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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후보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후보경선에 출마했던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추미애 의원과 함께 손을 들며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 문재인이 대통령! 제19대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후보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후보경선에 출마했던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추미애 의원과 함께 손을 들며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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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전국에서 지지 받는 최초 대통령"을 강조해왔다. 지난달 17일 선거운동을 시작한 대구에서도 "대구 대통령, 부산 대통령, 광주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대통령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압도적이고 전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국정을 이끌겠다는 뜻이었다.

문 당선인의 이런 의지는 절반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 9일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문 당선인은 대구와 경북, 경남을 제외한 모든 광역시·도에서 예상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구도는 개표가 50% 가량 진행된 10일 0시30분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어, 최종 결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강남3구까지... 서울 싹쓸이 한 문재인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을 찾은 문재인 대선후보가 선대위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일부 기자들의 요청으로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 문재인, '당선 확실' 전망... 홍준표 안철수 패배 인정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을 찾은 문재인 대선후보가 선대위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일부 기자들의 요청으로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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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당선인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른 득표를 했지만 특히나 수도권과 호남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먼저 문 당선인은 개표가 50% 진행된 가운데 서울에서 42.2% 득표율을 기록해 22.6%를 기록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21.3% 얻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두 후보와의 득표 차는 50만 표 이상으로 현 추세로 개표가 완료될 경우 문 후보는 서울에서만 두 후보보다 100만 표가량을 더 얻게 된다.

서울의 각 후보 득표율에서 또 눈에 띄는 것은 보수지지층이 강세였던 용산구를 비롯해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에서도 문 당선인이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용산구에서는 37.7%를 기록해 홍 후보를 12%p 앞섰고, 강남 3구에서도 30% 중후반에 득표율을 기록하며 20%대에 머문 홍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가 있는 경기도에서도 문 당선인의 질주가 이어졌다. 문 당선인은 개표가 60% 진행된 시점에서 40.7%를 얻어 안 후보(23.4%), 홍 후보(22.1%)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두 후보와의 득표 차는 80만 표 이상으로 현 추세로 개표가 완료 될 경우 문 후보는 경기도에서만 두 후보와 160만 표 이상의 격차를 벌리게 된다.

인천 역시 비슷한 양산이다. 개표가 36% 진행된 시점에서 문 당선인은 40.8%를 얻었다. 다른 두 후보는 20% 초반에 머물고 있다. 결과적으로 문 당선인은 수도권에서만 홍 후보, 안 후보 보다 300만 표 가량을 더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가 밀집한 수도권 지역에서의 압승이 문 당선인의 승리에 큰 몫을 한 것이다.

호남, 또 한 번의 '전략적 투표'

문 당선인은 호남에서도 당선으로 가는 큰 동력을 얻었다. 지난해 호남 지역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안 후보의 국민의당에 밀려 완패했다. 야권의 심장이라는 광주에서는 단 한 석도 얻지 못했고 정당투표에서도 광주, 전남, 전북 모두 패했다. 호남 지역에 깔려있는 '반문정서'가 최대 원인으로 꼽혔다.

1년여 만에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개표가 41% 진행된 상황에서 문 당선인은 광주에서 59.2%를 얻어 32.5%를 얻은 안 후보를 26%p가량 앞서고 있다. 득표 차는 10만 표 가량이다. 문 당선인은 또 전남(개표율 73%)에서 58.8%, 전북에서 64.4%(개표율 74%)를 얻어 안 후보를 30~40%p 가량 앞섰다.

당초 안 후보와 팽팽한 승부가 예상됐지만 호남의 선택은 문 당선인이었다. 선거가 막판으로 갈수록 안 후보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홍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호남 민심이 다시 한 번 '전략적 투표'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전국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만큼 문 당선인의 주지지층인 20~40대가 투표장을 많이 찾았을 가능성도 있다.

대구경북의 여전히 탄탄한 보수 지지,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9일 오후 종로구 세종로소공원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9일 오후 종로구 세종로소공원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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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당선인의 아쉬움이 남는 곳은 대구경북 지역과 경남이다. 그러나 보수정당 후보에게 무조건적인 몰표를 던졌던 현상이 약화됐다는 점은 유의미해 보인다.

문 당선인은 개표가 78% 진행된 대구에서 20.8%를 얻어 47.2%를 기록한 홍준표 후보에게 크게 뒤처졌다. 두 후보는 대구에서 최종적으로 50만 표 가까이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문 당선인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는 19.5%를 얻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등으로 흔들리는 보수층의 표심을 얻는 것에는 실패한 것이다.

다만 안철수 후보가 15%,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12%가량을 얻으면서 특정후보 쏠림 현상은 사라졌다. 지난 대선에서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80%를 쓸어갔다. 경북 역시 개표가 85% 진행된 상황에서 홍 후보가 51.5%, 문 당선인이 20.2%, 안 후보가 14.6%, 유 후보가 8.2%를 기록하며 대구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대구경북 지역에서 보수정당 후보들의 강세는 부인할 수 없다. 반면 그동안 보수정당 지지가 강했던 부산경남 지역은 판이 완전히 뒤집혔다. 개표가 68% 진행된 부산에서는 문 당선인이 37.7%, 홍 후보가 33.4%, 안 후보가 16.9%, 유 후보가 7%를 기록하면서 보수를 표방하는 후보들의 득표 합이 40%에 머무른 것이다.

개표가 75% 진행된 경남에서는 홍 후보가 39.5%, 문 후보가 35.5%, 안 후보가 13.1%, 유 후보가 6.3%를 기록하고 있다. 홍 후보와 문 당선인의 득표 차는 6만5천여 표에 불과하다.


태그:#문재인, #호남, #홍준표, #안철수, #득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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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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