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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문제를 알리기 위해 미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하는 3A Project
▲ 3A Project '위안부'문제를 알리기 위해 미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하는 3A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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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둘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미 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하고 있다. 조용주(21·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하주영(25·경희대 스포츠의학과) 두 청년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LA에 도착, 21일 LA 일본 영사관 앞에서 수요집회에 참여한 뒤 23일 글랜데일 소녀상 앞에서 출정식과 함께 자전거 횡단을 시작했다.

두 청년은 앨버커키, 오클라호마시티를 거쳐 27일 현재 미주리주의 세인트 루이스에 도착한 상태다. 현재 시카고를 향해 페달을 밟고 있으며 이후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등을 거쳐 9월 1일 뉴욕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청년이 진행하는 3A Project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에 대한 과거 범죄 사실에 대해 인정(Admit)하도록 만들고,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Apologize)를 요구하며 시민들에게 할머니들과 동행(Accompany)할 것을 제안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2015년 여름에는 다른 청년 둘이, 2016년 여름에는 세 명의 청년이 LA에서 뉴욕까지 자전거로 횡단하며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린 바 있으며 조용주·하주영씨는 3기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6일~27일, 본격적인 자전거 횡단을 시작한 그들이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좀 더 상세히 들어보기 위해 서면과 통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두 분 간단한 자기 소개와 프로젝트 참여 계기가 뭔지 말해주세요.
하주영(이하 하) : "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스포츠의학과에 재학 중인 25살 하주영입니다. 프로젝트 1기의 백덕열(25, 경희대학교 체육학), 2기의 김한결(26, 경희대학교 체육학) 김태우(25,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가 저와 같은 학교에 재학중이다보니 3A Project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 쉬웠습니다. 세 친구들 덕분에 자연스레 '위안부'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비극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조용주(이하 조) :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에 재학 중인 조용주 입니다. 저는 1기 백덕열 형을 대외활동 멘토로 만났는데요. 형을 통해서 자연스레 3A Project를 알게 되었어요. 개인적으로 순수한 신체 움직임을 통해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것과 사람들과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위안부' 문제를 알린다는 사실이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그리고 올해 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께서 몇 분 남지 않으셨다는 소식을 접했는데요. 그 소식에 받은 충격이 컸고 한 분이라도 더 계실 때 뭐라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프로젝트에 임했습니다."

- 약 6천키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자전거로 횡단한다, 결코 쉬운 일정이 아닌 만큼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 "네 맞습니다. 저희가 하고자 하는 것이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리자는 것인 만큼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위안부'에 대한 공부였습니다. 나눔의 집, 정신대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등을 통해 '위안부'에 대한 자료를 구해 공부하고, 또 미국인들에게 이 문제를 알려야 하는 만큼 영어로 '위안부' 문제를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사실 저희 둘 다 전공이 체육 쪽이다 보니 언어적으로 힘든 점이 있었는데요. 그만큼 두 배, 세 배 공부하고 익혔습니다. 출국 직전에는 국내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 소개하는 실전 연습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 "체력적으로도 준비를 많이 했어요. 주영이형은 출국 전 학기에 휴학을 하고 일을 하고 있었는데요. 매일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고 또 주말에도 자전거 라이딩을 했어요. 저는 학교를 다니는 중이었지만 기회가 되는 대로 자전거를 탔고요. 비용도 문제가 되었는데요. 저희가 일반 대학생인 만큼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자전거 회사인 트랙에서 자전거와 복장 등을, 루디 프로젝트에서 헬멧과 고글 등을 후원해주시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비용을 많이 충당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도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고요. 물론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시는 만큼,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위안부'문제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3A Project 팀원들이 '위안부'문제를 알린 후 미국 현지 시민들과 찍은 사진
▲ 3A Project 3A Project 팀원들이 '위안부'문제를 알린 후 미국 현지 시민들과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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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라이딩에 특별한 동행인이 한 분 계시다고 들었어요.

: "예, 맞습니다. 미국 시민인 Sophie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카고까지 가는 구간을 함께 라이딩하고 있습니다. 용주가 미국 사이클링 사이트에 올린 글을 보고 합류하게 되었는데요. 미국 현지 시민이, 그것도 여성이 함께 라이딩 한다는 점에서 '위안부' 문제가 인권 문제로써, 국제사회의 일원들에게 알려져야 한다는 점이 더욱 강조되는 것 같습니다. 3A Project를 알고 난 후 '위안부'문제에 대해 공부를 하고 본인의 전공인 영상 부문에서 저희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 당연한 말일 수도 있는데요. 혹시 힘들지는 않은가요? 평소에 자전거를 타셨다 하더라도 한국에서 타는 것과는 사뭇 다른 환경일 것 같은데요. 혹시 자전거 횡단 외적으로는 힘든 점이 없나요?
: "자전거 횡단 초기에 너무 힘들었어요. 미 서남부 지역에서 출발한 후 사막도 지나야 했고, 산맥도 지나야 했었거든요. 첫 사막 구간엔 기온이 섭씨 40도를 훌쩍 넘기는 곳들이 많았어요. 정말 하루하루 살아남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 생각될 정도였어요. 이후에는 로키산맥을 건너야 했는데요, 해발고도 7000피트를 넘어왔어요. 7000피트가 약 2100미터인데, 한라산의 높이가 1950미터인 것을 고려하면… 어후 매일매일 라이딩이 끝나면 다리가 후들거렸어요.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에도 라이딩을 했었어요. 떨어지는 낙뢰들 사이로 비 때문에 눈도 제대로 못 떴던 것도 굉장히 힘들었어요.

라이딩 외적으로는… 아무래도 '위안부' 문제를 더 많이 알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할 때 아쉬워요.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언론, 더 많은 단체에게 '위안부'문제를 소개하고, 알리고 싶은데 라이딩이 병행되다 보니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게 많이 아쉽고 힘들어요."

- 미국 현지에서는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알리고 있나요?
: "미국 시민들은 눈만 마주쳐도 인사할 만큼 주변 사람들을 편하게 대합니다. 그만큼 저희 복장을 보고 먼저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디 가느냐, 힘들지 않느냐 이렇게 다가와 주시는 분들께 우리의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소개한 후 이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지나가는 경로에 있는 도시들의 언론사들을 최대한 컨택하고 있습니다. 이메일과 전화로 먼저 연락을 하지만 직접 찾아가서 언론사 문을 두드리기도 합니다. 방문이 여의치 않을 경우 주변에 있다가 언론사에서 근무하는 것 같은 분들께 말을 걸어 저희를 소개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따내고 있습니다. 대면하는 것만큼 세세하게 전달할 수는 없겠지만, 해당 신문이나 방송을 보는 미국 시민들 전부에게 '위안부' 문제를 알릴 수 있는 만큼 언론 접촉도 많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우리 프로젝트의 마지막 A인 Accompany, 즉 '동행'을 위해 3A Project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bikeforcomfortwomen)에 꾸준히 여정을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사진과 있었던 일, 만났던 사람에 대한 내용과 간략한 감상 등을 올리며 여러 사람들과 저희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3A Project 팀원들이 미국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를 하며 '위안부'문제를 알리고 있다.
▲ 3A Project 3A Project 팀원들이 미국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를 하며 '위안부'문제를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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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당히 많은 방법으로 '위안부'문제를 알리고 있네요! '위안부'문제를 들었을 때 미국 현지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대부분 일본군'위안부'문제를 잘 모르고 있을 것 같은데요.

: "맞아요. 미국 시민들 중에 '위안부'문제를 아는 사람들은 드물었어요. 하지만 저희가 '위안부'문제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호의적이에요. 아무래도 미국이라는 국가 자체가 인권에 대해 교육도 많이 하고, 인종차별이나 LGBT 등의 여러 인권 문제가 벌어지고 있어서 그런지 인권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많은가봐요. '위안부'문제에 대해 깊은 공감을 표해주시기도 하고, 우리 프로젝트를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저희가 '위안부'문제를 한일 양국간의 외교적 문제가 아닌, 세계인권문제이자 전시 중 여성인권유린 문제로 다가가는 만큼 국경을 초월한 모든 사람들이 '위안부'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인식하는 것 같아요."

- 혹시 자전거 주행 중 특별히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 "사막 구간을 힘들게 건너 숙소에 도착한 후였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말도 제대로 안 나올 지경이었는데 숙소 주인이 대체 왜 이 더운 날씨에 자전거를 타고, 어디를 향해 가냐고 물었습니다. 성실하게 우리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주고, '위안부'문제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더니 숙소 주인 분이 저희들이 대단하다며, 본인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다며 숙소를 무료로 사용하게 해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물과 음료수 등을 챙겨주며 더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해 달라며, 본인 힘 닿는 만큼 도와주겠다고 웃어주시는데 이 정도로 큰 호의를 외국인에게 받았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주행 간 느낀 점이나, 이 글을 읽으실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 있나요?
: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 주셔요. 한국에서부터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비롯해서 미국에 계신 교포 분들과 한국계 미국인 분들, 그리고 미국인들까지. 수많은 분들께서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저희들을 응원해주시고 계셔요. 특히 미국 시민 분들께서 '위안부'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고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자고 할 때에는 '위안부'문제가 세계인권 문제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어요. 세계 2차 대전 당시 유럽에서 자행된 인권유린인 유대인 대학살에 대해서는 세계 모든 시민들이 알고 있지만 동시대 아시아에서 자행된 또 다른 인권 문제인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많은 분들이 모르시죠. 당장 저희가 세계 시민들 모두에게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는 힘들겠지만, 최대한 많은 분들이 '위안부'문제를 알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얼마 전 '위안부' 피해자이신 김군자 할머니께서 별세하셨다는 가슴 아픈 소식을 접했습니다. 생존해 계신 피해자 할머니 분들도 연세가 많으신 만큼 하루 빨리 할머니들께서 진심 어린 사과를 받으시고, 명예를 회복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큼 저희 또한 더욱 더 프로젝트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해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돌아가려 합니다. 한국에 돌아간 후에도 이러한 많은 관심과 응원이 반짝하고 일회성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프로젝트 활동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태그:#3A PROJECT, #'위안부', #미 대륙 자전거 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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