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오후, 예매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무작정 아들과 함께  한 극장을 찾아 영화 <공조>를 관람했다. 시간이 되는 아무 영화나 관람하기 위함이었는데 기적적으로 보고 싶은 영화 <공조>의 표가 서너 장 남아 있었다.

평소 남북평화와 한반도 통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의형제>, <공동경비구역 JSA> 등 남북관련 영화들을 빼놓지 않고 봤고, <공조>도 예고편 티저 영상을 보고 관심이 갔던 차였다.

포스터 영화포스터이다.

▲ 포스터 영화포스터이다. ⓒ CJ엔터테인먼트


오락 영화 <공조>는 남북 형사 간 '공조'를 통한 스릴이 넘치는 액션 영화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북한 미남 형사로 과묵한 현빈의 평안도 사투리와 남한 형사 유해진의 코믹한 말투가 상반되게 교차하면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북한에서 비밀리에 제작된 위조지폐 동판을 탈취하려는 내부 조직에 의해 작전 중 아내와 동료들을 잃게 된 북한형사 림철령(현빈)이 아내와 동료를 죽인 원수를 찾기 위해 고민한다. 동판을 찾기 위해 남북 장관급회담이 남한에서 열리고 임철령도 동행한다.

북한은 동판을 훔친 뒤 남한으로 숨어든 차기성(김주혁)을 잡기 위해 역사상 최초의 남북 공조수사를 제안한다. 북한의 속내가 의심스런 남한은 먼저 차기성을 잡기 위한 작전을 계획한다. 정직 처분 중인 생계형 형사 강진태(유해진)에게 공조수사를 위장한 철령의 밀착 감시를 지시한다.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철령과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진태.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일이다. 한 팀이 될 수 없는 남북 형사의 예측불가 공조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깔끔한 양복차림의 철령과 남루한 옷차림의 진태의 첫 만남은 뭔가 어색하다.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듯 보인다. 역의 상반된 배치는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유도한다. 하지만 둘은 차츰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곧바로 형과 동생 사이로 발전한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연속적으로 긴장과 완화 요소를 제시하며 몰입하게 한다.

픽션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는 남한 형사가 미모를 자랑하고 깔끔한 옷을 입고 다녀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영화에선 그 반대였다. 영화의 핵심은 현빈의 액션과 유해진의 유머감각이 조화를 이룬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두 시간 가량의 영화가 지루함 없이 빨리 지나가는 편이다. 아울러 모처럼 악역을 맡은 배우 김주혁의 카리스마 넘친 연기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여기에 가족애, 남여 사랑 등의 내용이 첨가돼 관객들의 집중과 몰입을 유도한다.

현재 동시 개봉한 <더킹>과 <공조>가 관객 수 경쟁에 들어갔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9일 기준 두 작품 모두 300만을 넘었다. <공조>는 모처럼 아들과 함께 관람한 추억의 한국영화로 기억되게 됐다. 특히 남북을 주제로 한 영화여서 더욱 애착을 가졌다고나 할까.

남북영화 영화 <공조> 현빈과 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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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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