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선거 출마를 위한 행보를 하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해 '품격·교양·철학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변인은 7일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윤창중의 칼럼세상)에 "홍준표는 품격·교양·철학이 부족하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윤 전 대변인은 이날 경남 밀양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며 글을 썼다고 했다.
윤 전 대변인은 홍 지사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고 대선 출마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이 아무리 인재가 없는 '인재 기근' 상황이라고 해도 대통령이 되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적합하다"고 했다.
그는 과거 홍 지사와 일화를 소개했다. 1997년 홍 지사를 처음 만났다고 밝힌 윤 전 대변인은 "넥타이는 매고 다녔지만 단추는 항상 풀고 다니는 건달 같은 느낌이었다. 누구를 보나 반말이 절반은 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때 홍준표는 이미 '모래시계'에서 나오는 의인과 같은 검사로 과대 포장되어 있을 때였는데, 그에 대한 나의 인상은 참으로 참기 어려운 인간형이었다"면서 "(홍 지사가) 의원직을 상실해 놀고 있을 때 어느 상가에서 만났더니 나를 보고는 특유의 표정으로 눈을 굴리면서 '어디서 많이 봤는데?'라고 역시 무례하게 물어왔다"고 했다.
윤 전 대변인은 "그는 초상집에 왔는데 울긋불긋한 남방을 입고 있었다"고도 했다.
윤 전 대변인은 과거 홍 지사가 약속 시간보다 늦게 왔던 일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홍준표는 약속시간보다 꼭 1시간이 넘어서야 자리에 도착했는데 반말 투로 한 마디 하고 그냥 넘어가려 했다"면서 "나는 참을 수 없었다. 나도 반말이었다. 그랬더니 홍준표가 당황해 하며 '이 사람이 왜 이래?'하는 표정을 지었다"고 했다.
이어 "그랬더니 나에게는 존댓말을 쓰더라. 이후 홍준표는 자리가 파할 때까지 반말로 대화를 이어가며 카리스마가 있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콤플렉스가 많은 사람이 의도적으로 통 큰 척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변인은 "그가 토해내는 말에는 어떤 인문학적 교양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젊은 시절 고시 패스하면 영감 소리 들으며 어딜 가든 대접 받고, 조폭 때려잡으며 세상 다 손에 쥔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그렇게 인격과 교양이 형성되고 그것이 웬만한 각성이 없으면 평생 간다"고 했다.
또 그는 "홍준표는 듣지 않고 자신의 말만 하는 스타일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나는 정치인 홍준표의 발언을 추적해 보면서 그의 말에서 한 번도 철학을 발견한 적이 없다. 그가 20여년간 보수우파 정치판에 있으면서 내놓은 숱한 말들 중에서 단 한 번도 보수우파 이념에 대해 통찰하는 발언은 신기할 정도로 없었다"고 했다.
홍 지사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춘향인 줄 알고 뽑았더니 향단이이기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라 했던 말을 언급한 윤 전 대변인은 "그가 품격, 교양, 철학이 빈곤함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이 되려는 정치인에게는 무엇보다 품격, 교양,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