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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가 열리는 군산 근대역사관 입구 풍경
 간담회가 열리는 군산 근대역사관 입구 풍경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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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유력한 대권 잠룡으로 떠오른 이재명 성남시장이 11일 오후 6시 전북 군산 근대교육관에서 시민들과 간담회를 했다. 강성옥 군산시 의원(더불어민주당 소속)이 주관한 이 날 행사는 시작 전부터 청중이 발 디딜 틈도 없이 교육관을 가득 메워 입장하지 못한 이들도 많았다. 

행사 시작 전 있었던 자유발언에서는 시민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정천호씨는 최근 군산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로 떠오른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도크폐사 문제를 거론했다. 회사 근무 4년째라는 정씨는 "군산에 전입한 지 4년 됐다. 이번에 직장을 잃으면 어디로 이사할 처지도 못 된다"며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한 100만 범도민 서명운동에 모두 동참하셔서 도크폐사를 꼭 막아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강승현 이화여대 학생이 자유발언하고 있다.
 강승현 이화여대 학생이 자유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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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대 경영학부 이성규 학생은 "나는 이재명 시장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 전부터 관심이 많았다. '친일군사독재 잔재를 청산하겠다. 확실하게 칼질하겠다'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마음에 들어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며 "오늘 이 시장님 말씀 듣고 많이 배우러 왔다. 다음 대선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다시는 이번(박근혜-최순실 게이트)과 같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모두 주인 의식을 갖고 정치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순실 딸 정유라가 부정 입학했던 이화여대 체육과학부에 재학 중이라는 강승현 학생은 "박근혜를 탄핵하고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뒤 새로운 대통령이 나온다고 해도 그 사람이 우리 문제들을 해결해줄 거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 정경유착, 친일파 청산 등에 우리가 모두 주인 된 마음으로 참여해야 한다. 요즘 에스엔에스(SNS) 힘이 세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열심히 살아가는 촛불 시민, 특히 젊은 분들이 마음에 드는 글과 영상에 댓글 한번, 공유 한번 해주시라"고 호소했다.

정일수씨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벌어진 것은 우리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선거 사례를 보면 투표율이 20%~40%대 나오는 곳도 상당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는 정치꾼들이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번 촛불을 통해서 느꼈듯 국민이 나서면 저들은 말을 듣는다. 우리가 또다시 불행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70~80% 이상의 투표율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열심히 투표에 참여하면 대한민국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매국노와 다를 바 없어"

이재명 시장이 “이번에는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자"고 역설하고 있다.
 이재명 시장이 “이번에는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자"고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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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장은 "익산 원광대에서 강연하고 오는 길이다. 익산에서도 김대중 대통령 이후 가장 많은 시민이 참석했다고 하는데 군산도 누가 주최했는지 비슷하다. 뜨겁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너무 많은 분이 오셔서 간담회는 틀렸고, 하고 싶은 얘기 그중 일본 얘기를 좀 해야겠다"며 다수 야당과 국민의 반대에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서둘러 체결한 박근혜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북한은 남침했으니 적성국가 맞다. 그러면 일본은 뭐냐. 일본은 북한이 남침하기 5년 전까지 한반도를 침공해서 지배했던 침략국이다. 일본은 우리가 돈 들여 공장도 지어주고 신작로도 만들어주고 했다고 억지를 부린다. 또 있다. 독도 문제다.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일본의 책략에 넘어가면 안 된다. 일본이 팽창전략(대륙진출)을 실행할 때 첫 번째 희생지가 한반도다. 이처럼 군사적 측면에서 여전히 적성국인 일본 군대를 공인하는 군사협정을 맺고 군사정보를 제공할 수 있느냐는 거다."

이 시장은 "제대로 된 생각을 가진 대통령 같으면 협정문(GSOMIA) 서명을 앞두고 고민한다. 그러면 국민이 하라고 권하겠느냐. 그런데 자기가 일방적으로 나서서 서명했다. 그러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을 대표해서 대한민국 국익을 지키는 자가 아니라 일본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매국노 스파이와 다를 게 뭐냐"고 덧붙였다. 이에 한 시민이 "박근혜를 내란죄로 다스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일단 내쫓고 봅시다"라고 해서 박수가 터지기도.

"부당한 기득권들의 거센 저항 뚫고 나가야"

이 시장은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결국, 촛불의 힘으로 박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올 때 수갑을 채워 서울구치소로 가는 모습을 모든 사람에게 보여줘야 한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거리에서 탄핵을 외치는 시민들은 그 장면을 상상하면서 고통을 이겨낸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그래야 맞는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이 시장은 "국민의 불평등과 소외감을 해소하고 선진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서는 정경유착 등 불공정 고리를 끊고 공평하고 공정하게 경쟁하고 제대로 배분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하고 "여당 일부가 탄핵에 찬성했다고 해서 용서할 수 없다. 그들의 중추적인 세력 밑에는 재벌도 있다. 이번에는 공정하고 공평한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자"고 역설했다.

이 시장은 "경제 활성화와 민주주의 발전은 통일이 지름길"이라며 남북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시장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동안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 남북교류 중단 등으로 신뢰는 무너지고 통일은 멀어졌다"며 "부정부패로 얼룩진 국방은 내부에서, 신냉전 군비경쟁은 외부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두가 부당한 기득권 때문이다. 이번이 기회다. 부당한 기득권들의 거센 저항을 뚫고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가족 단위 청중도 여러 팀 눈에 띄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팬클럽 회원들이 행사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입장하지 못한 회원들은 '역전의 명수 군산에 초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9회 말까지 열심히 뛰겠습니다'란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사랑해요 이재명! 복지 강국 이재명! 대한민국 이재명!"을 외쳤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재명 시장, #군산 간담회, #근대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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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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