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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가 고장으로 멈춰선 가운데 기름유출까지 발생하여 오일펜스와 흡착포를 설치해 놓았다.
 세종보가 고장으로 멈춰선 가운데 기름유출까지 발생하여 오일펜스와 흡착포를 설치해 놓았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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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장맛비로 세종보 수문이 고장나고 기름 유출까지 발생했다. 수자원공사는 그동안 홈통에 갇혀있던 물을 밖으로 빼면서 본격적인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15일까지 수리를 끝마치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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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이 시각 불을 밝히고 대형 크레인이 동원되어 복구 작업 중. 인부는 10여 명. 낮에 안 하고 밤에 하는 이유가? 혹시 수리 중에 기름유출이 발생한 것 아닌가요?'

13일 오후 9시 30분 한 통의 문자가 도착했다. 불을 밝히고 공사를 하는 사진도 같이 들어왔다. 그 시간 충남 서천군에 있는 관계로 제보자와 통화를 했는데 더는 상황을 알아내기 어려웠다. 현장 확인을 위해 세종보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1시 20분. 현장엔 아무도 없었다.

안내판도 없이 출입통제만?

지난 10일부터 고장으로 멈춰선 세종보에 출입을 막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고장으로 멈춰선 세종보에 출입을 막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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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 공사는 크레인으로 공사하는데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어요."

14일 이른 아침부터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성중 팀장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쏜살같이 세종보로 달려갔다. 입구 주차장부터 '공사 중'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수자원공사(아래 수공) 선착장에서는 정부로부터 어류(물고기) 조사를 수행 중인 충남대학교 조사팀이 쪽대로 잡은 물고기를 헤아리고 있다.

수력발전소로 들어가는 입구에도 '공사 중'이라는 표지판과 출입문을 닫아 놓았다. 들어가려는 김성중 팀장과 이를 막아서는 수공 경비와 실랑이하는 모습이 보였다. 현장 확인이 우선이라 무작정 들어간 입구부터 각종 자재와 대형 크레인이 세워져 있다.

사고가 발생한 수력발전소 쪽 높이 4m 길이 61m짜리 3번 수문과 아래쪽으로 높이 1.9m, 길이 61m짜리 작은 수문 사이에 갇혀있던 물들이 다 빠져 있다. 홈통에는 양수기와 높이 4m 보를 지지대를 이용하여 받쳐놓았다. 아래쪽은 오일펜스가 설치되고 흡착포가 물 위에 둥둥 떠 있다.

"15일까지 공사 마무리 하겠다"

아래쪽으로 높이 1.9m, 길이 61m짜리 작은 수문이 세워져 있다. 공사를 위해 수중모터를 이용하여 작은 보에 갇힌 물을 빼내고 있다.
 아래쪽으로 높이 1.9m, 길이 61m짜리 작은 수문이 세워져 있다. 공사를 위해 수중모터를 이용하여 작은 보에 갇힌 물을 빼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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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무슨 공사를 했는지, 언제 물은 뺀 것인지, 현재 공사 상황에 대해 수공 세종보 담당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어제는 크레인이 들어오고 작업대를 설치하고 양수기 내리고 시험 운전했는데 (제보자) 공사로 착각했나 보다. 물은 오전에 다 뺐다. 좌측 발전소 쪽 배관에서 (기름) 유출된 지점을 찾았다. (배관) 중간에 연결을 못 하는 매인 관을 다시 깔기 위해서는 제작해 와야 한다. 설비는 단순한데 물 속에 있어서 복잡하다.

혹시 실린더도 이상이 있을까 가져 놓았는데 (실린더) 이상이 없어서 교체하지 않아도 된다. 오후에는 잠수부를 들여보내 마지막 작업을 한다. 3-1번 수문의 라인만 수리하면 끝나는 만큼, 자재만 들어오면 내일이면 공사가 끝날 것이다." 

김성중 팀장은 "홈통에 갇혀있던 물 속에 기름이 뒤섞여 있었는데 이대로 밖으로 빼도 되는지 확인을 해봐야겠다"며 "사고 경위를 정확하게 알려야 함에도 지난 10일부터 고장으로 멈춰선 대형 수문 공사를 하면서도 안내표지판도 없이 통제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준공 이후부터 고장으로 문제가 발생했다. 해마다 수문을 열어서 보수하지만 또다시 고장으로 작동이 안 되고 있다. 오늘 보수를 한다고 해도 장맛비 한 방에 또다시 고장이 발생할 빈도가 높은 만큼 지금이라도 수문개방으로 금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 빠진 금강은 온통 펄층

세종보가 고장으로 멈춰선 가운데 공사를 위해 공주보의 수문을 개방하면서 충남 공주시 신공주대교와 공주대교 사이에 새들목(하중도)의 펄층이 드러났다.
 세종보가 고장으로 멈춰선 가운데 공사를 위해 공주보의 수문을 개방하면서 충남 공주시 신공주대교와 공주대교 사이에 새들목(하중도)의 펄층이 드러났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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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과 동행하여 오전에 조사하다 못했던 충남 공주시 새들목(하중도)로 다시 이동했다. 세종보 공사를 위해 수위가 내려간 이곳은 입구부터 바닥이 드러나 있다. 자갈과 펄들이 뒤섞여 있다.

새들목에는 지난 장맛비에 떠내려온 쓰레기가 잔뜩 걸렸다. 물이 빠지면서 생겨난 작은 웅덩이에는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 치어들이 죽어 있다. 본류 쪽에 드러난 모래톱은 낮은 곳이 10~30cm 정도의 온통 펄밭이다. 물이 빠지면서 미처 들어가지 못하고 햇볕에 말라죽은 조개들이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도로와 만나는 작은 수로는 더욱더 심각했다. 저수지나 늪지에 서식하는 수생식물인 '마름'이 잔디처럼 뒤덮고 있다. 쌓인 펄층이 두터워서 한 발 내딛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곳은 지난 2008년까지 공주시민들의 식수를 채수하는 곳으로 당시 자라들의 집단 서식지였다.

유진수 처장은 "펄층이 어느 정도 쌓였을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상상 이상이다. 보통 시궁창에서나 풍기는 냄새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린다"고 푸념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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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대강 사업, #수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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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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