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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덕산면 옥계리 저수지에 잠겨있던 헌종 태실비를 찾는 과정에서 태실의 중동석을 받치는 사방석이 발견돼 지난 1일 발굴·인양됐다. 태실은 왕실에서 출산한 자손의 태를 봉안하는 곳이다.

충남 옥계 저수지에서 헌종태실의 사방석을 발굴 인양한다.
▲ 헌종대왕 태실 사방석 충남 옥계 저수지에서 헌종태실의 사방석을 발굴 인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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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7년에 만들어진 헌종태실은 일제강점기 때인 1927년부터 서삼릉(西三陵)으로 어태(御胎)를 이안한 후 태실유구가 1970년대까지 남아 있었으나, 사실상 방치돼 일부 태실을 구성하는 석물은 저수지에 빠지거나 분실됐다. 현재는 중동석과 지주석, 개석, 귀부석만 남아 있는 상태다.

1847년 헌종태실을 단장하고 안태사 이지연의 보고용 태봉도
▲ 1847년 헌종태왕 태봉도 1847년 헌종태실을 단장하고 안태사 이지연의 보고용 태봉도
ⓒ 이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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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 잠겨 있던 유물은 예산군 덕산지역 해병전우회 잠수대원들에 의해 40여년 만에 세상 빛을 보게 됐다. 군은 헌종태실 유물확인을 위한 탐사 작업을 해병전우회의 협조를 받아 진행했다.

지난 2015년 태실비 발굴·인양 작업을 진행하며 반쪽의 비를 찾는데 성공했고, 그 반쪽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사방석이 발견됐다.

사방석은 태실이 훼손될 당시 저수지로 굴러간 것으로 추정되며, 물속에 있어서 온전한 형태로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사방석은 중동석을 받치기 위한 유물로, 109*19cm 크기의 팔각구조에 앙련(仰蓮)이 조각돼 있다.

태실을 구성하는 중요한 유적이 확보됨에 따라, 예산군은 추가 탐사와 발굴을 통해 태실의 석조유적을 찾는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며 유물을 수습해 복원할 방침이다.

사방석의 크기는 109*19 cm 팔각의 구조에 앙련(仰蓮)이 조각되어 있다.
▲ 팔각 방석 측명 사방석의 크기는 109*19 cm 팔각의 구조에 앙련(仰蓮)이 조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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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군에는 5개의 태실 유적이 있고 가야산에는 조선왕실의 유적인 남연군의 묘과 연령군의 묘, 흥령군과 명빈 박씨의 묘가 있으며, 남연군의 제각인 명덕사가 있었지만 헐리고 그 터남 남아 있다.

조선왕실에서의 장태(藏胎)풍속은 일본과 중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로 신라 김유신의 장태 기록이 그 기원이다. 고려 왕실을 거쳐 조선시대까지 전통이 이어지며, 현존하는 태실은 거의 조선시대 태실이다. 이들은 충청도와 전라도에 집중돼 있고 성종(1469년~1494년) 이후에는 경상도와 강원도에도 태실이 조성돼 있었다. 예외적으로 황해도 지역에서도 태실을 일부 확인할 수 있다.

태봉은 명당조건에 따라 3등급으로 구분되는데, 1등급에는 왕의 태실, 2등급에는 대군과 공주의 태실, 3등급에는 왕자와 옹주의 태실로 나누었으며, 금표구역 역시 태실을 중심으로 왕은 300보(步), 대군과 공주는 200보, 왕자와 옹주는 100보로 규정한다.

태실이 설치되는 지역은 태실의 주인공이 왕이 되면 특혜를 입기도 했다. 태봉리, 태봉산, 태장동 등 역시 과거에 태실이 있던 지역임을 알 수 있다. 헌종의 태실을 모신 덕산현은 헌종 13년(1847년) 덕산군으로 예우를 받고 승격되며 현감(종6품)에서 군수(종4품)로 승격했다. 태실의 설치가 군현, 명호의 승격·위상과 밀접히 관련되다 보니, 태실을 자기 지역에 유치하기 위한 분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예산군의 이강열 학예연구사는 "군내에 있는 현종, 헌종, 연령군, 화령옹주, 입침리 태실 5개소의 태실유물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여 헌종 태실을 복원하면 덕산을 왕실과 태실문화의 성지로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종대왕 태실의 귀부와 중동석 태실비는 2015년 발굴 인양되어 덕산면에서 보관중이다.
▲ 헌종대왕태실 헌종대왕 태실의 귀부와 중동석 태실비는 2015년 발굴 인양되어 덕산면에서 보관중이다.
ⓒ 이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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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연구와 학술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태실의 하부구조와 가봉 전의 유물 등을 추가로 발굴한 뒤 1847년 가봉일에 맞추어 복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국내에 분포된 조선왕실 태실관련 유적은 143곳이다. 전국적으로 태실은 경북 16곳, 충남 11곳, 충북 5곳, 경기 5곳, 강원 5곳, 전북 2곳, 경남 2곳, 황해도 1곳, 창덕궁 후원 4곳이다.

이 가운데 가봉(왕) 태실은 28개로, 경북이 10개소로 가장 많고, 충남이 7개소로 두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충남 지정문화재로는 태조대왕태실(금산군), 명종대왕 태실 및 비(서산시), 공주 숙종대왕 태실비(공주시), 선조대왕 태실비(부여군)가 있고, 국가지정 문화재는 없다.

특히 예산군은 현재 현종, 헌종, 연령군, 화령옹주, 입침리 태실 등 5개의 태실(터)이 남아 있지만 모두 비지정 문화재다.


태그:#헌종태실, #가야사의 하루, #사방석, #발굴인양, #가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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