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진에서 벗어나 FA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는 삼성 우규민

지난해 부진에서 벗어나 FA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는 삼성 우규민 ⓒ 삼성 라이온즈


삼성이 기분 좋은 연승 행진으로 롯데와의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쳤다.

김한수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한 방을 포함해 13안타를 터트리며 13-2로 대승을 거뒀다. 삼성의 간판타자 구자욱은 4안타(1홈런)6타점2득점을 쓸어 담았고 1번타자로 출전한 배영섭도 3회 결승타를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날 삼성은 각각 담 증세와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다린 러프와 이승엽 없이도 다득점 경기를 펼치며 대승을 거뒀다. 삼성이 안방에서 이렇게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호쾌한 타격 외에도 투수들의 안정된 투구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의 선발 우규민은 7이닝 2실점 호투로 최근 3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두며 삼성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LG 역사상 4번째 3년 연속 10승에 빛나는 우규민

휘문고 출신의 우규민은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전체19순위)로 LG트윈스에 지명됐다. 우규민은 프로 입단 후 3년 동안 1군에서 24경기에 등판하며 착실히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06년 LG의 마무리 투수로 낙점되며 3승4패7홀드17세이브 평균자책점 1.55의 성적을 기록했다. 우규민은 2006 시즌의 활약을 바탕으로 시즌 후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선발됐다(비록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우규민은 2007년에도 5승6패30세이브 2.65의 준수한 성적으로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이어 세이브 부문 2위에 올랐지만 역대 최다인 13개의 블론세이브를 저지르고 말았다. 2008년 10세이브에 그치며 마무리 투수로서 실망스런 성적을 올린 우규민은 2009년에도 3패 7세이브 5.70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한 채 경찰 야구단에 입대했다.

입대 전 전문 불펜 투수로 활약하던 우규민은 경찰 야구단에서 선발 투수로 변신했고 2011 시즌 15승 무패 2.34의 호성적으로 퓨처스리그를 지배했다. 2012 시즌 LG 복귀 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활약하며 4승4패1세이브9홀드3.30을 기록한 우규민은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그리고 우규민의 선발 변신은 우규민 개인에게나 LG에게나 탁월한 선택이었다.

2013년 10승을 올리며 성공적인 선발 변신을 알린 우규민은 2014년과 2015년 나란히 11승을 올리며 3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LG 프랜차이즈 역사상 3년 연속 10승을 기록한 투수는 정삼흠과 김용수, 봉중근, 그리고 우규민뿐이다. 우규민이 두 자리 승수를 거둔 3년 동안 LG는 두 번이나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정규리그에서만 453.2이닝을 던진 우규민은 FA를 앞둔 작년 시즌 허리 통증에 시달리며 6승11패1홀드4.91로 부진했다. 프로 입단 후 14년 동안 쌍둥이 유니폼을 입은 우규민은 작년 시즌이 끝나고 LG에 잔류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삼성과 4년65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열흘 후 삼성에서 뛰었던 차우찬이 LG와 계약하면서 결과적으로 두 FA선수가 유니폼을 맞바꿔 입은 셈이 됐다).

무릎 부상에서 돌아온 후 3경기 연속 승리투수

삼성은 에이스 차우찬을 잃었지만 검증된 잠수함 선발 투수 우규민이 합류하면서 선발진의 다양화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와 터줏대감 윤성환, 이적생 우규민이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주고 장원삼과 백정현, 최충연 등이 경쟁할 5선발 자원이 합류한다면 삼성의 선발진도 꽤 이상적으로 구색을 갖출 수 있다.

하지만 우규민은 시즌 개막 후 6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만을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월7일 kt 위즈전과 1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두 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어깨 타박상과 무릎 염증으로 두 번이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물론 부상은 선수가 어찌 해볼 수 없는 불가항력의 영역이라지만 거액을 주고 영입한 투수의 부진과 부상은 김한수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5월 19일 한화전에서 1군 무대에 복귀한 우규민은 드디어 대형 FA 투수로서 자신의 이름값을 하기 시작했다. 복귀전에서 6이닝 1자책으로 시즌 첫 승을 챙긴 우규민은 25일 kt전에서도 8.1이닝 11탈삼진 1실점의 위력투로 확실한 부활을 알렸다. 그리고 우규민은 1일 롯데전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거침없는 3연승 행진을 달렸다.

사실 우규민은 이날 앞선 두 경기와는 달리 삼진을 단 2개 밖에 잡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7회까지 79개의 경제적인 투구 수로 롯데 타선을 5피안타 1볼넷2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우규민은 LG 시절이던 2015년9월과 10월 4경기 연속 승리를 기록한 이후 1년 8개월 만에 3경기 연속 승리를 기록했다. 우규민은 최근 3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69(21.1이닝 4자책)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이 최하위로 부진하면서 크게 돋보이진 않지만 우규민은 이적 첫 시즌임에도 삼성의 팀 분위기에 잘 녹아 들고 있다. 특히 본인이 등판하지 않는 날에도 덕아웃에서 큰 목소리와 몸동작으로 동료들을 응원해주고 실책을 한 후배들을 위로해 주기도 한다(사실 우규민의 팀을 위한 배려와 헌신은 LG 시절부터 유명했다). 만약 삼성이 지금의 악몽 같은 순위표에서 벗어난다면 팀을 위한 우규민의 보이지 않는 공헌도 분명 재평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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