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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제20대 총선에서 참패한 뒤 긴급최고위원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원유철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구성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20대 총선 패배를 수습할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외부인사가 영입될 예정이다.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원유철 원내대표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더 담고 당의 미래비전을 더 구체화시키기 위해서 외부인사도 비대위에 영입할 예정"이라며 "다음 주 중에 비대위를 구성하고 (이를 의결할) 전국 상임위원회도 빨리 소집해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구성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외부인사 영입 문제는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를 관리할 '원유철 비대위'의 성격을 규정짓는 사안으로 평가됐다. 차기 당 지도부가 2017년 대선까지 당을 이끄는 점을 감안할 때, 친박·비박 모두 전당대회의 '룰'과 운영을 결정할 비대위의 구성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친박 측에서 주도한 공천 '역풍'이 선거 패배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인 만큼 외부인사까지 비대위에 투입될 경우 비박 측이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로 친박 홍문종 의원은 이날 단기간 활동할 비대위에 외부인사까지 영입하는 것을 두고 "궁색하다, 오히려 자력으로 당을 수습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라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비박 성향의 이혜훈 당선자(서울 서초갑)는 지난 14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공천과정에 관여했던 분들, 비대위가 그분들 손에 있어서는 안 되지 않나, 새로 꾸려야 한다"라면서 "당 사정과 정치를 잘 알고 사심이 없는 분들,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계를 떠나신 분들이 적합하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결국, 원 원내대표가 이 같은 상황을 '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라고 정리한 셈이다. 그는 또 "새로 구성될 새누리당 지도부는 계파 갈등을 넘어 국민만 중심에 두고 국민 곁에 다가서는 친박·비박도 아닌 오직 친민생의 새누리당이어야 한다"라며 "비대위 인선 과정에서도 이 점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라고도 강조했다.

다만, 이것이 전적으로 비박 측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긴 힘들다. 2012년 총선 직전 구성됐던 '박근혜 비대위'에 비해 외부인사들의 수나 영향력이 어느 정도나 될지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활동기간이나 폭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 원내대표도 이날 "구체적인 (외부인사) 비율에 대해선 말씀드릴 수 없다"라고 말했다.
자리 떠나는 원유철 원내대표 새누리당이 제20대 총선에서 참패한 뒤 긴급최고위원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원유철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구성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 권우성
새누리당이 제20대 총선에서 참패한 뒤 긴급최고위원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원유철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구성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전당대회 출마 의사 있나"... "한가롭게 그런 얘기할 때 아니다"

원 원내대표는 당 일각에서 지도부의 일원이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한 것에 대해선 "(저도) 상당히 공감해서 어제 저는 사표를 내고 외부인사를 모셔다가 당이 새롭게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주장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대위가 물리적으로 6개월 이상 가는 것도 아니고 신속하게 당내 여러 현안들, 원내대표나 당 대표 등을 포함한 당 지도부를 선출해야 하는 만큼 당내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으로) 좋지 않겠냐는 말들이 많아 제가 하게 됐다"라고 부연했다.

다만, 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새 지도부 구성 때까지 유지할 지는 아직 정확하지 않다. 당 안팎에서 원 원내대표의 전당대회 출마설이 나돈 바 있고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와의 관계 정립도 명확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원 원내대표가 전당대회에 '선수'로 출마하게 된다면 '심판' 역할을 해야 할 비대위원장 직을 수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원 원내대표는 "향후 본인이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은 없느냐"는 질문엔 "지금은 그 얘기를 할 때가 아니라 생각한다"라면서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그는 "출마 의지는 있느냐"는 질문에도 "한가롭게 그런 얘기를 할 상황이 아니다, 워낙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에"라고 말끝을 흐렸다.

5월 초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 권한을 이양할 것인가는 질문에도 정확히 답하지 못했다. 그는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가급적 빨리 하려고 한다"라면서 "비대위가 구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권한 이양 문제는) 비대위 의결로 처리될 문제라 제가 미리 말하는 게 적절치 못하다"라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전날 당 지도부의 '탈당자 복당 모두 허용' 원칙에 대해서는 "지도부가 그렇게 결정했다"라며 수용 입장만 밝혔다. 유승민 의원 등 구체적인 대상자에 대해선 "특정인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총선 전 이 문제에 대해 "당헌당규에 복당절차가 굉장히 엄격하게 돼 있다, (탈당자의 복당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듯이 아주 어렵다"라며 반대 입장을 편 바 있다. 이와 관련, 원 원내대표는 "기존 입장과 바뀐 것 아니냐"라는 질문을 받고, "(탈당자 복당 허용은)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의된 내용"이라며 "개인적으로 말할 입장이 아니다, 비대위에서 충분한 토론과 의견을 모아 말하는 게 옳지 않나 싶다"라고 답했다.
태그:#원유철, #비상대책위원회, #유승민, #공천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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