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기계' 김현수가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자신의 가치를 또 한 번 증명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현수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에서 열린 2017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3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5개의 홈런을 폭발시킨 세인트루이스가 11-2로 대승을 거두며 3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최근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며 괜찮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김현수는 시즌 성적을 타율 .268 1홈런8타점8득점으로 끌어 올렸다. 한편 김현수와의 한국인 투타 맞대결 여부로 주목을 받았던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오승환은 팀이 10점 차의 대승을 거두는 바람에 등판하지 않고 휴식일을 가졌다.

 김현수는 꾸준한 출전만 보장되면 얼마든지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김현수는 꾸준한 출전만 보장되면 얼마든지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 MLB.com



마르티네스의 강속구도 무리 없이 공략한 김현수의 타격감

김현수는 작년 6월 16일까지 타율 .319 OPS(출루율+장타율) .822의 성적을 기록했다. 물론 당시에도 붙박이 주전은 아니었지만 경기 출전 수를 늘려가며 팀에서 서서히 입지를 굳히고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같은 기간 김현수의 성적은 타율 .253 OPS .647로 떨어졌다. 트레이 만치니, 세스 스미스, 조이 리카르드와의 외야 경쟁에서 완전히 뒤로 밀려버린 것이다(연봉 1600만 달러를 받는 간판타자 아담 존스는 애초에 넘을 수 없는 산이다).

그래도 선발로 출전했던 최근 5경기에선 매 경기 안타를 터트리며 묵묵하게 자기 몫을 해냈다. 그런 김현수에게 의외의 기회가 찾아왔다. 2013년과 2015년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에 빛나는 볼티모어의 주포 크리스 데이비스가 사근 염좌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오른 것이다. 이에 벅 쇼월터 감독은 주전 좌익수 만치니를 1루로 보내고 김현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김현수는 17일 세인트루이스와의 인터리그 3연전 첫 경기에서 8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선발 투수는 올 시즌 5승5패 평균자책점 2.95 탈삼진99개(88.1이닝)를 기록하고 있는 강속구 투수 카를로스 마르티네즈. 아메리칸리그 소속의 김현수는 빅리그 진출 후 마르티네스는 아직 한 번도 상대한 경험이 없다.

하지만 김현수는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두려워할 타자가 아니다. 김현수는 3회 선두타자로 나와 마르티네스의 시속 153km짜리 강속구를 밀어 쳐 깨끗한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1사 2,3루에서 매니 마차도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으며 시즌 8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김현수는 4회 수비에서도 깔끔한 중계플레이로 단타를 치고 2루로 파고 들던 알레디미스 디아즈를 잡아냈다.

김현수는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뛰어난 타격감을 이어갔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김현수는 마르티네스의 시속 137km짜리 변화구를 밀어 쳐 중전안타로 연결시켰다. 지난 4월9일 뉴욕 양키스전 3안타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멀티히트였다. 김현수는 7회 세 번째 타석에서 좌완 브렛 시슬을 상대로 2루 땅볼로 물러나며 이날의 타격을 마쳤다.

쇼월터 감독은 이미 존스와 만치니, 스미스로 올 시즌 주요 외야 라인을 구성했다. 한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고 해서 김현수가 갑자기 주전급으로 도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결국 김현수는 제한된 기회에서 한타석, 한타석을 소중히 여기며 코칭스태프에게 자신의 가치를 계속 어필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17일 세인트루이스전은 김현수가 스스로 모범으로 삼아도 될 만큼 좋은 내용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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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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