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서 아쉬워 하는 이현승선수 마운드에서 아쉬워 하는 이현승선수

▲ 마운드에서 아쉬워 하는 이현승선수 마운드에서 아쉬워 하는 이현승선수 ⓒ 두산베어스


2016 시즌 두산 베어스는 완벽한 투타 밸런스를 바탕으로 1995년 이후 21년 만에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1982년 힘차게 출발한 프로야구팀 베어스는 21번 박철순과 함께 프로 야구 통산 첫 우승을 시작으로 1995년, 2001년, 2015년 그리고 2016년 구단 역사상 다섯 번째 우승을 이뤄냈다.

시즌 시작 전 두산 김태형 감독은 3월 말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우승을 목표로 팀을 다잡았지만, 개막 직전 보우덴과 에반스가 스프링 캠프에서 보여준 모습은 실망이 가득했다. 또한 팀의 주포인 김현수가 볼티모어로 이적하면서 가장 큰 전력이 사라졌다. 한 가지 희망은 불펜진중 2차 드래프트로 데려온 프랜차이즈 투수 정재훈이었다. 이러한 전력으로 시즌 전 두산 베어스를 우승후보로 보기 어려웠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의 경험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알고 보니 강한 전력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두산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페넌트레이스 최다승 신기록(93승)을 세웠고, '판타스틱 4' 니퍼트-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진 선발 투수들은 KBO 리그 최초로 선발 4명 15승 이상이라는 대기록을 기록했다. 특히 시즌 MVP 니퍼트는 최고령 최소경기 2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타격에서는 김재환이 각성하며 에반스의 초반 부진을 틈타 잠재력을 터뜨렸다. 과거 약을 했던 경험이 있기에 논란의 소지가 있는 건 분명하나 성적은 확실히 뛰어났다. 더불어 박건우도 Break Out(라이징 스타) 시즌이 되면서 팀에서 없어서 안 될 선수로 성장했다. 김재환과 박건우의 활약은 김현수의 공백을 완전히 메웠다. 다른 타자들도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양의지도 공수 양면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찍으며 팀 성적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로써 두산 베어스는 강력한 4명의 선발투수들이 70승을 합작하였고, 타선에서는 2010시즌 이후 20홈런 이상 타자를 5명이나 배출하는 폭발력을 보였다.

이런 두산도 약점은 존재했다. 바로 불펜이다. 선발 투수들의 활약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가장 적은 승계 주자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자책점이 5.08을 기록하였다. 하지만 이런 기록에도 불구하고 가장 적은 블론 세이브와 터프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데, 그 이유는 불펜 투수에 실점 이후 타자들의 득점지원(평균 2.1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잘만 버티고만 있어도  경기에서 쉽게 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불펜진의 성적만 보았을 때 '두산의 불펜 역시 강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경기 내용을 확인해보면 보기에만 좋은 떡이었다. 불펜진의 맏형 정재훈과 군 입대를 한 윤명준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은 그야말로 막는데 급급한 피칭을 선보였다. 수준급 활약을 해준 정재훈과 윤명준을 제외한 불펜 투수를 우완과 좌완을 나눠서 살펴보았다.

두산의 우완 불펜 성적 두산의 우완 불펜 성적

▲ 두산의 우완 불펜 성적 두산의 우완 불펜 성적 ⓒ statiz.co.kr / 스탯티즈


우완 불펜을 보자. 이용찬과 홍상삼을 제외하면 믿고 마운드를 맡길 투수는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시즌 도중 롯데와의 트레이드로 친정팀으로 복귀한 김성배가 쏠쏠한 활약을 펼쳐주었다. 24경기에서 22이닝을 소화하면서 4점대 평균 자책점으로 1이닝을 연결해주는 중간 불펜 자원으로 활약을 했다. 하지만 김성배의 나이를 감안하면 다음 시즌 역시 좋은 활약을 펼쳐줄 것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오현택의 부활이 절실한 상황이 되었다. 특히 사이드암 불펜이 팀에 있고 없고는 상대와 싸울 때 경우의 수를 배로 늘게 하는 효과가 있기에 오현택의 다음 시즌 부활이 절실해진 두산이다.

매년 좋은 구위를 보이며 팬들의 마음을 뒤흔든 김강률은 매 시즌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번 시즌 25경기에서 28이닝을 소화하면서 5.1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올 시즌 제구에서 더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팬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그나마 고무적인 점은 신예 고봉재의 활약이다. 우완 불펜 자원이 부진하면서 1군에서 기회를 얻은 고봉재는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을 136km/h기록하며 패스트볼 (55%), 슬라이더(29.2%) 두 구종으로 타자들을 상대했다. 신인답지 않은 공격적인 피칭을 펼치며 다음 시즌 전망을 밝게 만들었다.

두산 좌완 불펜의 성적 두산 좌완 불펜의 성적

▲ 두산 좌완 불펜의 성적 두산 좌완 불펜의 성적 ⓒ statiz.co.kr / 스탯티즈


좌완 불펜을 살펴보면 이현승의 미흡한 점이 보인다. 작년 대비 미흡한 피칭으로 25세이브, 7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는데 25세이브 상황 중 실점한 경기가 무려 15경기였다. 실점을 하지 않고 완벽히 막아준 경기는 단 9경기에 불과했다. 마무리 투수로써 WAR이 0에 가까운 것은 그만큼 기복이 심했다는 반증이다.

시즌 막판 군에서 전역한 홍상삼이 이현승을 대신하여 마무리를 맡아 주지 않았다면 두산의 최다승 기록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한국 시리즈에선 최고의 피칭을 펼치며 단기전에 강한 모습을 보여 WBC 엔트리에 승선했지만 페넌트레이스는 단기전이 아니라 144경기다. 이현승의 분발이 아쉽다.

진야곱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좋은 활약을 펼쳐주었다. 143km/h의 빠른 패스트볼과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통해서 타자를 상대했다. 작년 시즌과 비교하여 평균 자책점이 무려 3이나 내려가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에 휩싸여 선수로써 위상을 실추시켰다.

이런 안 좋은 여건에서 두산은 젊은 좌완 이현호와 함덕주에 거는 기대가 크다. 두 투수의 공통점은 빠른 공은 아니지만 커브볼 제구가 좋다는 것. 2015년 두산의 좌완 불펜의 중심으로 떠오른 함덕주는 68경기에서 61.2이닝을 소화하면서 16홀드를 기록할 만큼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기에 이번 시즌 부진은 코치진으로 하여금 안타까움만 가득했다.

앞으로의 두산 전력의 제일 낮은 평가를 받는 부분은 불펜이 될 것이다. 완벽한 왕조를 원하는 두산 베어스. 과연 불펜진의 공백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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