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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부산 동의대학교(사립) 교수들이 "박근혜씨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즉각 하야하라"고 요구했다.

동의대 교수들은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동의대 교수 일동'이란 이름으로, 23일 '박근혜 대통령 즉각 하야하라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전체 교수 430여 명 가운데 신태섭·박지영 교수 등 126명이 이름을 올렸다.

교수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헌정 유린과 실정법 위반으로 대통령 자격을 원천적으로 잃었으니 즉각 사퇴하고 엄정 수사 받으라"고 했다.

부산 동의대학교.
 부산 동의대학교.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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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동의대 교수들의 시국선언문과 참여자 명단.

박근혜 씨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즉각 하야하라 

국민은 당신에게 대통령직에서 즉각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 마음에서 당신은 지워졌다. 당신은 취임 이래 줄곧 국민들을 실망시키더니, 마침내는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헌정 파괴로 온 국민을 절망에 빠뜨렸다. 그리곤 책임전가의 거짓사과로 국민의 분노를 자극하더니, 이제는 국민에게 법대로 자신을 끌어내보라며 국민을 적대시하고 있다.

당신은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을 원천적으로 상실했다. 경제민주화 공약을 뒤엎고 우리 국민을 극단적인 양극화와 천문학적인 국가채무와 청년실업의 길로 내몬 일, 세월호참사시 구조의 골든타임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놓친 뒤 남 탓만 한 일, 일본의 사과도 없이 위안부 문제를 돈 몇 푼의 보상과 맞바꿔버린 일, 친일·독재를 미화한 역사왜곡 국정교과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일, 백남기 농민을 물대포로 사망에 이르게 하고 병사라고 강변한 일 등등.. 당신이 우리 국민을 아프게 한 일은 차고도 넘친다.

그러나 지금 국민들이 당신에게 물러나라는 것은 단순히 그런 실정들 때문이 아니다. 당신이 넘어선 안 되는 선을 넘었기에, 헌정 파괴와 국민 적대를 획책했기에,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을 원천적으로 상실했기에 그런 것이다.

최순실과 그 일당들은 당신의 비호 하에서 불법부당한 각종 이권개입과 강제모금을 대통령 관심 국정과제로 포장해 천문학적인 돈을 챙기고, 대통령의 위세를 앞세워 초법적인 세도를 안하무인 부려왔다. 그리고, 당신은 그들에게 거슬리는 사람들을 '나쁜 사람'이라며 무단히 잘라내고, 이들이 국정을 좌지우지하도록 부추겨왔다.

당신의 비호 속에서 최순실 일당이 벌인 각종 국정농단의 현장이 적나라하게 담겨진 태블릿PC, 대기업들의 뇌물성 거액 기부와 파렴치한 인사개입이 당신의 지시에 의한 것임을 말해주는 안종범의 수첩과 증언, 대통령처럼 군림하며 국정을 농단하던 최순실과 당신의 공모를 밝혀주는 정호성의 휴대전화 등등.. 끝 모르게 밝혀지고 있는 증거와 증언들이 그 모든 탐욕과 불법과 헌정파괴의 몸통이 대통령 당신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11월 20일 중간수사발표에서 검찰도 당신을 범죄피의자로 입건한다고 밝혔다. 

그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자 당신은 '미안해 나도 속았어'라며 짧은 사과를 했지만, 국민들은 그러한 건성 사과에 분노했다. '대통령은 국방·외교만 하고 내치는 책임총리에게 맡기되 헌법이 정한 대통령 권한은 유지하겠다는 논리충돌의 궤변'과 '최순실 엄정 수사를 명하며 불쌍한 척하는 피해자 코스프레'로 이뤄진 두 번째 사과가 이어졌고, 국민들은 본질호도와 책임전가의 연출된 발연기에 더욱 분노했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분노한 백만 시민이 한 입으로 하야를 외치자, 당신은 돌연 태도를 바꿨다. 탄핵을 할 테면 해보라고. 법을 능멸하고 그 위에 군림하던 자가 갑자기 법 타령을 하며 법이 정한 대통령의 권한을 지키겠다며 몽니를 부리고 있다.

즉각 하야하고 법의 심판을 받으라. 당신은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부인했다. 그리고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 정면 도전했다. 당신은 초법적인 독재자가 되어 국민을 능멸하며 각종 불법을 저질렀다.

각종 조사에서 국민의 90%가 당신의 즉각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 거리에서 시민들의 하야 함성이 연일 울려 퍼지고 있다. 역사에 기록된 독재자들의 말로를 기억하라. 사리사욕을 내려놓지 못해 국민과 국가의 길을 막고 공멸의 위기로 몰아넣을 것인가? 아니면 막판이라도 흔쾌히 내려와 국민과 국가에게 길을 터줄 것인가?

당신은 더 이상 우리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다. 헌정파괴와 불법비리의 범죄자일 뿐이다. 당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국민이 즉각 하야와 엄중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마땅히 당신이 받들어야 할 지고의 명령이다. 국민주권을 더 이상 농락하지 말라. 당신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박근혜씨, 당신은 국민에 대한 적대를 멈추고, 즉각 하야하고, 법의 심판을 받으라!

2016. 11. 24.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동의대 교수 일동

<참여자 명단> 강경구(중어중문학과) 강경화(한의학과) 강창완(데이터정보학과) 강태중(광고홍보학과) 구남국(조선해양공학과) 권현주(생명응용학과) 김노원(환경공학과) 김병조(물리치료학과) 김병철(영화학과) 김보경(한의학과) 김명혜(신문방송학과) 김세환(건축설비공학과) 김연희(생명공학과) 김영근(무역학과) 김영미(사회복지학과) 김영찬(중어중문학과) 김영철(디지털문화콘텐츠학과) 김옥희(사회복지학과) 김원일(한의학과) 김유창(산업경영공학과) 김이석(영화학과) 김인호(사학과) 김인호(중어중문학과) 김종오(경찰행정학과) 김종원(경영정보학과) 김중환(물리학과) 김진덕(컴퓨터공학과) 김진화(평생교육청소년상담학과) 김창호(영어영문학과) 김철민(e-비즈니스학과) 김태운(법학과) 김형식(독어독문학과) 김형렬(사학과) 김호균(산업경영공학과) 김훈(한의학과) 남수현(경영학과) 류재칠(수학과) 류호섭(건축학과) 문종대(신문방송학과) 박률(건축설비공학과) 박만준(철학상담심리학과) 박순준(사학과) 박영강(행정학과) 박지영(사회복지학과) 박진(철학상담심리학과) 박충무(임상병리학과) 박태진(재무부동산학과) 백천현(산업경영공학과) 손광명(전기공학과) 손국환(디지털영상공학부) 손장호(환경공학과) 신순식(한의학과) 신태섭(광고홍보광학과) 안귀임(컴퓨터과학과) 양민수(신문방송학과) 양재범(산업디자인학과) 양재혁(건축학과) 오원태(신소재공학과) 오인용(영어영문학과) 오혁진(평생교육청소년상담학과) 유동철(사회복지학과) 윤명희(평생교육청소년상담학과) 윤상기(문헌정보학과) 윤영태(신문방송학과) 윤유라(문헌정보학과) 유형숙(호텔컨벤션경영학과) 윤지영(국어국문문예창작학과) 윤태환(호텔컨벤션경영학과) 윤현서(치위생학과) 윤화정(한의학과) 이경규(일어일문학과) 이기녕(음악학과) 이달별(소방행정학과) 이두호(기계공학과) 이민홍(사회복지학과) 이범웅(재무부동산학과) 이성원(산업디자인학과) 이승연(한의학과) 이승훈(산업경영공학과) 이영학(교직학부) 이영희(중어중문학과) 이유종(정보통신공학과) 이은우(생명응용학과) 이정희(평생교육청소년상담학과) 이종형(전자공학과) 이종환(물리학과) 이진범(분자생물학과) 이철우(국어국문문예창작학과) 이태문(건축학과) 이현우(광고홍보학과) 이호규(국어국문문예창작학과) 임용(임상병리학과) 임창건(영어영문학과) 임학순(영어영문학과) 장시웅(컴퓨터과학과) 장종욱(컴퓨터공학과) 전동균(국어국문문예창작학과) 전숭종(생명공학과) 전점이(간호학과) 전형구(정보통신공학과) 정영미(문헌정보학과) 정경환(철학상담심리학과) 정병길(환경공학과) 정주영(교직학부) 정준식(국어국문문예창작학과) 정중영(금융보험학과) 정찬동(국어국문문예창작학과) 조삼현(유통물류학과) 조성우(한의학과) 조용진(조선해양공학과) 조영훈(사회복지학과) 조정래(독어독문학과) 차동욱(행정학과) 차민철(영화학과) 최성진(법학과) 최승배(데이터정보학과) 최연주(사학과) 최용진(화학공학과) 최우봉(생명공학과) 하기종(음악학과) 하상일(국어국문문예창작학과) 한기조(무역학과) 한영수(미술학과) 허만규(분자생물학과) 허은희(영화학과) 황이철(메카트로닉스공학과) 등 총 126명.


태그:#박근혜 대통령, #동의대학교,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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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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