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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6 dCi
 르노삼성 SM6 dCi
ⓒ 하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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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차를 지향하는 중형세단 SM6는 르노삼성 입장으로선 가장 중요한 차종에 속한다. 지난 2000년대 초반에 르노삼성의 성장을 이끌었던 모델로 SM5가 꼽히고 있는데, 16년이 지난 지금에는 SM6가 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SM6는 지난 3월부터 가솔린 터보엔진이 탑재된 1.6 TCe와 2.0 GDe, 2.0 LPe 등 3개 모델이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8월부터는 디젤 모델인 SM6 dCi가 투입됐다. 소비자들의 트렌드에 따라 모델 라인업이 강화되는 셈이다.

SM6는 판매가 시작된 이후 6월까지 불과 4개월만에 총 2만7211대가 판매됐다. 월 평균 6803대씩 팔린 것. 대단한 인기다. 중형세단 시장에서는 지존(至尊)으로 불리는 현대차 소나타가 31년간 꾸준히 베스트셀링카로서의 입지를 굳힌 상태지만, 지금은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SM6 때문이다.

단순히 판매대수만 놓고 보면 쏘나타가 이 시장에서 여전히 1위를 보이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택시나 장애인차 등 특수차량을 제외하면 SM6가 쏘나타의 판매대수를 앞선다. 일반 소비자들만으로 놓고보면 SM6가 월 평균 2000대 정도는 더 팔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르노삼성이 SM6 dCi 디젤 모델을 투입하는 건 시의적절하다는 판단이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디젤차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SM6 디젤차의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다는 걸 감안하면 당분간 SM6의 질주는 당연해 보인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디자인] 창조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스타일

르노삼성 SM6 d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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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차 SM6 dCi의 스타일은 창조적이면서도 소비자들의 감성을 불러일으키기에도 충분하다. 남다른 카리스마를 지니는 디자인 감각은 SM6가 중형고급차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하는 뚜렷한 이유다.

조화로운 밸런스에 세련미와 모던한 감각이 어우러졌다. 깔끔한 정장을 입은 20~30대 신세대가 연상된다. 차체는 낮은 자세지만, 와이드한 느낌을 준다. 다이내믹하다. 1:1.6의 황금비율을 나타내고 있는데, 단순히 그림을 그린 디자인이라기 보다는 과학적인 근거를 적용한 케이스로 판단하면 무리없는 해석이다.

후드 상단에는 4개의 캐릭터 라인으로 살짝 입체감을 부여한다. 맵시가 더해져 고급차 인피니티나 재규어 브랜드처럼 세련미를 느낄 수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 형상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갑빠있다'. 르노삼성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엿볼 수 있다.

SM6 d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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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는 유선형의 루프라인으로 유려함을 느끼게 한다. 윈도우 라인에는 크롬을 적용해 깔끔한 모습인데, 쿼터 글래스를 일부러 두텁게 처리했다. 세련미를 더하고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한 연출된 디자인이다. 잘 어울리는 포인트다.

타이어는 245mm나 되는 광폭의 금호타이어 브랜드가 적용됐다. 알로이 휠은 무려 19인치에 달한다. 고급차 벤틀리 등에서나 볼 수 있는데, 카리스마가 넘친다. D 세그먼트 중형차에 19인치 휠을 적용하겠다고 처음으로 생각한 르노삼성 디자이너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타이어와 휠을 보면 심장이 쿵쾅거린다.

편평비는 40%다. 세단으로서 안락한 승차감 대비 달리기 성능이 더 강조된 세팅이다. 고성능차 BMW M이 35% 수준이라는 걸 감안하면, SM6의 편평비는 국산 중형세단으로서는 과한 듯하다. 정통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설계다. 휠과 타이어만 놓고 보면 시속 300km에서도 견딜 수 있는 구조다.

SM6 d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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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감성적인 부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도어를 여는 순간 곳곳에 적용된 무드 조명등을 통해 분위기가 한껏 업된다. 마이바흐 등에서 느껴봤던 흔적이다. 시트의 스티칭도 세밀하다. S-LINK 시스템은 모던한 감각이다. 중형세단치고는 고급스럽고, 호화롭다. 이 같은 감성적인 설계는 글로벌 트렌드로 시장 경쟁력을 높여 주는 역할을 맡는다.

[주행성능] 안락한 승차감... 뛰어난 연비효율성

SM6 d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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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6 dCi는 배기량 1461cc 직분사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110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25.5kg.m(1750rpm)의 엔진 파워를 지닌다.

이번 시승은 서울에서 출발, 중부와 영동,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경주 그리고 다시 포항 호미곶을 되돌아오는 1200여 km 구간에서 이뤄졌다. 2박 3일간의 짧은 시승이었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디젤차 특유의 두터운 엔진음이 들린다. 엔진회전수 800rpm 전후에서 실내 소음은 60dB을 가리킨다. 대화를 나누는 소리, 일반 백화점 내에서의 소음 수준이다. 디젤차라는 점에서 볼 때 비교적 정숙한 편에 속한다.

정지 상태에서 풀스로틀로 출발하면, 액셀러레이터의 가속 반응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는 살짝 느린 맛이다. 가솔린 모델 SM6 GDe나 TDe에 비해서 그렇다는 얘기다. 가속감은 저속에서부터 토크감을 느낄 수 있다. 두터운 반응이다.

SM6 d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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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80~120km 사이의 주행에서는 디젤차답지 않게 안락한 승차감을 보인다. 주행 중 엔진룸과 차체 하단, 윈도우 등을 통해 들어오는 풍절음도 적절하다.

경주 토함산에 위치한 불국사와 석굴암, 경주에서 포항으로 향하는 산기슭 도로는 와인딩 로드가 이어지는데, SM6 디젤차의 핸들링 성능은 간결하고 깔끔한 맛이다.

타이어 그립감이 뛰어난데다, 쏠림 현상도 적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급경사 구간에서의 갑작스런 제동력에서도 여유롭다. 부드러운 느낌인데, 약간 더 단단하게 세팅해도 무관한 정도다.

서스펜션은 앞과 뒤에 맥퍼슨 스트럿과 토션빔을 튜닝한 어댑티브 모션 링크 방식이 적용됐다. 시속 30~40km 정도의 속도에서 과속방지턱을 지나면 뒷좌석 탑승자들에게는 약간의 충격이 발생한다. 그러나 심한 정도는 아니다.

고속에서 풀액셀로 가속하면 페달 반응이 빠른 편은 아니다. 배기량이 낮기 때문에 출력이 그만큼 떨어지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두터운 토크감으로 탄력적인 주행 맛은 살아있다. 트랜스미션은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변속감은 부드럽다.

다만, 엔진 출력 대비 고성능 휠과 타이어 적용은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향도 읽혀진다. 편평비는 50% 정도가 적당해 보인다. 스포츠카처럼 달리기를 위한 차는 아니기 때문이다. 정속으로 주행하면 승차감은 가솔린 모델 뺨친다. 패밀리 세단으로서 부드러우면서도 안락한 주행감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SM6 d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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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6 디젤차는 콤포트와 스포츠, 에코, 뉴트럴 등 4가지의 주행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여기에 개별 설정이 가능한 개인 모드가 추가된다. 차량의 특성이나 도로 상황, 분위기 등을 감안해 주행 감성을 조절할 수도 있는 건 장점이다.

SM6 dCi의 공인연비는 도심 15.2km/ℓ, 고속도로 18.2km/ℓ 등 복합연비가 16.4km/ℓ 수준이다. 이번 시승과정에서 실제 연비는 평균 18.3km/ℓ였다. 4명이 탑승하고, 트렁크에 200ℓ 이상의 짐이 실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비효율성은 뛰어나다는 판단이다.

디젤차 SM6 dCi에는 최첨단 안전 사양이 대거 적용된 것도 눈길을 모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과 자동긴급제동시스템,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등은 주행 안전성을 크게 높인다. 이들 시스템을 활성화 시킨 상태에서 주행할 경우 구간에 따라서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어도 스스로 달린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SM6 디젤 시장에서 먹힐까

SM6 d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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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은 8월부터 디젤차 SM6 dCi를 시장에 투입했다. 이렇게 되면, 가솔린 3개 모델과 디젤 1개 모델 등 SM6의 라인업은 대폭 강화된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그만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SM6 dCi는 디젤차임에도 불구하고, 정숙하면서도 안락한 승차감이 강점이었다. 디자인과 성능, 연비효율성, 경제성 등에서 데일리카로서의 역할을 맡기에는 충분하다. 중형고급차를 표방하는 SM6가 디젤 모델 투입을 깃점으로 중형세단 시장에서 독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기자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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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르노삼성, #SM6 DCI, #SM6 디젤, #쏘나타, #중형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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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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