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21개월의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선수들이 화제가 되었다. 이들은 다음날인 4일 곧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되어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역 선수들이 연일 혈투가 벌어지는 시즌 막바지 순위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복귀 후 1주일간  그들의 1군 활약상은 어땠을까?

 롯데 전준우

롯데 전준우 ⓒ 롯데 자이언츠


하위권으로 처지고 있던 롯데 자이언츠는 경찰청 전역 선수 전준우·신본기·김사훈에 큰 기대를 걸었다. 전준우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외국인 타자 맥스웰·신본기는 수비가 흔들리는 내야진, 그리고 김사훈은 강민호의 부상으로 인한 안방 공백 등 약점을 메우며 천군만마가 될 것이라는 희망이었다.

하지만 기대는 빗나갔다. 전준우(상세기록 보기)는 7경기에서 25타수 4안타 0.160의 타율에 그치고 있다. 4안타 중 2개가 홈런이지만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다.

문제는 빠른공이다. 1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1군 복귀 후 첫 멀티 히트를 기록했지만 첫 타석 안타는 빠른공을 친 빗맞은 타구였고 두 번째 타석의 홈런은 체인지업을 받아친 결과였다. 1군과 2군 투수들의 구속 차이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상대 팀도 전준우를 상대로 집요하게 빠른공으로 승부하고 있다.

 경찰청 전역 타자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경찰청 전역 타자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신본기는 7경기에서 20타수 5안타 0.250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그는 타격보다는 수비가 장점인 선수이지만 10일 경기에서는 4회말 유강남의 땅볼 타구를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을 저질렀다. 이로 인해 롯데는 4:4 동점에서 4:7로 역전당해 패했다. 그가 출전한 7경기에서 기록된 유일한 실책이지만 팀의 역전패 및 연패의 빌미가 되어 뼈아팠다.

김사훈은 백업 포수로 활용되고 있다. 강민호를 대신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김준태가 공수에서 어이없는 플레이로 빈축을 샀지만 김사훈이 선발로 출전하지는 않고 있다. 김사훈은 5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전준우 등의 복귀 이후 롯데는 7경기에서 2승 5패에 그쳤다. 순위는 9위까지 밀려났고 5위와의 격차는 5.5경기로 벌어졌다. 롯데의 가을야구는 사실상 무산되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KIA 안치홍

KIA 안치홍 ⓒ KIA 타이거즈


치열한 4-5위 싸움을 전개하던 KIA 타이거즈에도 안치홍(상세기록 보기)이 복귀했다. SK 와이번스, LG와 함께 2장의 가을야구 티켓을 놓고 경쟁 중인 KIA에 리그 정상급 2루수 안치홍의 가세는 호랑이의 날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안치홍은 4경기에서 16타수 3안타 0.214의 타율, OPS(출루율+장타율) 0.599에 그쳤다. 홈런이나 타점은 없었다. 수비는 확실히 인상적이었지만 방망이까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설상가상 오른쪽 내전근 부상으로 지난 9일 이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고 시즌 중 복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두산 홍상삼

두산 홍상삼 ⓒ 두산 베어스


경찰청 전역 선수 중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는 바로 두산 베어스 홍상삼(상세기록 보기)이다. 4경기에 구원 등판해 승패는 남기지 않았지만 무려 3개의 세이브를 챙겼다. 마무리 이현승이 부진하고 셋업맨 정재훈이 이탈해 헐거워진 두산의 뒷문을 굳건히 걸어 잠그고 있다.

 홍상삼 전역 이후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홍상삼 전역 이후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홍상삼은 입대 전에도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제구 난조의 기미가 간간이 엿보인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강력한 구위로 상대 타자를 찍어 누르는 스타일이 통하고 있다. 평균자책점 1.69,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 1.13,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563으로 안정적이다.

사실 1달 가량만 기용할 수 있는 경찰청 전역 선수들의 1군 등록은 구단 입장에서 모험이라고 볼 수 있다. 시즌 종료 후 외부 FA를 영입할 경우 20인 보호 선수 명단 작성이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선수 본인으로서도 당장의 1군 적응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의 진가가 발휘될 여지는 남아 있다. 앞으로 4주 남은 정규시즌에서 경찰청 전역 선수들의 활약에 여전히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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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필진, 편집: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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