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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군농민회 소속 농민들은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동시에 예산군청에 세워 놓았던 트랙터를 철수했다.
 예산군농민회 소속 농민들은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동시에 예산군청에 세워 놓았던 트랙터를 철수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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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기자회견을 연 농민들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내 농민들과 관련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예산군농민회는 지난달 28일 예산군청(군수 황선봉) 앞에서 쌀값 보장 및 정부의 공공비축미 환수 조치를 거부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앞서 농민들은 방송차 1대와 6대의 트랙터를 몰고 예산군청 앞까지 대략 5km를 행진했다.

예산군청에 도착한 농민들은 트랙터의 군청 진입 문제를 놓고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농민들은 트랙터를 군청 주차장에 세우겠다고 주장했고, 예산군청 측은 이를 불허했다. 이날 예산경찰서는 농민들의 군청 진입을 막았다. 

예산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열린 예산군 농민들의 기자회견을 집시법 위반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10일 엄청나 예산군농민회 사무국장 및 2인의 농민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출석요구서를 받은 농민 2명은 당일 트랙터를 몰았다.  

예산경찰서는 출석요구서를 통해 "(농민들이) 예산군청 정문 앞 노상에서 연설을 하고, 트랙터로 도로를 막아 교통을 방해하는 등 공공비축미 우선 지급금 환수 반발 기자회견을 빙자해 미신고 집회 및 시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농민단체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엄청나 예산군농민회 사무국장은 "그날 농민들은 집회를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집회 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예산경찰서와도 사전에 상의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엄 사무국장은 이어 "지난해 말 1차 전봉준 투쟁단 봉기에는 방송차 2대와 트랙터 4대와 트럭 50대가 움직였다. 그때는 경찰차로 호위까지 해주었다"며 "국민 입장에서는 경찰의 이런 태도가 헷갈린다"고 말했다. 엄 국장에 따르면 전봉준 트랙터 투쟁단의 1차 봉기 당시 트랙터 운행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집회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농민회충남도연맹 관계자는 "1차(전봉준 투쟁단 봉기)때는 홍성경찰서 앞에 백남기 농민 사망과 관련한 집회 신고만 냈을 뿐"이라며 "트랙터 운행 문제는 경찰청에 통보만 했다"고 말했다.

사태가 이렇게 된 데는 예산군청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엄청나 사무국장은 "쌀값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 전에 예산군수에게도 여러 차례 협조를 구했다"며 예산군청은 정부에 항의하는 농민들의 상징적인 시위를 경찰을 동원해 막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예산경찰서는 농민들의 트랙터 운행과 관련해서는 판례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예산경찰서 관계자는 "트랙터를 이용해 도로의 통행을 방해하는 것을 시위로 인정한 판례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농민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농민들은 사전에 집회 신고를 낸 뒤 트랙터를 이동 시켰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산#예산군농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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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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