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16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해 4강진출이 좌절됐다. 김연경이 경기가 끝난 뒤 김해란을 끌어안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16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해 4강진출이 좌절됐다. 김연경이 경기가 끝난 뒤 김해란을 끌어안고 있다. ⓒ 연합뉴스


40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 한국 여자배구가 8강 문턱에서 넘어졌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16일(한국시각) 브라질 마라카낭지뉴에서 열린 2016 리우 하계 올림픽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배, 준결승 진출이 좌절되면서 메달의 꿈도 사라졌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0년 만의 메달을 노린 한국으로서 8강전은 가장 중요한 시험대였다. 더구나 상대는 올림픽 예선에서 이겨본 적이 있어 내심 맞붙기를 바랐던 네덜란드였다. 하지만 자신감보다 부담감이 더 컸다.

무너진 리시브, 김연경도 어쩔 수 없었다

이정철 감독은 8강전 승부수로 박정아를 선발 출전시켰다. 리시브가 다소 불안하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장신 군단' 네덜란드와 맞서기 위해서는 키가 큰 박정아가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악수'가 되고 말았다. 박정아는 네덜란드의 빠르면서도 날카롭게 떨어지는 서브를 전혀 받아내지 못했다. 서브 리시브가 무너지자 나쁜 토스가 연거푸 올라왔고, 아무리 김연경이 최고의 공격수라고 해도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결국 한국은 1세트를 19-25로 내줬다.

2세트가 되자 이재영, 황연주 등 교체 카드를 꺼내봤지만 서브 리시브가 안정을 되찾지 못하면서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네덜란드도 서브 리시브가 좋다고 말할 수는 없었으나 로네케 슬뢰체스, 안느 부이스, 주디 피테르손 등 장신 공격수들이 나쁜 토스도 득점으로 연결했다.

반면 한국은 김연경과 함께 공격을 이끌어야 할 김희진마저 부진하며 진퇴양난에 빠졌다. 가뜩이나 네덜란드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는 김연경으로서는 공격의 부담을 덜어줄 동료가 없어 어깨가 무거워졌다. 결국 2세트도 14-25로 무기력하게 내주고 말았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김연경이 고군분투하면서 겨우 3세트를 25-23으로 따냈다. 대표팀의 주장답게 공격이 성공하면 크게 소리 지르며 동료 선수들을 독려하는 등 분위기를 반전시키려고 애썼다. 

그러나 한국의 반격은 3세트가 마지막이었다. 시작부터 연속 3점을 내준 한국은 끝내 서브 리시브라는 숙제를 풀지 못했고, 김연경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은 오히려 네덜란드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결국 더 이상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점수 차가 벌어졌고, 한국은 패배의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황금세대'라지만... 여전히 높은 세계무대의 벽

 16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한국 대 네덜란드의 8강전. 1세트 김연경이 강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16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한국 대 네덜란드의 8강전. 1세트 김연경이 강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김연경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7득점을 기록하며 패배 속에서도 빛났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양효진이 10득점으로 힘을 보탰을 뿐 토너먼트가 시작되자 오히려 예선보다 부진한 경기력으로 자멸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역대 최고의 '황금세대'라는 기대를 받으며 리우 올림픽에 나섰다. 하지만 김연경을 제외하고는 세계 무대와의 격차를 다시 한 번 실감했다. 고참 선수들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체력 저하에 시달렸고, 젊은 선수들은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특히 김희진과 박정아의 부진은 끝내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김연경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김희진은 경직된 스파이크로 상대 블로킹에 막혔다. 박정아 역시 대표팀에서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하다가 중요한 경기에서 기회를 얻었지만, 서브 리시브 불안을 극복하지 못했다.

국제배구연맹(FIVB) 홈페이지는 "한국 쪽 코트에 네덜란드의 서브 에이스가 비처럼 쏟아졌다"라며 "한국은 김연경이 혼자서 27득점을 기록했지만, 네덜란드는 3명의 공격수가 고른 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이끌었다"라고 양 팀의 승패를 가른 차이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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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 여자 배구 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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