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저녁 교토 서쪽 아라시야마에 있는 오코노미야키 식당 후후에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것처럼 오코노미야키는 부침개처럼 밀가루와 야채를 넣어서 프라이팬에 부쳐서 먹는 일본식 먹거리입니다. 오코노미야키 식당에서는 오코노미야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먹거리를 팔고 있었습니다.
오사카나 교토 따위 간사이 지역에는 오코노미야키 식당이 많이 있습니다. 언제든지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큰 회사가 기업 형으로 운영하는 체인점도 있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개인 업소도 있습니다. 이곳 오코노미야키 식당 후후는 개인이 오코노미야키를 비롯한 먹거리를 만들어서 파는 곳입니다.
식탁에는 가다랭이 가루가 놓여 있었습니다. 일본 사람들 입맛이 생선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오코노미야키나 다른 먹거리를 먹을 때 취향에 따라서 뿌려서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놓았습니다.
오코노미야키 식당에서 코스로 여러 가지 것들을 맛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나온 먹거리는 오징어 구이였습니다. 아니 오코노미야키 집에서 무슨 오징어! 하고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식당 종업원에 의하면 이 오징어 구이가 이 식당에서 가장 잘 팔리는 먹거리라고 하였습니다.
오징어는 다른 생선에 비해서 값은 싸고, 언제든지 쉽게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일 바닥에 양배추를 잘라서 깔고 오징어 몸통을 둥글게 자르고 위에 자른 양파를 잔뜩 올려서 구웠습니다.
오코노미야키 식당에 오코노미야키 뿐만 아니라 야키소바 구운 국수도 나왔습니다. 면을 프라이팬에 구워서 소금이나 양념을 넣고 익혔습니다. 원래 소바는 메밀을 말합니다. 그러나 일본 분식점에서 먹는 야키소바는 밀가루로 만든 면을 프라이팬에 구운 것입니다. 아마도 야키소바라는 말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야키소바 구운 국수는 주방에서 미리 익힌 다음 손님 앞에 있는 식탁 불판에 옮겨서 따뜻하게 먹습니다.
일본사람들 먹거리 속엔 뜻밖에 치즈가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치즈를 이용한 여러 가지 먹거리가 있고, 치즈를 즐겨 먹습니다. 오코노미야키 식당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치즈 그 자체보다는 치즈 향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간사이지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먹거리로 다코야키가 있습니다. 다코는 낙지를 말합니다. 밀가루 반죽에 자른 낙지 다리를 넣어서 둥글게 구워서 만들었습니다. 다코야키 한 개에 자른 낙지 다리 한 토막 들어있습니다.
아카시야키는 간사이 효고현 아카시(明石)에서 잡은 낙지를 써서, 그곳에서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고 해서 붙여졌습니다. 아카시야키는 다코야키보다 맛이 부드러워서 생선을 우려낸 물에 담갔다가 먹습니다. 생강 절임을 곁들여서 먹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부침개를 만들 때 부침가루를 사서 물을 넣어 부침개를 만드는 것처럼 일본 사람들은 다코야키 가루를 사다 물을 넣어 반죽을 만든 다음 낙지 다리를 사다 잘라서 만듭니다.
오코노미야키는 안에다 무엇을 넣어서 굽느냐에 따라서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네기야키는 파를 잘게 썰어서 넣고 익혔습니다. 그 밖에 오징어를 잘게 썰어서 넣었습니다. 겉에 나풀거리는 것은 가다랭이 부스러기입니다.
오늘의 마지막 먹거리입니다. 오코노미야키 안에 얇게 썬 찰떡과 베이컨, 차조기 잎 따위를 넣어서 익혔습니다. 찰떡의 끈기와 치즈 향, 그리고 그것을 조화시켜주는 차조기 잎이 인상적입니다. 겉에는 양념장을 잔뜩 올리고, 다시 그물 모양으로 마요네즈를 뿌려놓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부침개가 무엇을 넣고 무엇으로 만드느냐에 따라서 파전이 되기도 하고, 메밀전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오코노미야키 역시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서 파 오코노미야키, 찰떡 오코노미야기, 치즈 오코노미야키 따위로 바뀝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