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프랑스는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 A조에서 유일하게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후반 10분 프리킥을 얻어낸 스웨덴의 포스베리가 선제골을 기록했지만, 곧바로 포그바가 동점 골을 넣었고, 7분 뒤 파예의 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승점 3점을 획득한 프랑스는 2016년 공식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아직 5경기가 남아있지만, 최하위 룩셈부르크를 비롯하여 한 번씩 이겨본 경험이 있는 팀과의 맞대결이기 때문에 수월하게 월드컵 티켓을 따낼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동안 프랑스는 강팀임에도 불구하고 국제대회에서 줄곧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었다. 자국에서 열렸던 1998년 월드컵에서는 환상적인 스쿼드와 함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후 2년 뒤에 열린 유로 대회에서도 연이어 우승하며 세계 최강으로 우뚝 거듭나는 듯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참가했던 메이저대회에서는 들쭉날쭉한 성적으로 느낌표보다는 물음표를 남겼기 때문이다.

특히 월드컵과 유로 대회에서 상반된 성적을 거두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지독한 불운 끝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얻은 뒤 유로에서는 8강까지 올라갔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준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는 줄 알았지만 이어진 유로에서는 다시 어처구니없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내부적인 갈등과 부진을 거듭하며 최악의 모습을 선보였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마치 어떤 공식에 이끌린 것처럼 2년 뒤 유로에서는 8강에 올랐다.

비교적 최근에서야 브라질 월드컵과 유로 대회에서 8강과 준우승이라는 호성적을 낼 수 있었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데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성공적인 세대교체였다. 실제로 남아공 월드컵 당시 30대에 가까운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며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브라질 월드컵에선 과도기 단계에 거치며 신구 조화가 잘 이루어졌고, 유로에서는 그 시스템이 한층 더 유연해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러시아 월드컵 우승 도전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프랑스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파헤쳐보자.

신구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는 수비진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레블뢰 군단.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레블뢰 군단. ⓒ FIFA 공식 홈페이지


현재 프랑스의 감독을 맡고 디디에 데샹 감독은 수비수 겸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이다. 현역 시절 수비에 일가견이 있던 그는 감독직을 맡고도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베테랑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데샹 감독에게 있어 수비진의 세대교체는 그 어떤 포지션보다 완벽했다. 기존의 유능한 선수들을 필두로,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어리지만 유능한 선수들이 끊임없이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대표팀 명단에 발탁되지 않은 선수들도 소속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호시탐탐 백포라인의 한 자리를 노리고 있다.

골키퍼 포지션부터 든든하다. 요리스가 건재한 가운데 백업 선수로는 최근 가파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1993년생의 아레올라가 눈에 띈다. 195cm의 큰 신장을 바탕으로 어느덧 PSG의 주전 골키퍼로 자리 잡은 그는 차세대 프랑스의 골문을 든든히 지켜줄 수 있는 선수임이 분명하다.

경험과 연륜이 중요한 백포라인에서 왼쪽 풀백은 아직도 에브라가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으며 쿠르자와와 디뉴가 호시탐탐 그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중앙 수비수 자원 역시 넘쳐나는데 코시엘니와 바란이 주로 호흡을 맞추고 있지만 움티티와 망갈라, 라포르테와 조우마까지 잊지 말아야 한다. 우측 풀백은 사냐가 있긴 하지만 역시나 릴에서 맹활약 중인 코르치아가 러시아에 동행할 확률이 높다.

월드클래스로 거듭난 무결점의 허리

 끊임없는 활동량과 중원 장악을 선보인 프랑스의 허리.

끊임없는 활동량과 중원 장악을 선보인 프랑스의 허리. ⓒ FIFA 공식 홈페이지


모든 위치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1998년 월드컵과 2000년 유로에서 우승했을 당시 프랑스의 미드필더 면면을 살펴보면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아트사커의 창시자로 불리는 지단을 비롯하여 프티와 비에이라, 데샹이 버티고 있는 허리는 완벽에 가까웠다. 그 당시 보여주었던 임팩트까지는 아니지만, 현재 프랑스의 미드필더 구성원들도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 중심에는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포그바가 있다. 만 23세에 불과한 그는 볼을 지키는 능력부터 탈압박과 개인기, 패스와 슛까지 미드필더가 갖춰야 할 재능을 두루 섭렵하며 프랑스 허리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파트너로는 첼시로 이적한 뒤에도 여전히 폭발적인 활동량을 선보이는 캉테, 공격과 수비에 모두 능한 마투이디가 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파예 역시 날카로운 킥을 바탕으로 맹활약 중이다. 그 밖에 미드필더 전 지역을 소화할 수 있는 시소코도 줄곧 대표팀에 차출되고 있으며 라비오나 콘도그비아와 같이 잠재력이 풍부한 어린 선수들이 즐비해 있다.

상승세와 전성기가 만난 공격진

 프랑스의 해결사로 거듭난 그리즈만.

프랑스의 해결사로 거듭난 그리즈만. ⓒ FIFA 공식 홈페이지


실력만 놓고 본다면 벤제마의 합류를 반길 일이지만 그가 저질렀던 잘못이 가볍지가 않기에 다시 발탁될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최근 유럽의 주요 리그에서 그를 대신할 여러 인재가 있기에 걱정을 접어둘 수 있다.

우선 신성들의 활약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뮌헨으로 임대되어 벤치만 달굴 줄 알았던 코망은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준주전급 선수로 성장했다. 로벤과 리베리가 잦은 부상과 함께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어 더욱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오스만 뎀벨레 역시 프랑스 출신이다. 원더키드로 불리는 뎀벨레는 아직 20살도 되지 않은 초특급 유망주다. 이번 시즌 10경기에 나서 2골 4도움을 기록하더니 A매치 명단에도 발탁되며 본격적인 활약을 예고했다.

비단 어린 선수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세비야에서 AT 마드리드로 적을 옮긴 가메이로 역시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최근 지루가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고 있어 벤제마의 가장 이상적인 대안으로 손꼽힌다.

그리즈만은 말이 필요 없는 선수로 성장한 지 오래다. 지난 2년 동안 AT 마드리드에서 20골 이상을 넣으며 해결사 역할을 해왔던 그는 가메이로와 함께 이번 시즌도 공격을 이끌고 있다. 앙토니 마샬 역시 어린 나이지만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최다 득점자로 활약했고, 수준급의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무대에서 큰 기복 없이 2년 연속 20골 이상을 넣으며 활약했던 라카제트도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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