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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산해수욕장 북쪽 끝지점에서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시설이 왕산마리나이다.
▲ 왕산마리나 왕산해수욕장 북쪽 끝지점에서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시설이 왕산마리나이다.
ⓒ 시사인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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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올해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인천의 섬과 섬 해수욕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영종도 왕산마리나로 들어가는 길은 올해도 굳게 닫혀 있다. 왕산마리나 개장은 올해를 또 넘길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 왕산마리나는 왕산해수욕장 옆에 조성된 마리나 시설이다. 개장이 늦춰지면서 해양레저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는 요트산업 역시 뒤처지고 있고, 요트 크루와 서비스업, 요트 수리업 등의 일자리 창출도 지연되고 있다. 성수기 장사를 기대한 영종도 주민들도 낭패다.

앞서 인천시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최를 위해 지난 2011년 대한항공과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라, 왕산마리나 전체 공사비(1500억원)의 11.1%에 해당하는 167억원(국비 50억원ㆍ시비 117억원)을 지원했다.

왕산레저개발(대한항공 자회사)이 1333억 원을 투자해 방파제와 접안ㆍ계류시설을 설치하고 공유수면을 매립해 왕산마리나를 조성하고, 시는 아시안게임 때 요트경기장으로 사용하며,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왕산레저개발이 마리나를 개장해 운영키로 했다.

그런데 1500억원을 투자해 조성한 시설이 인천아시안게임이 끝난 지 2년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어, 인천시와 대한항공이 해양레저산업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올해 3월 유정복 시장이 시의회 본회의 때, "문화체육관광부가 법제처에 법령 해석을 의뢰한 결과, 왕산 요트경기장은 국ㆍ시비 지원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히고, 그동안 왕산마리나 개장지연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 된 '지원금 환수 논란'을 해소함으로써 개장에 거는 기대가 컸는데, 새로운 암초를 만나 헛물만 켜게 됐다(관련기사 : 인천시의 '왕산마리나 감사', 실패한 정치 감사).

앞서 2015년 초 감사를 실시한 인천시 감사관실이 '대한항공 쪽에 국ㆍ시비를 지원한 것은 잘못'이라고 시정명령을 하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대한항공 쪽에 167억원을 환수하라고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협약에 따라 진행한 사업인데다, 정부도 법적인 검토를 마치고 국비를 지원한 사업이라 납득할 수 없었다.

대한항공이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요청하거나, 행정소송으로 치닫더라도 협약서대로 하면 대한항공 쪽이 유리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향후 마리나를 운영하려면 시와 시설사용에 따른 협약을 체결해야 하기 때문에, 행정기관을 상대로 소송이라는 강수를 두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인천시와 대한항공이 1년 넘게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왕산마리나 개장은 계속 지연됐다. 그러던 중 올해 초 유정복 시장이 지난해 초 감사관실이 진행한 감사결과를 번복함으로써, 올해 여름 전 개장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새 암초를 만나 여전히 닫혀 있다.

왕산마리나 개장이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는 것은 군부대와 협의가 안 됐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경제청은 왕산마리나 준공고시가 지연되는 게 대한항공과 군부대 간 협의가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천경제청 용유무의개발과는 "(마리나) 준공 후 관계기관의 협의를 마쳐야 준공고시를 할 수 있는데, 대한항공과 마리나 인근 군부대(17사단) 간 협의가 안 됐다"면서 "이 협의가 늦춰지면서 준공고시가 지연됐다, 군부대가 요구하는 조건이 있는데, 군부대와 대한항공 간 협의가 이뤄져야 준공고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뒤 "준공고시를 하면 사업자(=대한항공)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마리나 관리와 운영 등에 관한 규정을 제출하고, 인천시와 마리나 시설과 부지 사용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뒤 개장하게 될 것이다"라며 "왕산마리나 개장 지연과 167억원 환수 논란은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왕산마리나, #대한항공, #인천경제청, #왕산해수욕장, #영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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