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수애는 드라마 <가면> 이후로 1년 가까이 조용하게 지내왔다. 대중들에게 인식된 수애의 이미지는 '단아함'이다. 동양적인 매력을 가진 그녀는 목소리 톤도 낮다.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다. 악녀 역할을 맡기도 했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는 정적인 느낌에서 탈피한 적은 많지 않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역동적인 캐릭터에 도전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에서 탈북자 아이스하키 선수 리지원 역을 맡았다.

대전 방문한 탄탄한 라인업의 배우들



배우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평소의 생활에서 묻어나오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이미지는 작품을 통해 투영된다. 수애는 <국가대표 2>를 촬영하면서 자신의 생활이 아이스하키 게임과 비슷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즉 선수로서 매번 다른 게임을 나가 평가받듯이 작품을 찍을 때마다 재평가를 받는다. 그 순간 배우들은 희열도 느끼지만, 좌절을 느낄 때도 있다.

<국가대표 2>는 스키점프를 소재로 한 <국가대표>의 속편이다. 이전 작품이 남성적인 영화였다면 속편은 여성들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다. 오는 10일 공식 개봉을 앞두고 관객들과 만나는 첫 시사회를 지난 7월 30일 대전에서 시작했다. 주연은 아니지만, 조연으로 천만 영화를 만들어내는 오달수가 등장하고, 수애의 도전이 눈에 띄는 가운데 오연서, 하재숙, 김예원, 진지희 등 라인업도 탄탄하다. 놓칠 수 없는 카메오로 조진웅, 박소담, 배성재 등도 나온다.

선착순으로 배부되기에 일찍부터 줄을 서서 시사회 티켓을 받은 관객들이 출연배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대전 시사회에 참석한 사람은 김종현 감독을 비롯하여 수애, 오달수, 하재숙, 진지희였다. 첫 시사회 장소여서 그런지 관객들뿐만 아니라 배우들 역시 설레하는 모습이었다.




편안한 차림으로 시사회에 참석해서 그런지 꽤나 친근한 모습이었다. 옆집 아저씨 같은 김종현 감독과 오달수를 비롯하여 옆집 누나 같은 하재숙, 귀여운 학생 같은 진지희였다. 항상 스크린이나 매스컴에서 꼼꼼한 스타일링을 보여주던 수애조차 편안해 보이는 모습으로 무대 앞에 섰다.

<국가대표 2>를 연출한 김종현 감독은 <학생부군신위> <키스할까요> <로드무비> <슈퍼스타 감사용> <마이 뉴 파트너> 등의 감독을 맡으며 역량을 키워왔다. 첫 시사회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 재미있게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역시 관객들의 호응은 수애에게 마이크가 넘어갔을 때 가장 컸다. 편안한 표정과 웃음으로 관객들에게 반갑다고 인사하면서 간단하게 <국가대표 2>에 출연한 소감을 전했다. 이 영화를 찍기 위해 사전 훈련을 3개월 동안 하면서 힘들었지만, 그 이상으로 얻는 것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수애가 연기한 탈북자 리지원은 분단국가인 한반도에서의 갈등과 그들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을 이겨내어야 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허술한 전반, 감동적인 후반



천만 배우라는 명성에는 다소 걸맞지(?)는 않은 비주얼이지만 관객들은 오달수에게 마이크가 넘어갔을 때 수에 보다 더 큰 호응을 보였다. 영화에서 오달수는 주정뱅이였다가 어이가 없을 만큼 완벽한 지도자로 변모하는 강대웅 감독을 연기했다.

이미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국가대표 2>의 평은 영화 전반과 후반으로 나뉘어 갈라진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영화 전반부에서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선발되는 과정은 실소를 금치 못할 만큼 어이가 없다. 탈북자인 리지혜를 제외하고 다른 선수들은 마치 외인구단을 방불케 한다. 우연히 국가대표 선수가 된 고영자, 결혼정보회사에서 낮은 등급을 받아서 선수가 된 가연, 연맹 직원이었다가 시간 외 수당 때문에 선수가 되었다는 조미란 등 이해가 가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다. 이 영화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서는 농촌에서 미역을 치우는 전지훈련과정이나 헝그리 한 이들의 삶을 그려진 중반부를 넘어서야 한다.

이 영화의 매력은 한국인들에게는 그렇게 인기가 있지 않은 스포츠인 아이스하키 경기의 디테일에 있다. 특히 영화 후반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국가대표 2>가 전작보다 절대 떨어지지 않음을 증명해낸다. 정적인 이미지로 관객들에게 이미지가 각인됐던 수애의 연기 변신이 볼만하다. 이미 전작에서 연기력을 입증한 박소담이 이지원의 동생 리지혜로 등장하는데, 이 둘의 만남은 울림이 있다. 과잉되지 않게 표현한 수애의 감정 배분은 영화를 빛냈고 특히 수애와 박소담이 만들어낸 하이라이트는 <국가대표 2>의 정점이었다.

향수냄새 수애의 향수

▲ 향수냄새 수애의 향수 ⓒ 최홍대


무대 인사를 가기 전에 무대 뒤에서 수애와 오달수의 '케미' 돋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수애는 다른 스태프에게 향수를 뿌려달라고 했는데 오달수는 그 향이 상당히 궁금했던지 자꾸 냄새를 맡게 해달라고 하면서 수애를 졸랐다. 이날 맡은 수애의 독특한 향처럼 그녀의 연기 향 역시 영화에 담겼다.

단 하루 만에 대본을 외우고 왔다는 조진웅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초반부의 엉성한 모집과정이나 김예원과 김슬기의 작위적인 억지웃음은 마이너스가 되었지만, 후반부는 그 과정을 덮을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 <국가대표 2>에는 실제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출연하여 경기 장면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여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스포츠 영화 <국가대표 2>는 오는 10일 전국에서 동시 개봉한다.



국가대표2 수애 오달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