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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의 보수당 대표 1차 투표 1위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테리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의 보수당 대표 1차 투표 1위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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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와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혼란에 빠진 영국이 여성 총리 탄생을 예고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후임을 뽑기 위한 집권 보수당의 대표 경선 1차 투표에서 여성 후보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이 압도적인 1위에 올랐고, 또 다른 여성 후보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차관이 2위에 올랐다.

메이 장관은 보수당 하원의원 329명이 5명의 후보로 치른 1차 투표에서 절반이 넘는 165표를 얻으며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레드섬 차관이 66표로 2위,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이 48표로 3위, 스티븐 크랩 고용연금장관이 34표로 4위에 오르며 2차 투표에 진출했다.

보수당은 오는 7일 상위 4명의 후보로 2차 투표, 9일 상위 3명의 후보로 3차 투표를 치른 뒤 15만 명의 보수당 당원들이 상위 1, 2위 후보로 9월 8일까지 우편투표(postal ballot)로 신임 대표를 선출한다.

'영국 최장수' 메이 내무장관, 다음은 총리 도전?

이번 투표가 사실상 여성 후보인 메이 장관과 레드섬 차관의 대결로 압축되면서 영국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1979~1990년 재임) 이후 26년 만의 여성 총리 등장이 유력하다.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을 도와 브렉시트 운동을 주도했다가 국민투표가 끝난 후 존슨 전 시장을 비판하며 독자 출마를 선언해 '배신의 정치'로 논란을 일으킨 고브 법무장관은 48표로 3위에 그쳐 결선투표 진출도 불투명하다.

새 총리로 가장 유력한 메이 장관은 옥스퍼드대학을 졸업한 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에서 경력을 쌓았다. 메이 장관은 1997년 총선에서 하원에 입성한 뒤 2010년 보수당 정권이 들어서자 내무장관으로 발탁돼 지금까지 영국 역사상 최장수 내무장관직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캐머런 총리를 도와 EU 잔류를 지지했던 메이 장관은 이민, 치안 등에서 주변의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강경한 정책을 고집하며 대처 전 총리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이 장관은 이날 1차 투표가 끝난 뒤 "분열된 국가를 통합하고, EU 탈퇴 협상에서 최선의 합의를 얻어야 한다"하며 "내가 총리로서 이를 수행할 능력이 있고, 보수당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는 후보라는 것을 증명했다"라고 강조했다.

비록 EU 잔류를 지지했으나 메이 장관은 최근 높아지고 있는 재투표 가능성을 일축했다. 메이 장관은 "양쪽 진영이 선거 캠페인을 펼쳤고, 투표율도 높았으며, 국민은 결정을 내렸다"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EU 탈퇴 협상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드섬 차관, 브렉시트 주장한 '토론회 스타'

메이 장관과 달리 레드섬 차관은 EU 탈퇴를 지지했다.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으나, 탈퇴파를 주도했던 존슨 전 런던시장이 레드섬 차관 지지를 선언하면서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다.

워릭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금융권에서 25년간 몸담았던 '경제통' 레드섬 차관은 캐머런 정권에 발탁돼 2013년 재무부 경제담당차관을 거쳐 2015년부터 에너지차관으로 재임하고 있다.

중앙 정치에서 메이 장관에 비해 경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공영방송 BBC가 주최한 TV 토론회에서 논리정연한 말솜씨를 과시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레드섬 차관이 브렉시트를 주장하고, 총리가 되면 최대한 빨리 EU 탈퇴 협상을 벌이겠다고 공언하면서도 영국을 어떻게 이끌어갈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태그:#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 #앤드리아 레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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