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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넘어 예술의 꽃을 피우는 '차이' 공연 모습. 차이는 장애인 학생들로 구성된 공연단체.
▲ 차이의 여는 공연 다름을 넘어 예술의 꽃을 피우는 '차이' 공연 모습. 차이는 장애인 학생들로 구성된 공연단체.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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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기도 내일 걷기 하는데 참석 좀 하지?"

울산이주민센터 소장님이 전단 하나를 주며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함께라서 행복한길'이라는 큰 글귀가 먼저 보였고 위에 작은 글씨로 '제4회 차별없는 세상을 향한 시민걷기'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24일 오전 9시까지 동천강변 체육공원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아침 8시경 준비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올해로 4회째라는데 저는 처음 참석해봅니다. '함께라서 행복한 길을 만드는 사람들'이 주최하고 울산 북구 노사민정협의회'라는 곳에서 후원을 했습니다. 모두 스물개 넘는 단체가 모여 함께 행사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저도 현대차 비정규직 다니면서 차별 받아왔고 부당하게 정리해고도 당한 상태라 그 '차별없는' 말에 관심이 많은 터라 한 번 가보고 싶었습니다. 건강한 사회를 위한 약사회도 있고, 건강한 사회를 위한 치과 의사회도 있고, 노동조합도 있고, 여러 장애인 단체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길
함께라서 행복한 길
차별이 없는 길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문장들이 선전지 곧곧에 가득했습니다. 설명문도 참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외국인 이주민을 대상으로 울산에서 여러 봉사활동을 하는 울산이주민센터에서도 차별없는 걷기 행사에 이주 노동자와 참석 했습니다.
▲ 울산이주민센터 행사 부스 외국인 이주민을 대상으로 울산에서 여러 봉사활동을 하는 울산이주민센터에서도 차별없는 걷기 행사에 이주 노동자와 참석 했습니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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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라서 행복한 길은 고용에 대한 불안, 삶에서의 불편, 일상적인 차별을 겪으며 살아가는 이웃을 만나고, 단 하루만이라도 모든 차별에 저항하는 장입니다. 보호법도 있고 차별금지법도 있지만, 여전히 동등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는 박탈당한 채 살아가고 있는 이웃의 이야기를 담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고자 합니다.

올해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질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금수저, 흙수저 따로 있는게 아니라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는 세계 인권선언 첫 장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봅시다. 미운 갑질을 드러내고, 우리 안에 갑은 없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봄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차별없는 봄을 희망합니다.'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오세일 씨가 거리 공연을 지원 했습니다.
▲ 길 위에 공연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오세일 씨가 거리 공연을 지원 했습니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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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30분쯤 되니 차별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지역의 비정규직 노동자나 이주민과 이주노동자도 많이 온거 같았습니다. 장애인도 휄체어를 타고 많이 참석했고요. 장애 자식을 가진 부모님도 많이 참석했습니다.

또한, 차별에 반대하는 활동가도 많이 참석한 것 같았습니다. 행사 특성을 말해주는 첫 여는 마당이 시작되었습니다. 울산지역 장애 학생으로 구성된 '차이'의 공을 시작으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개회사를 하러 나온 분들도 북구비정규직센터, 울산이주민센터, 울산장애인부모회 였습니다. 그만큼 사회로부터 차별받을 확률이 높고 차별받는 현실에 노출된 시민단체 대표들이 었습니다. 여는 마당을 한 후 걷기 출발.

행사장 주변으로는 장애체험,울산노동역사관에서 준비한 예쁜 버튼 만들기,아트 풍선,차별 책전시,이주노동자인권이야기,경비노동자착한일자리,차별격파참여마당이 있었습니다. 특히 이주민센터에서 준비한 외국 전통의상 입고 사진찍기에 어린이와 어른들이 재밌는 관심을 보였습니다.

"체험행사는 걷기 후 충분히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차별없는 세상을 향한 걷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출발하세요."

장애인도 행동하는데 불편한 몸을 가진것 뿐. 차별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 걷는 길 위에 홍보판 장애인도 행동하는데 불편한 몸을 가진것 뿐. 차별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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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가 넘자 사회자가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유로이 동천강을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여러 체험부스를 돌아보다 참석한 시민을 따라 걸었습니다. 동천강 길을 따라 걸으니 좋았습니다. 어떤이는 동천강에서 낚시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걷다보니 길 위에 전시 사진이 20여미터 마다 놓여 있었습니다. 만화를 곁들인 세계인권선언에 대한 사진 전시물 이었습니다.

거기엔 '세계인권선언문' 전문을 비롯해 인권선언 제1조 자유, 존엄, 평등, 이성, 양심, 서로에 형제 자매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이어 제2조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에 대해서, 제3조 생명, 자유, 안전을 지키며 살 권리에 대해서, 제4조 노예제도, 매매금지에 대해서, 제5조 비인도적인 행위들인 고문, 모욕, 형벌은 안된다고. 제6조 법 앞에 한사람의 인간으로 인정받을 권리에 대해서, 제7조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며, 차별없이 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에 대해서, 제8조 인권침해를 당했을때 구제받을 권리에 대해서 등 모두 30조에 걸쳐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권리를 그림과 글로 알기쉽게 해놓아 이해가 잘되었습니다. 현실이 뒷바침 안되는게 안타까울 정도로 세계인권선언은 완벽하게 인간의 권리를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여정엔 임금차별 하지말고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생활임금을 주장하는 글도 있었습니다. 더 걸어가니 최저시급 1만 원을 하자는 선전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금수저와 흙수저에 대한 갑질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고, 거리 공연으로 '세월호 진실을 인양하라'는 키타와 오카리나 공연도 있었습니다. 간식도 제공됐습니다. 차별 없는 시민걷기 걸어온 길 사진 전시회도 있었습니다. 걷기 마지막엔 비보이 공연도 했습니다. 그렇게 왕복 5.24km를 걸었습니다.

대부분 걸어 다시 출발지점에 이르니 마무리 공연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얇은 판자에 다양한 차별을 적고는 격파하는 순서도 있었습니다. 끝으로 행운권 추첨을 하고 행사는 폐회 되었습니다. 저는 이주민센터를 통해 참석한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행사 짐보따리를 차에 싣고 식당으로 가서 같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3시간 정도 되는 시간동안 저는 차별에 대해 많은 부분을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장애인,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이주민, 어린이, 남자, 여자, 어린이, 어른, 할머니, 할아버지…. 우리가 사는 곳에서도 크고 작은 차별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지 조금 알게된 것 같습니다. 말 한마디 할때도 정말이지 조심해서 해야할 듯합니다.

모두 23개 울산지역 활동단체가 함께 만든 행사여서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 차별없는 세상 걷기 행사 모두 23개 울산지역 활동단체가 함께 만든 행사여서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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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울산걷기행사, #차별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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