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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20) 씨가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에서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이효정(20) 씨가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에서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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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 때 일부 참가자들이 묵념을 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 때 일부 참가자들이 묵념을 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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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약속, 그리고 행동."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가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렸다. 70여 개 문화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2주기 창원추모위원회'가 마련한 행사였다.

참가자들은 경남교육연수원, 만남의광장, 장미공원에서 출발해 '4.16km 걷기행동'을 해 이곳에 300여 명이 모였다.

창원, 마산, 거제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1인시위나 촛불집회를 열어온 이김춘택(창원), 남정우(마산), 하승우(창원), 천현주(거제)씨가 고개토크쇼를 열었다.

이어 이명옥 우리춤예술원 원장이 '진혼굿'을 선보였고, 지역가수 남지훈·김산, '우창수와 개똥이 어린이 예술단'이 노래를 불렀다. 김유철 시인이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라는 제목의 추모시를 낭송했다.

다시 묻는다,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

시민들이 '세월호에 대한 나의 다짐'을 발표했고, 참가자들이 노래 "화인"(도종환 시, 백자 작곡)을 같이 불렀으며,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플래시몹을 선보였다.

사회를 본 강웅표 금속노조 경남지부 문화체육부장은 묵념시를 낭송했고,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항상 웃고 있는 내가 미웠습니다. 그래도 세상을 긍정적으로 살려고 했는데. 우리 모두의 꿈을 앗아간 지금이 너무 싫습니다 / 매일 한숨을 쉬고 아이들의 뒤를 따라 가고픈 엄마, 아빠들이 진상을 밝히고 아이들의 꿈이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행동에 자그마한 촛불도 들지 못한 내가, 우리가 너무 저주스럽습니다 /

이제 그만하면 됐지 않느냐? 라는 저들의 목소리. 그들이 미운 것이 아니라 발걸음을 멈추고 싶은 나의 마음이 너무 얄밉습니다 / 지금도 팽묵항 아이들의 절규는 지금도 우리를 향해 들려오는데 더디 걷는 나의 모습에, 지금도 나의 뺨을 때려 봅니다 / 얘들아 미안해. 너희들을 잊을라 해서. 얘들아 정말 미안해. 얘들아 정말 미안해."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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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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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념시가 낭송되는 동안 일부 참가자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행사 도중 미수습자 조은화 양의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했다. 어머니는 "오늘이 732일째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때 희생당한 학생과 같은 나이인 이효정(20)씨는 편지를 통해 "속만 썩어 갑니다, 304명 참사도, 9명의 미수습자도, 외면하는 정부와 언론, 공권력도, 그러고도 바꿔내지 못하는 우리의 지금 모습에 저는 참 많이도 속이 썩고 있습니다"며 "내가 살고 싶어서, 나의 안전과 내 소중한 사람들의 안전, 우리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함께 합시다"고 말했다.

김유철 시인이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에서 추모시를 낭송하고 있다.
 김유철 시인이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에서 추모시를 낭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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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시인의 추모시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는 다음과 같다.

"타서는 안 될 배 / 출발해서는 안 될 배 / 사람도 동물도 화물도 실어서는 안 될 배였다 /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 /

이상한 선원들과 이상한 소유주와 이상한 연락망의 / 검은 그물을 칭칭 동여 감은 / 비밀의 배 세월호가 안개 속으로 들어간 4월 15일 밤 / 안 돼, 제발, 안 돼, 제발, 안 돼 / 그 밤이 지나면 4월 16일이 오는데 /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 /

목포 브이티에스 / 해경123정 / 해군과 119구조단 / 그래 국가가 말하던 구조대원 726명과 함정 261척 항공기 35대 / 사상 최대의 수색작전 아니 골든타임을 봉쇄할 사상 최대의 거짓말 작전 /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

대한민국 국민 사백 칠십 여섯 명 / 아니 사람 사백 칠십 여섯 명이 탄 배가 침몰했는데 / 그 날 국가는 없었다 / 봄이 두 번 지나도록 외면하고 / 스물 네 달이 지나도록 / 4월과 팽목항과 세월호와 단원고와 안산을 지우려고만 애쓰는 /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 /

생각해 보라 / 누가 흘려야 하는 눈물인가 / 귀 기울여 보라 / 아직도 그 목소리 들리지 않는가 /

일곱 시간 동안 물을 움켜잡던 / 일곱 시간 동안 물을 들이마시던 / 일곱 시간 동안 감을 수 없었던 사람의 눈동자를 /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 / 정녕 이것이 우리가 살아갈 국가란 말인가."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 때, 그동안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을 내걸고 1인시위와 촛불집회 등을 열어왔던 이김춘택(창원), 남정우(마산), 하승우(창원, 천현주(거제)씨가 공개토크쇼를 진행했다.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 때, 그동안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을 내걸고 1인시위와 촛불집회 등을 열어왔던 이김춘택(창원), 남정우(마산), 하승우(창원, 천현주(거제)씨가 공개토크쇼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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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춤예술원 이명옥 원장이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에서 진혼굿을 하고 있다.
 우리춤예술원 이명옥 원장이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에서 진혼굿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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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창수와 개똥이어린이예술단'이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우창수와 개똥이어린이예술단'이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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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플래시몹을 하고 있다.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플래시몹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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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플래시몹을 하고 있다.
 16일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플래시몹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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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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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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