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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용산가족공원에서 열린 제 44회 어버이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어르신들이 빗속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용산가족공원에서 열린 제 44회 어버이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어르신들이 빗속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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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용산가족공원에서 제44회 어버이날 기념식이 열렸다. 대한노인회가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한 행사였다. 어르신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식사 한 그릇 제공하는 성격의 행사였는데 사람들의 비판을 사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비를 맞으며 밥을 먹는 어르신들의 모습이었다. 당일 행사장에 비가 제법 내렸는데도 식사를 위한 테이블 위에 비를 막을 수 있는 천막이나 다른 조치가 없어 참가한 노인분들이 그대로 비를 맞으면서 식사를 하셨다. 현장 사진이 퍼지면서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행사 주최 단체는 대한노인회였다. 주최 측이 비가 오는 상황에서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후원하고 당일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석하는 행사였던 관계로 서울시가 어떤 방법으로든 행사 진행에 대한 준비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사전에 우비를 나눠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가 온다는 걸 알고 있었고, 행사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우비를 입고 식사를 하실 수도 있다는 걸 인지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다. 기상상황에 의한 돌발 상황이 아니라 충분히 그런 상황이 발생할 것임을 예상했다. 미흡한 준비 부족이 어버이날 행사를 둘러싼 비판의 원인임이 분명하다.

야외행사를 추진할 때 우천시 대안을 준비하는 건 당연하다. 이런 가운데 결과적으로 어르신들은 비를 맞으며 도시락을 드셨다. 식사 한 끼 제공하는 게 어버이날 감사를 표시하는 방법은 아니다. 대안노인회는 자신들이 준비한 행사에 비판이 쏟아지는데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행사를 후원한 서울시도 마찬가지다. 후원이라고 해서 행사에 책임이 없다는 건 아니다.

무지한 노인 공경의 단면이다. 아직까지도 이런 행사를 접해야 하는지 속상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위키트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어버이날, #대한노인회, #서울특별시,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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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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