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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트연못 주변에 자라는 꽃잔디. 하트연못은 사랑하는 연못이 손잡고 연못을 세바퀴돌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
ⓒ 김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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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되면 철쭉, 등꽃, 병꽃 등으로 신록이 더없이 우거져 온 산은 초록빛으로 물이 든다.
이즈음 푸르름을 자랑하는 또 하나의 나무가 있으니 차나무다. 흔히들 녹차밭, 녹차나무라 부르지만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찻잎을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녹차가 될 수도 있고, 발효차가 될 수도 있고, 홍차가 될 수도 있다.
보성과 함께 하동은 대규모 차밭이 들어선 차의 고장이다. 5월 무렵 그 아름다움을 특히 뽐내는 차밭이 하동군 고전면 구고속도로 263-15에 자리한 녹차의 계곡이다. 구고속도로라는 도로명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은 예전에 남해고속도로가 2차선이던 시절 고속도로였던 길 옆이었다.
김준열 사장이 12년 전 3만평에 이르는 비탈진 야산에 차 씨앗을 심기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다. 씨앗이 싹이 터 자라면서 차나무가 되고 차밭의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다. 김준열 사장은 섬진강 너머의 이웃 동네인 광양에 살면서 하동녹차의 매력에 빠져 이곳에 터전을 잡았다.
차밭의 저지대에는 저수지가 몇 개 있는데, 그중에 눈길을 끄는 것이 하트연못이다. 차밭 아래 쪽에 하트모양을 한 연못이 들어서 있고, 그 주변으로 꽃잔디가 분홍빛을 띠며 자라고 있다. 초록빛의 차밭과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다. 차밭의 촬영포인트가 되는 명물이다. 하트연못은 사랑못이라고 불리는데, 재미있는 전설이 하나 전해온다.
사랑하는 연인이 손잡고 하트연못을 세 바퀴 돌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하동 차밭은 대부분 화개면과 악양면 일대에 몰려 있다보니 녹차의 계곡 차밭은 잘 알려지지 않아 연인이 호젓하게 거닐며 데이트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차잎을 따고 차를 만드는 체험을 하기에도 좋다. 녹차나 발효차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녹차가 완성되려면 입을 따서 300도가 넘는 고열에 9번을 덕고 말려야 한다. 고단한 노동의 대가로 달콤쌉싸름한 향기의 차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발효차는 그보다 조금 단순하지만 모든 일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다보니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하트연못 조금 위쪽의 언덕은 애기나리가 군락을 이루며 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애기나리는 백합과의 다년생 풀이다. 꽃은 4~5월 경에 피는데, 남부지방에서는 5월 초, 중순경에 주로 만날 수 있는 야생화다. 키는 20~40cm 정도로 낮게 자라는데, 꽃이 손톱보다 작을 정도로 앙증맞다. 잎은 개화기가 비슷한 둥글래와 닮았지만 나리꽃이 핀다. 키도 작고 꽃이 너무 작다보니 애기나리라 불린다.
차밭 주변에 고사리도 지천으로 올라오고 있어 고사리를 꺾으러 오는 마을 주민도 간혹 보인다. 가을에는 꽃무릇이 차밭 주변을 에워싸듯 피는 풍경도 장관이라고 한다. 한편 하동군 악양면, 화개면 일원에서 야생차문화축제가 5월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열린다.
덧붙이는 글 | - 녹차 체험 문의는 쪽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