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재명 성남시장은 5일 저녁 창원대에서 경남미래행정포럼 초청으로 강연한 뒤, 이병하 이사장과 대담했다. 다음은 이병하 이사장이 묻고 이재명 시장이 답변한 대담 전문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5일 저녁 창원대에서 이병하 경남미래행정포럼 이사장과 함께 토크쇼를 벌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5일 저녁 창원대에서 이병하 경남미래행정포럼 이사장과 함께 토크쇼를 벌였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나는 진보 아냐... 법과 상식이 잘 지켜지는 나라 만들어야"

- '이명박근혜'에 대해 야당의 대처가 무능하다는 지적이 있다. 다수당을 만들어 주었는데 이재명 시장의 연설 하나보다 못하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옛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당시, 저는 설사 그 내용이 문제가 된다면 그 구성원을 처벌해야지 정당을 해산하면 안 된다고 했다. 선동한 사람이 있다면 그 몇 사람이 문제인 것이지, 다른 사람은 음모나 공모한 것이 아니기에 책임을 물으면 안 된다. 정당 해산하면 그 당의 국회의원은 직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정당해산 되었다고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한 것은 잘못이고 정치적 탄압이다. 옛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해서는 앞으로 재심할 경우, 정부가 미안하다고 사과할 것이라 본다.

저는 진보는 아니다. 우리 사회가 진보와 보수로 가를 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아직은 친일과 부패, 독재 등의 쓰레기와 전쟁 상태다. 쓰레기를 치워야 한다. 쓰레기가 가득하다. 쓰레기가 보수 이름을 빌려 보수로 가장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진보정당이라기보다 보수정당 정도에 불과하다. 저는 이것이 옳으냐, 바람직하냐를 따져야 한다고 본다. 그것은 바로 헌법적 가치다. 헌법의 핵심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전제국'이 아니다. 국민 개개인이 주인이다. 왜 힘이 쎈 사람은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느냐.

이 나라는 국민이 세금으로 구조조정 하면, 같은 국민인데 하필이면 왜 노동자부터 자르느냐. 유럽 국가는 근로자 대표가 회사 이사로 참여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는 회사 이사에 근로자가 한 명도 없다. 우리는 최저임금 안 지키는 데가 많다. 미국은 최저임금 안 지키면 엄한 징벌 해서 회사가 망하게 한다.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지 않는 업주가 많다. 법정 근로시간보다 더 근로하는 사람이 370만 명이나 된다. 불법근로 시키는 실제 사주를 잡아 처벌해야 한다. 불법연장근로를 없앨 경우 노동부는 15만 개, 노동계는 60만 개의 일자리 생긴다고 한다. 당연히 지켜야 될 법과 상식이 잘 지켜지는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제가 보수밖에 되지 않는다."

- 공무원의 노동조합 결성과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노동 조직과 연대는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 주어야 한다. 사람들은 본인이 노동자인데 노동자임을 부정하고 싶어 한다. 노동자는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사람이다. 공무원도 노동자다. 공무원노조가 있으면 시장이 나쁜 짓을 하기 어렵다. 성남시는 전국 단일 최대 공무원노조다. 유럽은 경찰도 파업한다. 공무원으로서 역할만 하게 하고, 단체행동권은 단계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에는 '전제주의' 사고가 많다. 개발 독재를 해오면서 국민이 모이는 것을 두려워한다. 국민이 모이면 나쁜 짓 하는 게 아니라 바르게 가는 것이다. 시민 사이의 조직이 횡적으로 많을수록 좋은 사회다. 공무원의 정치중립 명목은 그럴듯한데, 실제는 정치중립 아니라 정치 편향을 강요하는 것이다.

- 일부는 이재명 시장이 법무부 장관이 되어 칼춤을 추기를 바라는데.
"장관하는 것보다 시장 하겠다. 장관은 실권도 없는데."

- 올바른 역사 인식에 대해서는.
"일본군위안부 한일합의는 무효다. 그때 저는 '박근혜 나빠'라고 했다. 이런 이야기 하면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지킴이를 하고 있는 대학생들을 찾아가기도 했다. 그때 제가 박근혜를 흉봤다고 해서 '박근혜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당했고, 지킴이한테 장갑을 주었다고 해서 기부행위로 고발을 당했으며, 불법시위의 집회 공범이라고 고소를 당했다. 그래서 수사를 했다. 이 나라가 그렇다.

역사에 대한 해석과 입장을 왜 한 가지로만 가르치려고 하느냐. 사람이 국가 소유물이냐. 역사 왜곡이 정말 심각하다. 며칠 전 박정희가 죽은 날(10월 26일)이었다. 그 행사를 하는데 국방부에서 공문에 '박정희가 광복군 출신'이라 써서 보냈다고 한다.

박정희는 명백하게 혈서 쓰고 만주군관학교 출신이고, 일본군 장교를 자랑스럽게 여긴 사람이다.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를 만들고 있다. 역사가 민족의 뿌리다. 그러니까 저런 난리를 치면서 숨어서 몰래 교과서를 쓴다. 국정 교과서를 없애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조만간 집에 갈 거 같으니까 가고 나면 교과서 원상복구 해야 한다.

- 행정의 혁신이나 개혁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지.
"시장 잘 뽑으면 깔끔하게 된다. 그러면 다 바뀐다."

- 지역에서 지도자를 양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면?
"'리더'에 대한 환상이 있다. 보통 리더는 경험 많고 고위직함을 가진, 소위 말해 스펙을 가진 사람이 좋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생각이 바르고 의지가 강하고 성실한 사람이 최고의 자원이다. 그런 사람을 키우면 된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국민 대중의 선택이 바뀌고 있다.

고도성장 사회는 기회가 많다. 실패해도 기회가 있다. 그런데 저성장 사회가 되면 기회가 줄어든다. 사람들의 소비 패턴도 바뀌고 신중해진다. 그래서 정치적 변화가 온다. 지금은 과거 무슨 엄청난 직함이나 역할을 했다고 내세우면 국민들은 그 직함과 권한을 갖고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면,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은 이점이 아니라 오점이고, 무능함이다.

작더라도 알맹이가 있으면, 그것을 선택하면 된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지역에서 합의해서 경쟁시켜서 키우면 된다. 어디서 무엇을 해 먹은 사람을 찾으니까 우리는 결국 변화가 없다. 우리가 판단하고 우리가 만들면 된다. 저는 그냥 동네 변호사였다. 성질이 못되어 물면 끝장을 본다. 그러다가 감옥에도 가고 수배도 당했다.

성남에 500명 정도 모인 시민단체가 있는데, 저는 대표를 한 번도 하지 못하고, 간사와 차장, 국장, 집행위원장을 했다. 그런데 선택을 받아서 시장을 했다. 이제는 경력이 중요하지 않다. 우리 안에도 좋은 자원이 많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5일 저녁 창원대에서 이병하 경남미래행정포럼 이사장과 함께 토크쇼를 벌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5일 저녁 창원대에서 이병하 경남미래행정포럼 이사장과 함께 토크쇼를 벌였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기득권 더 강해져... '진짜 변화' 필요하다"

- 성남시가 지방자치의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가절하되었다는 지적도 있고, 다음에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왜 안 물어주나 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정치 본연의 역할은 구성원이 좀 더 잘 살도록 하는 것이다. 정치는 유권자들에게 자기한테 이익을 주는 걸 고르는 것이다. '죽어도 이거야'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경우는 빼고, 다 나한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면 찍는다. 중도는 이념이고 관계없이 나한테 이익이 되는 사람을 선택한다. 이익을 준다는 확신을 주면 된다.

대개 사람들은, 진보는 깨끗하고 좋은데 무능해서 표를 주고 싶은데 못 줄 것이라 하고, 보수는 부패하지만 유능하고, 자기들 먹고 남는 거 조금은 올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깨끗하고 좋다면, 실제로 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지지할 것이다. 말이 아니고 실력으로 말이다. 포지션 이동한다고 해서 표를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 경남은 지방의회가 자치단체장의 들러리 역할 밖에 안된다. 의회의 무용론이 많이 나온다. 아무런 견제도 못 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회는 없는 거 보다는 있는 게 낫다. 특정정당이 독점하니 문제다. 호남과 영남은 일당독재다. 수도권은 경쟁하고, 거의 의회가 여야 동수다. 지역마다 제도의 장단점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의원들은 정당 공천하지 않는 게 맞다. 그러나 정치권은 공천권 포기하지 못한다."

- 환경문제가 심각하다. 낙동강 녹조와 원전 문제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4대강사업은 간단히 말하면 미친 짓이다. 관리비용도 많이 든다. 금강에서 사람 키 높이만 한 메기가 죽었다. 4대강 때문이었다. 국고 손실 혐의로 이명박을 감방에 보내는 게 내 소원이다.

활성단층이 있다는 거 알면서 원전을 짓고 있다. 원전이 싸다고 교육을 받았는데 비용 계산을 이상하게 한다. 핵 처리 비용까지 따지면 엄청나다. 혹시라도 사고가 나거나 지진이 나면 엄청난 피해니까 그 비용도 계산해야 한다.

원전은 화석연료나 대체에너지 보다 더 비싸고 위험하다. 없애야 하는 게 맞다. 대체에너지는 산업으로 개발하고, 그러면 일자리 창출도 할 수 있다. 대체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는 게 훨씬 낫다. 풍력이나 수력, 태양열 등을 개발하고 원전은 빠른 시간에 제로로 해야 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5일 저녁 창원대에서 이병하 경남미래행정포럼 이사장과 함께 토크쇼를 벌인 뒤 참가자들과 인증샷을 찍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5일 저녁 창원대에서 이병하 경남미래행정포럼 이사장과 함께 토크쇼를 벌인 뒤 참가자들과 인증샷을 찍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 소득의 사회 양극화가 심각하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 사회가 가지는 자원과 기회의 총량은 갑자기 줄어드는 게 아니다. 속도가 느려서 그렇지 사회의 자원과 기회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특정 소수한테 그것이 집중되면 나라가 망하는 것이다. 농토가 생산 수단이던 시대에 토지를 일부 계층만 가졌을 때 체제 위기가 왔던 것이다. 자원과 기회를 공평하게 나누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사람의 욕심은 줄어들지 않는다. 그 욕심을 무한대로 두면 동물이다. 그것을 억제하도록 하는 게 정치이고 국가다. 힘센 사람들의 욕심을 줄이고, 덜 가진 사람들한테 기회를 더 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자원과 기회를 지나치게 독점하는 시대가 되면 경기침체로 온다. 불평등을 해소하는 게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불평등, 불공정은 온갖 영역에 있다. 기업이 그렇다. 사법시험이 없어져 안타깝다. 지금은 4년제 대학 나오지 않으면, 로스쿨이 없으면 법조인이 될 수 없다. 기회가 봉쇄되고, 모든 게 막히면 구성원은 모두 의욕을 잃는다. 전체가 망하게 되고, 개인도 희망이 없어 열정을 포기하게 된다. 그러면 그 사회는 통째로 망한다.

요즘은 젊은이들이 미래가 없다고 한다.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하는 게 처음이다. 전쟁 때도 아버지는 자식 세대가 더 나아질 것이라 했다. 현재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것보다 미래가 있느냐 없느냐로 꿈을 갖기도 하고 좌절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다음 세대가 불평등할 것이라 하니까 암울하다.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5년마다 한 번씩 하는, 뽑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 남북 분단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
"지금도 역시 한반도 둘러싼 강대국은 우리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내부에도 분단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 하는 세력이 있다. 한완상 전 부총리는 '적대적 공생관계'라 했다. 쓰레기 부패 집단이 아무 때나 써먹을 수 있는 게 분단이다. 이른바 종북몰이다. 이거만큼 유용한 무기가 없다.

말로만 통일하자는 사람들을 극복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 국가권력을 공익을 위해 행사하는, 민주화된 권력이 되는 것이 대전제다. 일부 젊은 사람들은 통일을 왜 하느냐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한테 돈 이야기를 하면 된다. 통일이 안 되는 것 때문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싸고 가장 훌륭한 능력이 있는 인력이 있고, 특히 통역이 필요 없는 엄청난 시장이 북한이다. 개성공단을 해서 우리가 많은 이익을 보지 않았느냐. 통일 비용도 줄어들 것이다.

지금은 전쟁의 위험 요소를 없애야 한다. 그런데 통일을 바라지 않는 자들의 방해가 너무 집요하다. 통일교육도 해야 한다. 젊은이들한테 통일이 되면 손해가 아니고 훨씬 이익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평화로 가서 통일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인사말을 하면.
"지금은 정말 힘든 시기다. 기득권은 과거 민주정부 10년 때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 윤리와 도덕이 상실이고, 친일과 독재가 무슨 잘못이냐고 한다. 기득권은 그만큼 강해졌다.

공평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그렇게 바꾸는 거 자체도 어렵고, 바꾼다고 한들 기득권 세력한테 밀려서 한 발짝도 못 나갈 판이다. 진짜 변화는 정치에서 오지 않는다. 진짜 변화는 국민 에너지가 응축되어 폭발적으로 행사될 때 비로소 변화가 가능하다. 우리가 답을 만들어 그들에게 강요해야 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5일 저녁 창원대에서 이병하 경남미래행정포럼 이사장과 함께 토크쇼를 벌인 뒤 참가자들과 함께 인증샷을 찍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5일 저녁 창원대에서 이병하 경남미래행정포럼 이사장과 함께 토크쇼를 벌인 뒤 참가자들과 함께 인증샷을 찍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태그:#이재명, #이병하
댓글1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