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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가 신고리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 백지화의 바람을 담은 콩트를 만들었다. '똑똑한 딸과 그 아버지'라는 제목이다.

이 콩트는 오는 31일 울산 간절곶에서 열리는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부산울산경남시민행동' 발족식에서 선보인다. 이날 발족식 참가자들은 문화행사를 연 뒤, 차량행진한다.

박종권 대표가 쓴 이 콩트는 이날 '변사'가 대사를 읽고, 출연자가 몸짓으로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박종권 대표는 "대학생들의 힘든 상황을 나타내고, 정의감이 있는 사람은 핵발전을 싫어한다는 내용을 담았다"며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신고리 5·6호기의 진실에 관한 설명을 하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박종권 대표의 콩트 전문이다.

탈핵경남시민행동 박종권 대표.
 탈핵경남시민행동 박종권 대표.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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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딸과 그 아버지

k대학 3학년 김지영은 어느 날  친구 따라 모임에 갔다가 그 곳에서 핵발전소의 위험성과 방사능에 대한 강의를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평소에 자신이 알고 있던 상식과 너무 달랐다. 서울에서 일류라는 대학을 다니는 자신이 좀 부끄러웠다.

토요일 오후 마산 본가에 내려와서 와서 자기 아버지에게 핵발전소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딸 : 아빠, 지난 달에는 와 용돈을 조금 밖에 안 부치 주었노. 10만원이 머꼬 대학생인데.

아버지 : 요새 식당이 장사가 잘 안된다마. 경기가 영 안 좋다 아이가.

딸 : 아부지. 좀만 기다리 보소. 내년에 졸업해서 취직하면 호강시키 줄게.

아버지 : 아따 요새 취직이 하늘 별따기라 카던데 니는 자신 있제? 우리 딸은 맨날 일등만 했는데 머.

딸 : 딸 자랑 고만하고 포도나 자시 보이소. 아, 그라고 아부지 용돈. 10만원도 아이고 10만 1500원 부쳤대. 그거는 또 머꼬? 10월 15일 아부지 생일 잊어버리지 말라고? 생일도 아인데. 아 이번에는 또 머꼬?

아부지 : 그 기 두 가지다. 10만원만 딱 부치모 10만원이 머꼬 칼기고. 그래서 1500원 더 부칬다. 좋제?

딸 : 아이고 고맙네 아부지. 두 번째는 머꼬?

아버지: 너그 외 증조할아버지 돌아 가신 날 아이가. 독립운동 하다가 순사한테 잡혀갔고 형무소에서 고문당하다가 돌아 가신 날 아이가. 그거 잊어버리지 말라고. 10월 15일.

딸 : 우리 아부지 최고다. 내 안 잊어 버릴게. 엄마는 어데 갔노?

아부지 : 주민센타 탁구치러 안갔나. 맨날 남자들하고 어불리 갔고 맥주도 마시러 가고. 좋은 갑대.

딸 : 우리 아부지 질투하시나?  히히히  엄마도 좀 즐기면서 살아야제. 그라고 아빠. 안 있나 우리나라에 핵발전소가 몇 개 있는 줄 아시나?

아부지 : 핵발전소가 머꼬? 원자력 카는 거 말이가?

딸 : 하모 하모. 우리 아빠 유식하시네.

아부지 : 그 기 몇 갠지 내가 우째 아노? 한 열 개 쯤 안되나?

딸 : 얼마 전에 고리1호기 정지해서 이제 24 개라 카네.

아부지 : 얼마 전에 대통령이 텔레비 나와서 그거 다 없앤다 카더마는.

딸 : 지금 다 없애는 거는 아이고 차차 없앤다 카데.

아부지 : 아따 그거 참말로 위험하다 카던데 잘 했지 머. 그라고 전기요금이 폭등한다 카는데 갠찮는가? 물가도 오르고 그럴긴데..

딸 : 아부지 그 기 다 거짓말이더라. 신고리5,6호기 안 있나. 새로 짓다가 중단하고 공론화해서 백지화 할긴지 안 할긴지 결정한다는 거...

아부지 : 공론화가 머꼬?

딸 : 짓던 핵발전소, 그거 중단시키고 백지화 할 긴지 계속 지을 긴지 국민들이 의논 하는기라.

아부지 : 의논할 기 머 있노. 저그가 그냥 백지화하모 돼지. 제일 높은 사람 대통령이 한다카모 안 되나? 언제부터 국민들 말 들었다고 그러는고?

딸 : 아따 아부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그라모 안돼지. 촛불 대통령인데.

아부지 : 그래? 그런거 잘 모르겄고. 전기요금 폭등하는 거는 우짜노. 내 전기세 마이 내는 거는 싫다 아이가.

딸 : 아빠 그 기 폭등이 아이더라. 말짱 거짓말이더라 마.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그 기 아이데. 신고리5,6호기 그거 안 짓고 가스발전으로 바꾸모 한 달에 344원 오르더라. 단 돈 344원.

아부지 : 호부(단돈) 344원??

딸 : 하. 호부. 꼴랑 344원.

아부지 : 그런데 무슨 폭등이라 쌌노? 와 그런 거짓말 하노. 또 정치하는 놈들이 거짓말 했제? 그 놈들은 입만 열면 거짓말 아이가.

딸 : 아따 우리 아부지 똑똑하시네잉. 흐흐흐. 거짓말 한 사람 국회의원 맞다. 정모라는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아이가. 아부지는 자유한국당 좋아 하제. ㅋㅋㅋ.

아부지 : 좋아하기는. 요새 딱 본께 자유한국당 글마들 영 못쓰겄더라. 그 놈들이 적폐더라마. 그란데 그런 거짓말을 와 카는고?

딸 : 핵발전소 지으면  떼돈 버는 놈들이 돈 못벌까바서 그러는 거지.

아부지 : 그라고 수퍼하는 옆집 아지매가 그러는데 그거 짓는데 돈이 2존가 3존가 들어 가서 중단하모 안된다 캄씨로 열을 내 쌌턴데. 참말가?

딸 : 아부지 그 기 안 있나.  1조 6천억 공사비로 들어갔는데 그 중에 8천 5백억은 기계 계약금인기라. 그래서 기계는 다른데 재활용하면 되고. 1조는 계약 파기하모 물어줘야 할 위약금인데 그 거는 협상이 좀 된다카데. 계약할 때 저그끼리 건설 승인 나기도 전에 불법으로 계약한 것도 있고 해서 다 안 물어줘도 될끼다.

아부지: 아따 우리 딸 법 공부 하더마는 똑똑하네. 변호사 저리가라 카네.

딸 : 아부지. 쫌.

딸 : 그라고 아부지.. 세월호도 돈 때문에 어린 학생들 수백 명을 죽게 했다  아이가. (신경질 내며) 그 놈의 돈, 돈 때문에 위험한 거 60년을 끼고 살아야 되겄나. 이제는 돈보다  안전을 생각할 때 되었는데 다들 와 그라는지 모르겄다.

아부지 : 아따 야가... 와 내보고 신경질을 내노?

딸 : 내가 신경질 냈나?

아부지 : 우리 딸 다혈질이제.

딸 : 아빠! 다혈질이 아이고 정의감이다카이.

아부지 : 그래 맞다 맞다. 독립운동가다. 그래도 지영아,  안전하게 가동한다카이 사고야 나겄나.

딸 : 안전? 그 사람들 맨날 하는 소리다. 일본이나 미국은 안전하게 안했나. 우리보다 훨씬 안전의식은 높다. 기술도 훨씬 좋고. 그래도 사고 났다 아이가. 사람들이 겸손해야지. 우째 사고 안난다고 100% 장담할 수 있노. 단 한 번 사고 나면 나라가 망하고 수백 년 동안 고통받아야 하는데.

아부지 : 맞다. 우리 딸 살아갈 땅인데. 사고나면 안되제. 핵발전소 칵 없애 뿌자. 우리 딸 최고다.

딸 : 딸 자랑 고마해라 쫌 쫌. 포도 맛있네. 서울에서는 비싸서 포도도 잘 못 사 먹는다. 아부지도 자.


태그:#탈핵, #탈핵경남시민행동, #박종권, #신고리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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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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