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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은 이제 '동물'을 넘어 '가족'으로 우리 일상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족 규모가 줄어들고 1인 가족이 늘어가면서 반려동물은 새로운 가족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 곁에서 함께하는 반려동물과의 일상을 '동시(童詩)'로 담아낸 시집이 나왔다.

조소정 시인의 반려동물 동시집 '양말이 최고야'
 조소정 시인의 반려동물 동시집 '양말이 최고야'
ⓒ 강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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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안데르센상을 수상하고, 동화와 동시로 아이들의 마음을 부지런히 두드려온 조소정 작가의 신작 동시집 <양말이 최고야>(소야 주니어)는 작가가 함께 지내는 애완견과의 일상을 담아낸 특별한 책이다. 이 책에는 2개월 된 강아지 '행복이'가 새 가족이 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어린이의 시각으로 재미있게 소개되어 있다.

총 54편의 동시가 수록되어 있으며,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강아지가 집으로 와서 새로운 가족이 되는 이야기를, 2부에는 집으로 와서 새로운 가족이 된 이야기를, 2부는 강아지로 인해 다른 강아지들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발견하는 것들, 3부는 강아지의 입장에서 쓴 속마음 동시들이 가득하다.

마지막 4부에는 고양이와 햄스터, 토끼, 이구아나, 고슴도치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완동물들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뿐만 아니라 부록에는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강아지의 종류, 특성 등이 소개되어있으며, 다른 애완동물들에 대한 기본 정보와 사진을 제공하고 있어 어린 독자들의 시선을 끈다. 

<양말이 최고야>는 반려동물만을 소재로 한 동시집이라는 점만으로도 매우 특별한 책이다. 그동안 반려동물을 소재로 한 동시는 많이 등장했지만, 반려동물을 다룬 동시만 묶은 책은 발간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의 관심과 눈높이에 맞춘 참신한 기획과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반려동물을 동시의 중심 소재로 잡은 조소정 작가의 선택은 탁월하다. 우리 일상의 영역에서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동물들만큼 동심(童心)과 가까운 존재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이미 중년에 접어든 어른들도 어린 시절 학교 앞에서 노란 병아리를 한 마리씩 사서 길러본 경험이 있기에 동물을 대할 때만큼은 어린이와 같은 마음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반려동물에 대한 동시는 어린이의 주목을 끌 뿐 아니라, 어른들의 추억을 환기시키는 힘이 있다.

그런데 작가는 단순한 호기심과 관심의 대상으로서 동물을 등장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작품 속에 동물들의 습성과 행동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가족으로서의 애정 어린 관찰이 없으면 불가능한 의미부여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동물들을 바라보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조건 반사

과자 들고
"까까."
부리나케 뛰어오고

"까마귀."
쏜살같이 달려오고

"까."
총알같이 날아온다.

"행복아!"
이름 불러도 꿈쩍 않던
우리 집 강아지. 

이 시에서 보면 먹을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강아지의 특성을 아이의 시선을 잘 담아내고 있다. 아주 작은 모티브이지만 애정 어린 관찰이 없으면 잡아내기 쉽지 않은 것을 시인은 다양하게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다른 작품에는 방문 긁는 강아지 습관을 '알람시계'에 빗대기도 하고, 배변훈련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도 재미있게 담겨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만 담은 것이 아니라, '동물사랑'이라는 다소 본질적인 문제도 무겁지 않게 담아내고 있다. 어린 강아지를 먼저 보낸 어미 개의 슬픔이나, 주인에게 버림받고 보호소에서 지내는 동물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담겨 있다.

열흘

동물보호소에 온
길 잃은 강아지
목걸이 하고 있는 고양이

수십 마리 애완동물이
주인 기다리는 기간.

이 책에 수록된 동시를 한 편 한 편을 읽다보면 강아지도, 고양이도, 고슴도치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친근한 존재로 다가온다.

'예솔아'의 김원석 작가는 추천의 글을 통해서 이렇게 이야기 한다.

'너 개, 나 사람이 아니다. 나 사람, 너 사람. 나 개 너 개, 우리이다. '조소정의 <양말이 최고야>는 사람임을 부끄럽게 하는 잘 닦여진 마음의 거울이다.' - 추천의 글 중에서 

이 추천의 글은 '반려 동물'이 우리에게 어떤 가치인지 새삼 돌아보게 만든다. 그래서 반려동물과의 일상과 애정을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담아낸 이 책에 담긴 동시들이 더욱더 귀하게 다가온다.


양말이 최고야

조소정 지음, 차은령 그림, 소야(2016)


태그:#조소정, #양말이최고야, #반려동물, #동시집, #아동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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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문학가, 시인, 출판기획자 * 아동문학, 어린이 출판 전문 기자 * 영화 칼럼 / 여행 칼럼 / 마을 소식 * 르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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