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메달 레이스를 이끌 것으로 기대했던 간판 선수들이 연거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남자 양궁 세계랭킹 1위이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김우진은 9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32강에서 리아우 에가 에거사(인도네시아)에게 세트 점수 2-6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답게 랭킹 라운드(예선)에서 700점을 쏘며 세계신기록을 달성한 '에이스' 김우진은 64강에서 가빈 벤 서덜랜드(짐바브웨)를 세트 점수 6-0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32강에 올랐다.

그러나 김우진은 갑작스레 흔들리기 시작했다. 8점을 쏘는 경우가 잦았고, 7점도 간혹 나왔다. 전체 12발의 화살 가운데 10점에 명중한 것은 4발에 불과했다. 반면 에거사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10점과 9점을 쏘며 완승을 거뒀다.

앞서 세계신기록 달성 후 기자회견에서 "랭킹 라운드 기록일 뿐"이라며 "앞으로 남은 경기에 더 집중해야 한다"라던 김우진의 각오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여자 펜싱 김지연, 올림픽 2연패 '좌절'

여자 펜싱에서는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지연이 16강에서 탈락했다. 김지연은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여자 사브르 개인전 16강에서 이탈리아의 로레타 굴로타와 맞붙었다.

앞서 32강에서 베트남의 응우엔 띠 레 둥을 15-3으로 완파한 세계랭킹 7위 김지연은 16강에서도 26위 굴로타를 상대로 압승을 예상했다. 한때 9-5로 앞서던 김지연은 11-14로 역전을 허용한 뒤 끝내 전세를 뒤집지 못하고 13-15로 패했다.

가장 믿었던 김지연이 올림픽 2연패의 꿈을 이루지 못했고, 함께 출전한 황선아와 서지연도 각각 16강과 32강에서 탈락하며 한국 여자 펜싱은 사브르 개인전에서 메달권 진입에 실패하고 말았다.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포함해 총 6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새로운 '텃밭'으로 기대를 모았던 펜싱은 여자 에페에서 4년 전 '1초 오심'으로 눈물 흘렸던 신아람이 32강에서 패했고, 남자 플뢰레에서도 허준이 탈락하며 시름에 빠졌다.

유도, 간판 선수들 줄줄이 탈락

유도에서는 남자 73kg급 세계랭킹 1위 안창림이 세계랭킹 18위 디르크 판 티첼트(벨기에)와의 16강에서 절반패를 당했다. 안창림은 47초 만에 지도를 따내며 앞서나갔지만, 경기 막판 공격을 시도하다가 오히려 되치기에 당하면서 허무하게 패했다.

여자 57kg급에서도 32강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세계랭킹 2위 김잔디가 16강에서 개최국 브라질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하파엘라 시우바(브라질)에게 절반패를 당하며 탈락하고 말았다.

지난 6일 남자 60kg급의 세계랭킹 1위 김원진이 8강에서 맞붙은 18위 베슬란 무드라노프(러시아)에게 한판패를 당하며 불운이 시작된 유도는 안창림과 김잔디까지 메달권 진입에 실패하며 큰 충격을 받았다.

종합순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세운 한국은 '효자 종목'인 양궁, 펜싱, 유도에서 자신 있게 앞세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이변의 희생양이 되면서 메달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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