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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당의 시도당 또는 부문위원장 선거는 사실 '그들만의 리그'였다. 상당한 권한을 가진 위치지만, 중앙정치에 영향력이 크지 않아 국민적 관심이 미치는 영역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지도부 구성을 전국 최고위원에서 권역별 최고위원으로 개편하면서 주목도가 높아졌다. 이제는 시도당·부문 위원장이 당 최고위원을 겸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는 3일부터 팽팽한 양자 구도를 이루고 있는 서울시당·경기도당, 여성위원장 후보들의 연쇄인터뷰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말]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언주 의원은 출마 동기에 대해 "내년에 대선이 있는데 재선 의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나는 현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중앙에서 의정활동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표는 바닥에서, 시민들에게서 나온다. 그게 기본이다. 경기도 지역에서 그런 일에 내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 출마하게 됐다."고 답했다. ⓒ 남소연
오는 21일 치러지는 경기도당위원장 선출 경선은 이번 전당대회 기간 도중 치러지는 시도당 경선 중에 가장 관심이 쏠린다. 경기도 자체가 '작은 대한민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지역 출신의 인구 구성을 이루고 있어, 수도권을 넘어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또 후보로 출마한 이언주, 전해철 두 재선 의원의 경쟁도 다른 지역에 비해 치열한 양상을 보인다.

<오마이뉴스>는 2일 오전 이 의원을 만나 경기도당위원장 출마와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자신이 '낡은 정치'라고 규정한 계파 정치에 대해 "유력한 대통령 후보를 중심으로 줄 서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제의 폐해다. 대통령이 가진 제왕적 권한의 절대성으로 인해 줄서기가 파생될 수밖에 없다"며 분권형 개헌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 의원은 또 내년 대선과 관련해 '야권통합'을 강조하며 "총선은 투표용지가 두 장이라 (야당 지지층이) 교차투표를 했지만 대선은 한 명을 뽑는 선거다. 3자 구도로로는 사실상 집권이 어렵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집권 경험이 많기 때문에 집권을 위해서라면 언젠가 다시 똘똘 뭉칠 것"이라며 "지금은 내홍을 정비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왜 출마하게 됐나?
"내년에 대선이 있는데 재선 의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나는 현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중앙에서 의정활동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표는 바닥에서, 시민들에게서 나온다. 그게 기본이다. 경기도 지역에서 그런 일에 내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 출마하게 됐다."

"계파 정치 해소, 분권형 내각제 등 개헌 필요"

- 작년 2월 8일 전당대회 끝난 후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썼다. "전대 연설을 들으면서, 예외없이 모두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경쟁적으로 외치며 표심 구하고, 갑론을박 하는 걸 보면서 솔직히 실망을 많이 했다. 아무도 미래에 대한 얘길 하지 않더라." 이번에 본인이 도당위원장 출마하면서 '기득권 정치', '낡은 정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메시지가 어떻게 받아들여졌을 거라고 생각하나?
"일부는 '계파 대립'으로 이해했을 거다. 하지만 나는 계파 정치 자체를 싫어하고, 개인의 양심을 중요시하고, 주관과 소신이 뚜렷하다. '줄세우기' 같은 낡은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다."

- 하지만 계파는 가치의 집단이라는 반론도 있다.
"우리 정치에서 계파가 과연 그런 의미인가? 실제로는 유력 대통령후보 중심으로 줄 서 있는 게 아닌가? 대통령제의 폐해다. 대통령이 가진 제왕적 권한의 절대성으로 인해 줄서기가 파생될 수밖에 없다. 계파를 없애기 위해서는 구조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이 약화돼야 한다.  "

- 그렇게 하려면 개헌이 필요하다. 지도부에 들어가게 되면 개헌을 추진할 생각인가?
"도당위원장이 그 문제를 좌지우지 할 수는 없겠지만, (지도부에서) 그런 논의가 나온다면 개헌에 찬성할 것이다. 어떤 개헌을 할 것인가는 더 논의돼야 하지만, 대통령의 권한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내각책임제가 제도적으로는 이상적이지만 의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높지 않기 때문에 순수 내각책임제는 어렵다. 분권형 내각제 같은 절충형이 필요하다. 대통령과 국회, 특히 야당과의 극단적인 대립은 근본적으로는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파생된다. 단적으로 수만 개의 일자리가 대통령 입김(인사권)에 달려있다. 우리는 대통령이 여당의 공천권을 좌지우지 하는 것도 보지 않았나?"

- 미국 대통령도 1만 명 가까운 일자리를 대통령이 결정하는데,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오지는 않는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다르다. 연방국가다. 대통령은 '연방국가의 수장' 권한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더 많은 권한이 분권화 돼 주지사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이 주어져 있다. 대통령은 외교국방과 각 주 사이의 이슈에만 권한이 있다. 또 의회 권한이 막강하다. 예산편성과 입법권이 철저히 의회에 부여돼 있다. 청문회도 활성화 돼 있다. 우리 상황과는 천지차이다.

나는 유럽식 정당정치를 지향한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정치개혁특위 위원은 아니었지만 원내대변인으로 소수정당들이 국회에 많이 들어올 수 있는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계속해왔다. 우리 당을 비롯해 기성정당은 좋아하지 않겠지만 정치발전을 위해서는 그런 개혁이 필요하다. 야권연대 같은 편법으로 표심을 왜곡하면서 소수정당이 국회에 들어올 것이 아니라 비례대표제를 확대시켜 비례대표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조금 차이가 있더라도 집권 위해 손 잡아야"

이언주 의원은 자신이 '낡은 정치'라고 규정한 계파 정치에 대해 "유력한 대통령 후보를 중심으로 줄 서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제의 폐해다. 대통령이 가진 제왕적 권한의 절대성으로 인해 줄서기가 파생될 수밖에 없다"며 분권형 개헌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 남소연
- 이번 전당대회에서 치러지는 선거에 대해 많은 언론보도가 특정인과 가깝냐 아니냐로 구분되어 나오고 있다. 이런 부분에 우려를 가지고 있나?
"정당정치에서 어떤 개인에 줄서는 행태 자체를 굉장히 비판적으로 본다. 누구와 더 친하고, 덜 친한 친소관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정당의 목표는 집권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후보가 된다면 누구든지 그 사람을 지지해야 한다.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결정되고, 그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해 운동을 하는 것이지 특정인에 줄을 서는 것은 옳지 못하다."

- 이번 전당대회에서 각 시도당위원장과 부문위원장 선거에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인물들이 대거 출마했다.
"이번 지도부는 다양한 목소리와 색깔이 조화를 이루는 '무지개 지도부'가 되어야 된다. 지도부나, 시도당이 대선주자 중 특정후보에 치우쳐 구성되다 보면 의사결정과 조직을 관장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재인 전 대표가 압도적으로 유력한 후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역동성이나 확장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고심해도 모자란 판국에, 지도부가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인물들로만 구성되는 것은 자꾸 더 협소해지는 경향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대선 경선과정에서 흥행을 같이 이끌 수 있는 잠재적 대선주자들이 포기하는 상황이 생길수도 있으며 이는 오히려 역동성과 외연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싶다.

결국 모두 '친민주당'이다. 나 역시 그러하다. 당을 위해서 일하는 것만이 제1의 과제다."

- 앞서 야권연대로 표심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그럼 야권의 인위적 통합에 반대하는 건가?
"대통령제 아래 집권을 한다는 건 결국 '51:49'의 싸움을 하는 것이다. 다양한 가치가 다변화된 싸움이 아니라 하나로 집중된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에 '1:1'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조금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큰 틀에서 목표 달성을 위해 손을 잡아야 할 때가 있다."

- 지금은 유력한 주자들 중심으로 당이 나눠져 있는데, 앞으로 권력구조를 바꾸는 걸 매개로 통합을 해보자는 의미인가?
"그런 방식으로 연대를 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문제는 권력을 갖게되는 사람 입장에서 모든 권력을 쥘 수 있는데, 그걸 포기하고 나눠야 한다는 점이다. 후보시절에는 개헌에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가도 유력주자가 되면 생각이 바뀐다. 박근혜 대통령도 여러가지 분권 공약을 했는데 하나도 안 지켰다. '절대 권력자'가 되면 달라지는 거다. 다음 대선에서는 정치발전을 위해 권력분산에 개방적인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그런 사람을 지지할 생각이다."

"60개 시군구 정기적 방문, 1주일에 한번씩 당원 모임"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언주 의원은 출마 동기에 대해 "내년에 대선이 있는데 재선 의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나는 현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중앙에서 의정활동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표는 바닥에서, 시민들에게서 나온다. 그게 기본이다. 경기도 지역에서 그런 일에 내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 출마하게 됐다."고 답했다. ⓒ 남소연
- '당원 중심의 정치'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이 있나?
이언주 의원은...
- 1972년 부산 출생
- 서울대학교 불어불문과 졸업
- 연세대 법무대학원 경제법 석사
- 1997년 사법고시 합격(39회)
- 전 S-oil 상무(준법 등 사회적 책임 분야)
- 전 원내대변인, 전 전국청년위원장, 전 조직본부장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당원을 강화해야 한다. 사실 제도 개선은 많이 됐다. 제도의 문제보다는 작은 일이라도 실천하는 의지의 문제다. 우선 당원들과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 모든 일은 현장에서 소통하고 당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지금 여러 지역에서 대의원 개편대회를 하고 있는데, 스케줄에 쫓겨 개편대회를 열고 소통보다 형식을 강조하다 보니까 그냥 숙제를 하듯이 대회를 열고 있다.

도당위원장이 되면 앞으로 2년 동안 이 일에 전념하겠다. 60개 시·군·구 방문을 정기적으로 하고 1주일에 한 번씩 현장에 가서 당원들의 이야기를 듣겠다. 무엇인가 결정하는 자리가 되면 그건 행사가 된다. 그냥 가서 듣는 게 중요하다. 지역구에서도 '민원소통의 날'을 정해서 지금은 상당히 정착됐다."

- 지난해 연말부터 온라인당원 가입이 10만 명 정도 됐다. 지금 그 가운데 권리당원도 3,4만 정도가 있다는데, 사실 이들이 할 일이 없다. 이들이 선거 때만 동원되는 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당원이라는 걸 심어주어야 하는데, '민원소통의 날'이 그걸 채워줄 거라 생각하나?
"채워지지는 않겠지만 안하는 것보다는 나을 거다. 사실 온라인 당원이 10만 명이나 가입한 것은 정당사상 유례가 없는 혁신적인 사건이다. 더민주가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정당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이 온라인 당원들을 지역위원회나 시도당이 관리할 수 없었다. 당원관리TF를 구성해 당원들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소통하고, 또 '민원소통의 날'처럼 오프라인에서 일상적으로 당원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하지만 그런 제도가 있어도 구심이 되는 사람이 없어지면 잘 유지되지 않는다.
"정치라는 것이 그렇다. 관료사회나 민간회사는 어떤 규칙을 정하면 그대로 굴러간다. 하지만 정치는 그렇지 않다. 지키지 않으면 정치적 평가가 나빠질 뿐, 처벌할 수도 없다. 그래서 정치의 영역에서는 다른 분야에 비해 열정과 의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시스템이 중요하지만 아무리 시스템을 잘 만들어도 열정과 의지가 없으면, 구성원 사이에 공감대가 없으면 잘 될 수가 없다."

"문재인 아닌 다른 후보라도 야권통합 쉽지 않다"

- 대선을 치러야 하는 당대표 경선이 진행중이다. 어떤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내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당 대표는 공정해야 하고, 지나치게 특정인에 쏠려서는 안 된다. 또 우리 당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깥에 야권이 있고, 대선은 한 명을 뽑는 선거라는 것도 인식해야 한다. 총선은 투표용지가 두 개니까 교차투표를 했다. 하지만 대선 투표용지는 한 장이다. 국민의당 등 야당과 관계를 정립하고 통합까지는 아니더라도 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부분을 매끄럽게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차기 당 대표는 권력이 충돌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 문재인 전 대표가 당의 최종 후보가 되면 야권 통합은 어렵다고 생각하나? 3자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있지 않나?
"모든 게 예측한 대로 가는 건 아니다. 야권통합의 어려움은 어떤 사람이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문 전 대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른 야당과의 갈등은 발생한다. 그걸 해결하는 것도 당대표의 능력이다. 투표용지는 한 장이다.

지금 영남이 바뀐다고는 하지만 우리 상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다. 새누리당은 새롭고 참신한 사람을 내놓을 것이다. 그러면 보수세력은 다시 결집한다. 총선에서 야권이 승리한 판세로 오판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3자 구도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고 봐야 한다. 새누리당은 집권 경험이 많기 때문에 집권을 위해서라면 언젠가 다시 똘똘 뭉칠 것이다. 지금의 내홍이 정리되면 강력한 후보가 나올 것이다."
태그:#이언주,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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