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쏭> 영화 포스터

▲ <드림 쏭> 영화 포스터 ⓒ (주)시네마리퍼블릭


애니메이션 <드림 쏭>은 중국의 록 가수 정쥔이 낸 그래픽 노블 <티베탄 록 독>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과거 '라사로 돌아가(回到拉薩)'란 곡으로 인기를 얻었던 정쥔은 노랫말처럼 티베트를 좋아한다. 개는 세 마리나 기를 정도로 사랑한다. 록 역시 뻬먹으면 곤란하다. 티베트, 개, 록이란 세 가지 요소가 섞인 이야기가 <티베탄 록 독>이다.

자신의 뒤를 이어 양들이 모여 사는 '눈의 마을'의 경비견이 되어주길 바라는 아버지 캄파(J.K. 시몬스/이장원 목소리)의 바람을 뒤로하고 뮤지션의 꿈을 위해 도시로 향하는 버디(루크 윌슨/엄상현 목소리)가 등장하는 <드림 쏭>엔 성장, 가족, 음악, 모험 장르가 다양하게 깃들어 있다. 연출을 맡은 이는 애쉬 브래넌 감독이다.

애쉬 브래넌 감독은 앰블린, 드림웍스, 워너브라더스에서 애니메이터와 스토리 아티스트로 활동하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옮겨 <토이 스토리>(1995)의 스토리 아티스트와 애니메이터, <벅스 라이프>(1998)의 스토리 아티스트를 거친 경력의 소유자다. <토이 스토리 2>(1999)에선 픽사의 수장 존 라세터와 공동 연출을 하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각본과 연출을 맡은 <서핑 업>(2007)은 아카데미 시상식 애니메이션 작품상에 올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드림 쏭> 영화의 한 장면

▲ <드림 쏭> 영화의 한 장면 ⓒ (주)시네마리퍼블릭


버디가 우연히 하늘에서 떨어진 라디오로 음악을 접하고 인생이 바뀌는 <드림 쏭>을 애쉬 브래넌 감독은 "열정을 찾기 위한 여정"이라 설명한다. 그리고 "자신의 열정을 찾으면 그 열정이 자신의 인생을 리드한다"고 강조한다. 열정은 영화 속에서 '불꽃'이란 단어로 표현된다. 불꽃은 캄파에겐 불꽃펀치, 버디는 기타 파동 등 각자의 독특한 형태로 나타난다.

<드림 쏭>은 중국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화이브라더스와 미국의 스튜디오 릴FX의 합작으로 만들어졌다. 중국과 할리우드의 만남처럼 <드림 쏭>엔 다른 두 가지 부분이 공존한다. 아버지 캄파와 아들 버디가 빚는 가족 영화의 맞은편엔 뮤지션을 꿈꾸는 버디와 그의 우상인 톱스타 앵거스(에디 이자드/이현 목소리)가 만드는 음악 영화가 위치한다. 두 가지 플롯은 모두 '이해'라는 종착역을 향해 달려간다.

버디가 지내던 '눈의 마을'과 뮤지션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도시'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눈의 마을'은 순진한 양들이 지내고, 경비견 캄파는 마치 <쿵푸 팬더>의 한 장면처럼 현란한 무술을 사용한다. 이곳은 중국의 전통이 숨 쉬고, 과거의 색채가 물씬 풍긴다.

반면에 도시는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에 휩싸여 있고, 로봇이 가사를 도울 정도로 현대적인 면모를 지녔다. 도시의 '록앤롤 공원'에 재즈, 헤비메탈, 힙합 등이 혼재한 장면도 인상적이다. 그곳에서 버디는 뛰어난 능력을 갖춘 도시의 동물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음악 배틀'을 벌인다. 영화 속 도시는 마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뒤섞인 중국의 현주소를 풍자한 느낌이다.

<드림 쏭> 영화의 한 장면

▲ <드림 쏭> 영화의 한 장면 ⓒ (주)시네마리퍼블릭


애쉬 브래넌 감독은 국내 영화 매체 <매거진M>과 가진 인터뷰에서 "좋은 이야기는 몇 시간 동안 전혀 다른 세계에서 전혀 다른 인생을 경험하게 하는 마법과도 같은 여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여행을 위해 서사 위에 양념을 살짝 가미했다. <드림 쏭>은 음악 영화답게(원제는 <Rock Dog>이다) 음악을 이용한 조미료를 사용한다.

벡(Beck)의 '드림스(Dreams)'와 라디오헤드(Radiohead)의 '노 서프라이즈(No Surprise)' 등 <드림 쏭>에는 주옥같은 음악이 한가득 실려 있다. 메인 테마곡 '글로리어스(Glorious)'도 빼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신인뮤지션의 노래를 영화에 넣고 싶었던 프로듀서 데이비드 B.밀러가 음악 지망생들에게 3천 곡을 넘게 받아 엄선한 곡인 '글로리어스'는 버디가 성장하는 과정에 맞추어 배치되어 있다. '글로이어스'는 처음엔 거칠게 나오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차 발전하고, 마지막 장면에서 제대로 연주된다.

또 다른 음악 포인트는 앵거스다. <드림 쏭>에서 음악의 신으로 군림하는 고양이 앵거스는 롤링스톤스의 보컬 '믹 재거'에게 영감(감독은 믹 재거의 몸동작에 고양이와 같은 구석이 있다고 말했다!)을 받았다고 한다. 뮤직 비디오, 라이브 콘서트 영상에 담긴 믹 재거를 참고하여 움직임을 구현한 <드림 쏭>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쳐진 특별한 헌정 영화가 아닐까 싶다. 믹 재거가 영화를 보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무척 궁금하다.

드림 쏭 애쉬 브래넌 J.K. 시몬스 에디 이자드 루크 윌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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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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