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

영화 포스터 ⓒ 판씨네마(주)


작년 한해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함께 받았던 영화 <위플래쉬>의 감독 다미엔 차렐레의 신작 <라라랜드>가 개봉했다. LA를 배경으로 재즈 피아니스트와 배우를 꿈꾸는 젊은 남녀의 사랑을 뮤지컬 영화로 표현했다. 재즈와 뮤지컬이라는 음성 예술을 영화 속에 담아내었다는 것도 의미 있지만, 그간 쉽게 찾아 볼 수 없었던 긍정적인 분위기의 뮤지컬 영화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특별하다. "<위플래쉬>보다 <라라랜드>를 사실 먼저 만들고 싶었다"라고 다미엔 차렐레가 말했기에,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주인공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은 각각 재즈 클럽과 여배우를 꿈꾸는 젊은이로 나온다. 아직 꿈꾸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인생은 미완성이다. 자신의 꿈꾸던 재즈와는 다른 음악을 연주해야 하며, 배우를 꿈꾸지만 매번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그들이다. 이상과 다르게 그들의 현실은 냉혹하다. 그들에게 LA는 아름다운 공간이며 동시에 차디찬 현실이기도 하다. 이들이 운명처럼 만나며 영화는 시작한다.

 라이언고슬링과 엠마스톤

라이언고슬링과 엠마스톤 ⓒ 판씨네마(주)


영화 분위기는 아름답고 몽환적이다. 마법이란 단어가 영화 내내 떠오른다. 영화 플롯 중간 중간 등장하는 뮤지컬이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마법처럼 가슴에 다가온다. 배우들의 의상과 조명이 만들어 낸 화려하고 쨍한 색감은 마치 영화를 꿈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장면 곳곳에 삽입된 재즈 선율은 영화의 몽환적 분위기를 증폭시킨다. 거기에 더해 그리피스 천문대와 같은 LA명소는 아름다움을 더한다. 음악, 장소, 색감 등 관객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이 더해져 영화는 현실을 환상처럼, 환상을 현실처럼 만들어 낸다.

이 영화가 무엇보다도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두 주인공 덕이다. 미완성 단계에 있지만 서로를 인정하며 꿈을 키워가는 두 청춘의 이야기를 담는다. 서로가 서로의 가치를 알아보고, 그 자체로 인정받을 수 있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 진짜 이 영화의 가치가 담겨 있다. 라라랜드는 LA라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그들의 품었던 꿈과 사랑에 담긴 것이다.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도 일품이다. 엠마 스톤은 이 영화를 통해 올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라이언 고슬링은 <노트북>에 이어 누구나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남자주인공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하지만 그 둘의 이야기가 영화 내내 순탄하지만은 않다. 영화를 아름답게 만들었던 두 주인공의 꿈과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대립한다. 현실적인 문제들이 두 주인공을 괴롭힌다. 그리고 이 순간 영화는 다시 한 번 마법 같은 순간을 만들어 낸다. 과연 그 둘의 사랑은 계속 될 수 있을까? 다미엔 차젤레 감독이 만든 마법적인 사랑 그리고 음악 영화. 연말 달달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관객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허나 깊은 재즈를 담아내기에 그 둘의 4계절이 아직 덜 여문 느낌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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