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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박2일 여행왔습니다! .
ⓒ 김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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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과 관련된 행사를 하는 단체이다 보니 어린 강아지는 정말 보기 힘들다. 하지만 종종 유기견 2세가 우리 단체 안에서 태어나고는 한다.

이런 강아지들을 부모님 반대 때문에 기르기 힘든 아이들이 1박 2일 정도 데리고 있다 보면 생명을 기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어떤 마음 가짐으로 길러야 하는지 좋은 경험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강아지와의 1박2일'을 세 차례 진행했다. 세 차례 진행하면서 느낀 점이 무척이나 많다,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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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가 내 숙소인가! .
ⓒ 오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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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데리고 가면 반드시 해야할 것이 있다. 1박 2일 동안의 '육아일기'를 쓰는 것. 아이들이 그 집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 공유하는 것이다. 이러한 육아일기는 동물사랑실천단 카페에 올라오게 된다.

아이들이 직접 사진을 찍고 동영상으로 만들고 그림을 그리며 올리는 육아 일기에는 비슷한 말이 발견되곤 한다. '○○○가 반대해서'란 문구다.

1박 2일에 참여하는 아이들 대부분은 부모님이나 집안 어른들이 반대를 해서 못기르는 경우가 많다. 정확히 48시간도 아닌 1박 2일동안 아이들은 자는 시간도 아까워 밤을 새워가며 강아지들이 자는 걸 지켜본다.

1박 2일 육아 일기에서 나온 내용을 조금만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오주현)
"나는 이번에 아이를 맡으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건강을 위해 안전, 청결하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김유진)

육아일기 마지막 부분에 자기가 잘한 점, 못한 점, 궁금한 점을 빼곡히 써놓은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은 강아지와 1박 2일을 지내면서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배운 것 같았다.

내가 이렇게나 해낼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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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냐냐... .
ⓒ 김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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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1박 2일 행사를 하는 동안 어지간한 큰일이 아니면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강아지가 '헥헥'거리면 열을 식혀주고, '쩝쩝'거리면 식사나 물을 챙겨주거나 하는 식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스스로' 한다는 점이다.

요즘 신조어중에 '헬리콥터 맘'이라는 단어가 있다. 헬리콥터처럼 자녀 주위에서 자녀에게 이것저것 지시하는 부모들을 이르는 말인데, 부모님이 지시하거나 시키는 것이 아닌 스스로 데려온 한 생명을 책임지는 행동을 스스로 한다는 것이 큰 공부이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육아일기에 빼곡히 달리는 대표님의 댓글과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동안 변하는 행동에서 아이들은 부끄러워 하고 좋아하면서 내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 하는 성취감을 느낀다.

또 다른 의미를 깨닫는다는 것

육아일기를 읽다 보면 '우하하하' 웃게 되기도 하고, 걱정했을 마음이 이해되서 조금 슬퍼지기도 한다.

"반려동물에게 다가가는 것에 자신없어 하던 동생이 점점 더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것을 보니 이런 행사가 동생같이 반려동물들에게 잘 못 다가가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김유진)라는 의견을 보면 1박 2일 놀고 오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한 뼘 크는구나 싶기도 하다.

그저 노는 1박 2일이 아니라 안팎으로 크게 성장하는 1박 2일 행사는 계기가 되는 한 계속 진행 될 예정이다.


태그:#유기견, #유기견 새삶, #수원시 동물 보호 센터, #동물사랑실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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