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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와 엠블호텔 사이에 정유년 첫해가 떠오른다. ⓒ 심명남
덕충동 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일출 ⓒ 심명남
하늘공원 일출 ⓒ 심명남
정유년(丁酉年) 새해에도 해는 어김없이 떠올랐다. 올해 일출은 유난히 붉게 이글거린다. 왠지 감이 좋다.

동해 일출은 망망대해에서 떠오르는 붉은 해가 컨셉이지만 남해 일출은 좀 색다르다. 섬과 어우러진 다도해 일출이 포인트다. 그래서 이곳 사진작가들은 섬을 사이에 두고 솟아오르는 해를 최고 일출로 친다. 돌산 무술목이 그렇고 방죽포가 그렇다. 일출명소 향일암 주변에도 섬들이 널렸다.

도심속 일출명소... 덕충동 하늘공원
하늘공원 정자에서 일출을 보는 시민들 ⓒ 심명남
새해 첫 일출 찍는 연인들 ⓒ 심명남
여수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일출명소가 있다. 일출을 보러 멀리 떠나는 이들이 많은데 그럴 필요가 없다. never. 시내 가까운 덕충동 하늘공원에 한번 올라보라. 기막힌 뷰가 펼쳐진다. 오동도와 박람회장이 쫘~악. 오동도 너머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면 여수시내에 이런곳이 있었나 놀란다. 허벌나게...

"복많이 받으세요!"

아침부터 새해 인사가 오간다. 뒤늦게 알려진 탓에 일출을 보러온 사람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엔 300여 명이 찾았으나 올해는 700여 명으로 늘었다. 이곳은 엑스포힐스테이트 1단지 부녀회가 4년째 일출객들에게 떡국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3일 동안 달인 멸치육수에 시원한 굴을 듬뿍넣은 떡국맛이 끝내준다. 둘이 먹다 셋이 죽어도 모르겠다.
신선한 굴을 듬뿍 넣으니 국물맛이 끝내준다. ⓒ 심명남
쌀로 만든 떡국이 차지다. ⓒ 심명남
새해 첫날 먹는 맛있는 떡국 ⓒ 심명남
일출 현장에서 만난 반희아(57세)부녀회장은 "올해 떡국 300인분과 라면 등을 준비했는데 700여 명의 많은 분들이 오셔서 음식이 부족했다"면서 "이렇게 만나서 화합하니 좋다. 회원들이 준비한 음식에 마음과 정성이 잘 전달되었을 거라 생각하니 더 힘이 난다"라고 말했다.

이곳에 가면 공원 지킴이 '백구'도 만난다. 진돗개인 백구는 터줏대감이다. 유기견인데 누군가 이사를 가면서 버리고 간 것이 벌써 몇 년째 공원에서 혼자 산다. 성격이 온순해 사람을 절대 물지 않는다.

정유년 첫날, 새해 소원 들어보니
여수 덕충동 하늘공원 지킴이 백구의 모습 ⓒ 심명남
백구에게 밥을 준다는 A아파트 주민은 "백구는 다른 개들이 여기서 똥도 못 싸게 하고 새와 고양이도 못 오게 하는 영악한 동네 공원 지킴이다"면서 백구 때문에 공원이 너무 깨끗해서 좋다"라고 일러줬다.

그는 이어 "이곳 공원에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은 간이 화장실과 음수대가 없고 운동기구가 너무 부족한데 시에서 신경 좀 써 줬으면 좋겠다"라고 여수시에 당부했다.
매년 일출제에서 무료로 떡국 봉사를 하고 있는 엑스포힐스테이트1단지 부녀회의 모습 ⓒ 심명남
새해 일출을 맞는 소원도 다양하다. 덕충동에 사는 이기동(61) 전 시의원은 "요즘 세월이 힘드니 마음도 힘들고 정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나라가 좀 편안했으면 좋겠다"라고 시국 걱정을 털어놨다. 박근혜 탄핵에 대한 걱정으로 읽힌다.

한희범(61)씨는 지금은 거창한 것 보다 건강하고 기본에 충실한 것이 최고의 삶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유길(61)씨는 "올해 소원은 애들이 멀리 있으니 건강 좀 잘 지켜주고 떨어져 있는 연로하신 어머니가 좀 건강했으면 좋겠다"라고 새해 소원을 빌었다. 또 강진자(54)씨는 "아이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데 올해는 꼭 합격해 꿈을 이뤘으면 좋다"라며 새해 소원을 간절히 빌었다.

날마다 뜨는 일출이지만 정유년 첫날에 맞이하는 해맞이는 더욱 각별하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이 온다는 속담이 있듯 간절히 원하면 그 소원이 이뤄지기 때문은 아닐까. 올해는 좀 국민들이 나라 걱정 없이 평온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정유년,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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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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