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 포스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 포스터. ⓒ 넷플릭스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소설 <루머의 루머의 루머>를 원작으로 제작된 미국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는 10대 고등학생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자살, 청소년 왕따, 성폭행, 마약 등 10대들이 보기에 다소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다.

드라마는 주인공 헤나 베이커(케서린 랭퍼드)의 해설로 시작한다. 단순한 내레이션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녀가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내용을 담은 녹음테이프다. 어느 날 이 녹음 파일이 그녀의 친구 클레이 젠슨(딜런 미네트)에게 전해지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테이프를 받은 사람은 모두 헤나의 죽음과 관련 돼 있는 사람. 클레이는 헤나에게 진심으로 대했던 자신이 테이프 속 인물이라는 사실에 의아해하지만, 그녀의 죽음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려 한다.

13회. 헤나가 죽은 13개의 이유, 13명의 가해자. 1회에 1명씩 회가 지날수록 그녀의 죽음에 관련된 사람들이 밝혀진다. 시청자는 그녀의 죽음에 관련된 가해자가 누구인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본 드라마는 가해자 찾기에 중점을 두기보다 그 인물이 한 행동에 더 초점을 두고 있어 시청자들은 가해자가 누구인지보다 헤나의 죽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더욱 궁금증을 느끼게 된다.

미국에서 제작 된 드라마이긴 하지만 현재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인 우리나라의 상황에 비추어보면 단순히 드라마로 보고 넘어갈 순 없을 것이다. 드라마 속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잘못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잘못을 피해자에게 떠넘겨 버리거나 그 말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 또 자신들의 죄를 숨기기 위해 모의하는 모습은 사실적으로 그려져 오히려 과장되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가해자들을 부각시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피해자인 헤나의 내레이션을 통해 그녀의 생각, 감정 등을 보여주고 시청자가 그녀가 되어 같은 감정을 느끼게끔 한다. 그래서 헤나가 자살하는 장면이나 혐오감이 들 수 있는 장면도 자르지 않고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헤나가 자살을 결심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가 밝혀지는 끝부분은 특정 장면을 불쾌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 시청자는 마치 자신이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은 기분과 수치심을 느껴 고개를 돌려버리거나 혹은 영상을 끄게 될지도 모른다.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던, 혹은 관심도 가지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억지로 고개를 돌려 마주하게 한 셈이다.

클레이가 헤나의 테이프를 끝까지 듣기 어려워하는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반드시 직면해야 할 문제이고 해결해야 할 문제임은 틀림없다. 누구나 헤나가 될 수도 혹은 그 반대의 입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대들은 결코 어리지 않다. 극중에서는 오히려 영악하고 이기적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를 그들만의 이야기로 단정 지을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인식해야 제2의 헤나 베이커가 생기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Critics의 페이스북 페이지와 춘천지역 주간지 <춘천사람들>에서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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