돌배는 대길이의 맛난 간식거리다.
ⓒ 유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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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유문철 시민기자는 충북 단양에서 10년째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유기농민, 블로그 단양한결농원으로 농사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농민회총연맹 단양군농민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초저비용 유기농법과 천연농약을 연구하는 <자연을닮은사람들>에도 게재합니다.



태그:#돌배, #리트리버, #래브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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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는 단양한결농원 농민이자 한결이를 키우고 있는 아이 아빠입니다. 농사와 아이 키우기를 늘 한결같이 하고 있어요. 시골 작은학교와 시골마을 살리기, 생명농업, 생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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