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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아 씨가 구례자연드림파크 매장의 계산대에 서 있다. 한 씨는 대처가 아닌, 고향에서 일해 더 좋다고 했다.
 한정아 씨가 구례자연드림파크 매장의 계산대에 서 있다. 한 씨는 대처가 아닌, 고향에서 일해 더 좋다고 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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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다니니까 좋아요. 엄마 아빠랑 같이 살고요. 잠잘 곳, 먹을 것 걱정 안 해도 되잖아요. 친구들도 많아서 외롭지 않고요. 여유가 있는 것 같아요. 지리산과 섬진강을 끼고 있어서 공기도 맑잖아요. 구례가."

지리산 자락 구례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한정아(22)씨의 말이다. 한씨는 구례 자연드림파크 매장에서 일하고 있다. 매장에서 파는 물건을 진열하고 계산하는 게 그녀의 일이다.

한씨가 구례 자연드림파크에 들어간 건 지난해 8월. 대학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한 직후였다. 다니던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고, 뚜렷한 비전도 찾지 못해 그만뒀다. 다시 학교로 돌아갈 생각도 없다.

때마침 나온 구례 자연드림파크의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다. 매장에서는 4명이 함께 근무를 한다. 3명이 아침 일찍 출근해서 문을 열고, 1명은 오후에 나와서 저녁 마감까지 하는 근무 방식이다. 한 주는 하루, 또 한 주는 이틀 쉬는 형태로 주 5.5일 근무한다.

한정아 씨가 자신의 취업에 얽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난 4일 구례자연드림파크 전시판매장 앞에서다.
 한정아 씨가 자신의 취업에 얽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난 4일 구례자연드림파크 전시판매장 앞에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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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생활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죠. 막상 와서 보니 너무 좋아요. 서비스업이어서 주말에도 근무를 하는데, 그것 빼고는 어려운 것 없어요. 일도 재밌고요. 같이 일하는 분들도 딸이나 동생 대하듯이 자상하게 대해 주시고요."

한씨는 매장 근무자들 모두 가족 같다고 했다. 직원 가운데 가장 어린 축에 들어가서 배려나 귀여움도 많이 받는다고 했다.

한씨가 다니는 구례 자연드림파크는 친환경 식품을 가공·생산하고, 이를 토대로 체험까지 할 수 있는 체험형 테마파크다. 볼거리와 체험거리 푸짐한 여행지의 다른 이름이다.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인 아이쿱생협이 2011년 6월 용방농공단지 9만6000㎡를 한꺼번에 분양받아 조성했다. 아이쿱생협은 전국의 조합원 23만7000여 명으로 이뤄져 있다.

구례자연드림파크 우유공방 전경. 구례자연드림파크는 라면, 우유, 베이커리, 과자 등 상품을 만드는 17개 공방(가공공장)과 물류센터를 갖추고 있다.
 구례자연드림파크 우유공방 전경. 구례자연드림파크는 라면, 우유, 베이커리, 과자 등 상품을 만드는 17개 공방(가공공장)과 물류센터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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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공방 앞에 설치된 젖소 조형물.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친환경 식품을 가공·생산하고, 이를 토대로 체험까지 할 수 있는 체험형 테마파크다.
 우유공방 앞에 설치된 젖소 조형물.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친환경 식품을 가공·생산하고, 이를 토대로 체험까지 할 수 있는 체험형 테마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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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생협은 이곳에 지난해까지 모두 718억 원을 투자했다. 2012년 우리밀 라면공장을 시작으로 베이커리, 과자, 김치, 전분, 도정 등 자연드림 상품을 만드는 17개 공방(가공공장)과 물류센터를 갖췄다.

근무인원은 현재 470여 명. 구례에 하나뿐인 50명 이상 고용 사업체다. 고용인 가운데 80%가 구례와 전남지역 연고자다. 외지에서 온 나머지 고용인도 구례에 살고 있다. 고용인 평균 나이는 38살, '젊은 기업'이다.

우리밀 피자, 쿠키, 초콜릿, 소시지, 빙수 만들기 등 방문객을 위한 갖가지 체험공방을 갖추고 있다. 농공단지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게스트하우스(휴센터), 개봉 영화관(2개관), 레스토랑, 회의실, 선술집 등도 있다. 조합원과 직원, 지역주민, 관광객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구례자연드림파크 전시판매장 계산대에 선 한정아 씨. 판매할 물건을 정리하고 계산하는 게 그녀의 주된 일이다.
 구례자연드림파크 전시판매장 계산대에 선 한정아 씨. 판매할 물건을 정리하고 계산하는 게 그녀의 주된 일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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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자연드림파크에 대한 한씨의 자긍심도 크다.

"들어와서 일하기 전까지는 몰랐어요. 아이쿱생협이 어떤 곳인지, 자연드림파크가 뭐하는 곳인지요. 와서 보니, 제가 생각하던 회사하고는 많이 다르더라고요.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고, 생활협동조합이잖아요. 직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하더라고요. 저도 그렇고요."

다른 직원들처럼 한씨도 입사 직후 아이쿱생협의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가입비 5만 원에다 매달 회비 1만 원을 내고 있다. 회사의 조합원이면서 직원인 셈이다. 퇴근하면서 집에서 필요로 하는 질 좋은 생필품이나 식료품을 사갈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회사에서 집이 있는 읍내까지의 출퇴근은 그녀의 부모가 도와준다. 

"사람들이 많이 와요. 단체 체험객이 많거든요. 가족끼리 찾아오는 분들도 상당하고요. 체험의 마지막 코스가 우리 매장이거든요. 주말 같은 땐 많이 바쁘죠."

구례자연드림파크 전시판매장 전경. 한정아 씨가 일하고 있는 곳이다.
 구례자연드림파크 전시판매장 전경. 한정아 씨가 일하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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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자연드림파크 전시판매장을 찾은 한 소비자가 진열된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구례자연드림파크 전시판매장을 찾은 한 소비자가 진열된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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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자연드림파크의 견학과 체험은 인터넷이나 전화 예약을 통해 이뤄진다. 가족 단위 체험은 하루 세 차례 정해진 시간에 한다. 라면, 과자, 빵, 수제맥주 등을 생산하는 공방의 견학로를 따라 돌아보며 안전한 먹을거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확인한다. 우리밀 피자, 우리밀 쿠키, 케이크, 소시지 등도 직접 만들어본다. 매주 일·월요일은 쉰다.

유료로 이뤄지는 체험이지만 지난해 3∼4만 명이 다녀갔다. 올해도 상반기 동안 2만여 명 가까이 견학과 체험을 했다. 일반 방문객까지 합하면 지난해 16만 명이나 됐다.

"우리 지역에 이렇게 좋은 기업이 있어서 정말 좋죠. 덕분에 구례도 달라지고 있어요. 어른들이 그러시더라고요. '너는 좋겄다. 복 받았다'고요. 다른 친구들도 저처럼 고향에서 일하면서 만족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한씨의 자랑이자 소망이다.

구례자연드림파크가 2년째 연 락페스티벌. 올해는 지난 8월 27일 자연드림파크 내 잔디광장에서 열렸다.
 구례자연드림파크가 2년째 연 락페스티벌. 올해는 지난 8월 27일 자연드림파크 내 잔디광장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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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남새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정아, #구례자연드림파크, #아이쿱생협, #자연드림파크, #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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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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