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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깍쟁이 설렁탕과 구례의 약초가 만나 어우러진 한우약초설렁탕 맛 일품입니다.
 서울깍쟁이 설렁탕과 구례의 약초가 만나 어우러진 한우약초설렁탕 맛 일품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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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5일장(3. 8일)입니다. 초입에 국밥집 한곳이 새로 문을 열었군요. 한약재로 만든 순대와 소머리국밥을 파는 집입니다. 구미가 당기는데요. 지인 역시 이집은 꼭 들러보자고 말합니다. 웬일인지 이집 음식에서 느낌이 오나 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만 일단은 구례 5일장 구경이 먼저입니다. 아무래도 오후 장보다는 아침이나 오전 장이 볼거리도 많고 더 좋은 상품들이 넘쳐나거든요. 이것저것 필요한 것도 몇 가지 사고 구경하는 재미가 제법 신명납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만 구례 5일장 구경이 먼저

풋고추와 가지가 다라이에 가득합니다. 장맛비가 갑자기 쏟아지자 대야에는 낙숫물을 받고 있습니다.
 풋고추와 가지가 다라이에 가득합니다. 장맛비가 갑자기 쏟아지자 대야에는 낙숫물을 받고 있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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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닿는 곳마다 정겨움이 가득 묻어납니다. 장터 이곳저곳을 향해 셔터를 누르면 모두 다 작품이 됩니다. 이런 묘미 때문에 재래시장을 즐겨 찾지요. 지난 3일의 모습입니다.

풋고추와 가지가 대야에 가득합니다. 붉은 고추도 있습니다. 장맛비가 갑자기 쏟아지자 대야에는 낙숫물을 받고 있습니다. 시장 모퉁이에는 할머니 세 분이 다정하게 모여 물건을 팝니다. 오늘 수입이 궁금했던 걸까요. 할머니 한 분이 지폐를 손에 들고 셈을 합니다. 

시장 모퉁이에는 할머니 세분이 다정하게 모여 물건을 팝니다.
 시장 모퉁이에는 할머니 세분이 다정하게 모여 물건을 팝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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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 단을 앞에 쌓아두고 강낭콩을 손질하던 할머니는 강낭콩을 사가라고 권합니다.
 열무 단을 앞에 쌓아두고 강낭콩을 손질하던 할머니는 강낭콩을 사가라고 권합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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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묵을 파는 상인은 자리를 비웠네요. 장맛비에 물건 파는 게 신통치 않았나 봅니다. 대리석 위에 신문지만이 휑하니 놓여 있습니다. 열무 단을 앞에 쌓아두고 강낭콩을 손질하던 할머니는 강낭콩을 사가라고 권합니다. 아마도 할머니의 땀방울과 함께 영근 거겠지요. 

이제 장 구경 재미나게 했으니 국밥 먹으로 함께 갈까요. 구례 5일장 초입에 있는 대박집입니다. 국밥집 이름 한 번 거창하네요. 하기야 장사를 시작했으면 대박 한 번 크게 나야지요. 이곳 주인장 배짱이 대단해 보입니다.

살아있는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송금봉으로 담근 송금봉주랍니다.
 살아있는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송금봉으로 담근 송금봉주랍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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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진열장에는 담금주가 빼곡합니다. 시선을 붙드는 진귀한 술들이 많군요. 살아있는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송금봉주, 말벌을 벌집채 담근 말벌주, 20년 남짓 됐다는 야생 도라지주도 있습니다.

"농장도 하고 식당도 해요. 도라지 1천여 평에서 20년 후 캐보니 11뿌리만 나왔어요. 아주 귀한  겁니다."

보약이 따로 없습니다, 다슬기장에 먹으니 입맛 확 살아나


서울에서 장사를 하다 왔다는 이곳 주인장의 음식 솜씨 제법 괜찮습니다.
 서울에서 장사를 하다 왔다는 이곳 주인장의 음식 솜씨 제법 괜찮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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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밥 먹어야지요. 산약초를 넣어 만든 암뽕순대(대 15000원)와 한우약초설렁탕(7000원) 사골순대국(5000원) 등이 있습니다.

담금주를 봐서일까요. 우린 한우약초설렁탕을 먹기로 했습니다.

"한우사골을 푹 고와 양지살 사태살과 고왔습니다. 한약재는 천궁 당귀 인삼 등 7가지 약초가 들어갔지요."

비싼 한우를 사용해 고기가 적어 다소 아쉬웠지만 고급지고 건강한 맛입니다.
 비싼 한우를 사용해 고기가 적어 다소 아쉬웠지만 고급지고 건강한 맛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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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을 다슬기장에 먹었더니 입맛이 확 살아납니다.
 설렁탕을 다슬기장에 먹었더니 입맛이 확 살아납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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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약초설렁탕에서 은은하게 올라오는 한약 향기가 좋습니다. 전혀 거부감이 없네요. 밥 한술 말아 먹어보니 보약이 따로 없습니다. 다슬기장에 먹었더니 입맛이 확 살아납니다. 한약재의 깊고 그윽한 국물 맛이 매력적입니다.

서울에서 장사를 하다 왔다는 이곳 주인장의 음식 솜씨 제법 괜찮습니다. 서울깍쟁이 설렁탕과 구례의 약초가 만나 어우러진 한우약초설렁탕 맛 일품입니다. 고급지고 건강한 맛입니다. 

구례 5일장 초입에 국밥집 한곳이 새로 문을 열었군요.
 구례 5일장 초입에 국밥집 한곳이 새로 문을 열었군요.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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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우약초설렁탕, #구례 5일장, #대박집, #맛돌이, #담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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