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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와 교육시민단체들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고사로 인해 교육이 파행되고 있다"며 "학생, 학교, 교육청의 서열화 경쟁을 부추기고, 아이들의 꿈과 끼를 짓누르는, 비교육적인 일제고사 폐지하고 서열식 입시제도 철폐하라"고 촉구했다.
 
"학생, 학교, 교육청의 서열화 경쟁을 부추기고, 아이들의 꿈과 끼를 짓누르는, 비교육적인 일제고사 폐지하고 서열식 입시제도 철폐하라!"
▲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학생, 학교, 교육청의 서열화 경쟁을 부추기고, 아이들의 꿈과 끼를 짓누르는, 비교육적인 일제고사 폐지하고 서열식 입시제도 철폐하라!"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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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는 "오늘 전국의 중·고등학교에서 일제히 일제고사가 치러지고 있다.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은 국어·수학·영어 과목(중학교 표본집단: 사회·과학) 시험에서 똑같은 문제를 풀면서 출제자의 의도에 자기 생각을 일치시키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며 "전국적인 학업성취도평가는 표집평가로 시행되다가 2008년 이명박 정부의 교육과학기술부에 의해 초, 중, 고 1개 학년에 대한 전수평가로 전환"되었고, 이로 인해 "수많은 교육 파행 사례가 터져 나왔고 10여 명의 교사가 해직되는 아픔까지 겪었다"고 말했다.

또한 "일제고사에 대한 광범한 반대 여론에 밀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초등학교 일제고사를 폐지했으나 중·고등학교에서는 여전히 강행되고 있다"며 "일제고사가 전면화 된 2008년 이래로 교육현장에서는 부끄러운 일들이 반복되었다"고 개탄했다.

일제고사를 둘러싼 비교육적인 행태 여전해

실제로 지난 몇 년간 ▲학교에서 성과가 높은 반에게 상품권, 놀이동산, 현금 등을 지급 ▲기초 미달이 예상되는 학생들 토요일 강제 등교 ▲아침 자율학습 시간, 정규 수업 시간에 일제고사 대비 문제 풀이 ▲중학교에서 야간 보충수업, 9시까지 강제 자율학습 실시 ▲지역교육청 관계자들이 학교를 방문하여 방과 후 수업, 야간수업의 연장, 토·일요일 수업 개설 등을 요구 ▲일제고사 대비 사설모의고사 강제 시행 ▲ 일제고사 결과 학교별 비교자료 공개 ▲ 일제고사 성적을 내신 성적에 반영 ▲ 일제고사 성적을 학교별 성과급 평가와 교육청 평가에 반영 등, 온갖 교육 파행 사례들이 2015년까지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특히 대전의 경우, “학업성취도평가 임무 엄수 교사 서약서 강요하여, 사실상  교사에 대한 인권 침해 아니냐는 반발을 사고 있다”고 했다.
▲ 학업성취도평가 임무 엄수 교사 서약서 강요 이들은 특히 대전의 경우, “학업성취도평가 임무 엄수 교사 서약서 강요하여, 사실상 교사에 대한 인권 침해 아니냐는 반발을 사고 있다”고 했다.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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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전교조에 의하면, 올해에도 일제고사를 둘러싼 비교육적인 행태들이 여전히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교조가 공개한 일제고사로 인한 교육 파행 사례를 보면, "대구와 부산, 충북 등의 지역에서 ▲ 기출문제집 제작 중3 학생에게 전원 배포 ▲ 아침 자습시간 문제풀이 강요 ▲국·영·수 수업시간에 모의고사 실시와 정답풀이 ▲ 기초학력 미달 예상되는 학생들에 대해 방과후 보충수업 진행 ▲ 시험범위에 해당하는 유사 문제를 기말고사에 출제 ▲ 평가 대비 모의고사 치르기 ▲ 미도달자 '0'을 주문하는 장학사 방문 등, 부적절한 일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었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특히 대전의 경우, "학업성취도평가 임무 엄수 교사 서약서 강요하여, 사실상 교사에 대한 인권 침해 아니냐는 반발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권정오 전교조 울산지부장은 "울산의 경우, 교육감과 교육청 관계자들이 일일이 모든 학교를 방문하여 성적 부진학생이 나오면 인사에 반영하겠다며 사실상 일제고사를 독려하고 있고 국가인권위 권고에도 불구하고 일제고사 결과를 몇 달 간 게시하기도 하는 등 온갖 불법 탈법이 횡행하고 있다"고 개탄한 뒤 "심지어 시험 감독을 담임교사로 교체하는 무리수까지 두고 있다"고 혀를 끌끌 찼다.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은 "일제고사 등 그동안의 무한경쟁교육이 우리 교육을 얼마나 황폐화시키고 고통으로 몰아넣었는가"라고 반문한 뒤, "지금 우리나라 학생들은 세계 최장의 학습노동에 시달리는 것도 모자라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반복되는 사육을 당하고 있다"며 "평가가 교육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 평가를 위한 존재해야 하는 부조리한 교육 현실은 그 자체로 일제고사 폐지의 근거가 된다. 일제고사는 모든 학교에서 일제히 사라져야 마땅하다"고 역설했다.

박준영 평학(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대표는 "초등학교에서 폐지된 일제고사가 중고교에는 왜 남아있는가? 시험이 일상화되어 있기에 그런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인 뒤, "우리 교육과 우리 아이들을 살리는 차원에서라도 일제고사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평가가 교육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 평가를 위한 존재해야 하는 부조리한 교육 현실은 그 자체로 일제고사 폐지의 근거가 된다. 일제고사는 모든 학교에서 일제히 사라져야 마땅하다”
▲ 서열화 경쟁 부추기는 일제고사 폐지해야 “평가가 교육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 평가를 위한 존재해야 하는 부조리한 교육 현실은 그 자체로 일제고사 폐지의 근거가 된다. 일제고사는 모든 학교에서 일제히 사라져야 마땅하다”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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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 등을 신설해야

전교조는 "우리는 비교육적인 국가 수준 일제고사의 폐지를 촉구함과 아울러 일제식으로 진행되는 중·고등학교의 변형된 상대평가제도 역시 폐지할 것을 제안한다. 즉 학생의 종합적인 발달을 목표할 수 없는 획일적인 중간·기말고사를 없애고 교사 단위, 학급 단위 절대평가로 전환하자"고 촉구했다.

또한 "교육과정을 전면적으로 개편하여 학습 고통과 학습 결손을 해소하고,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난이도, 과도한 학습량, 과다한 수업일수와 수업시수, 영·수·국에 편중된 학습, 영어 과목에 대한 집착과 몰입 등 그동안 지적된 교육과정 상의 문제를 큰 틀에서 혁신하여 학습 결손의 가능성을 줄이고 균형 있는 인간 발달을 도모"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이들은 "수능은 대학서열체제와 함께 초·중·고 교육을 근본부터 왜곡시키는 주범이라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폐지"를 촉구했다. 대신 "9등급 상대평가로 학생 등급을 나누는 비교육적인 입시를 폐지하고 대학입학자격고사로 대체할 것과 국·공립대학과 일부 사학을 포괄하는 대학 평준화 네트워크 방안의 현실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도 요구했다.

아울러 "이러한 백년대계는 교육현실보다 정치권력에 더 관심을 쏟는 교육부에게서 나올 수가 없다"며 "정부조직법을 고쳐 교육부를 폐지하고, 범사회적 독립 기구로서 '국가교육위원회'와 '사회적교육과정위원회'를 신설하고, 이 기구를 통해 사회의 지혜를 모아 참된 교육을 제도적으로 정초함으로써, 교육이 국민에게 고통이 아니라 희망이 되는 나라를 만들어가자"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은 “수능은 대학서열체제와 함께 초·중·고 교육을 근본부터 왜곡시키는 주범이라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폐지”를 촉구했다.
▲ 서열화 경쟁 부추기는 일제고사 폐지해야 또한 이들은 “수능은 대학서열체제와 함께 초·중·고 교육을 근본부터 왜곡시키는 주범이라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폐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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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외에도 부산교육희망넷, 충북교육연대 등 전국적으로 많은 지역에서, 일제고사 폐지하라는 기자회견과 학교 앞 팻말시위가 진행됐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오전 9시20분부터 전국 5098개 중·고등학교에서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와 유사한 글을 '교육희망'에도 보냅니다



태그:#일제고사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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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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