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20대 총선 당선자들이 14일 오전 중구 중앙공원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김해영(연제), 박재호(남구을), 김영춘(부산진갑), 최인호(사하갑), 전재수(북강서갑) 당선자.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20대 총선 당선자들이 14일 오전 중구 중앙공원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김해영(연제), 박재호(남구을), 김영춘(부산진갑), 최인호(사하갑), 전재수(북강서갑) 당선자. ⓒ 정민규


"이번에 부산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다섯 분은 부산영화제 정상화부터 앞장서주시길 기대한다."

20대 총선 결과가 나온 14일 한 영화 제작사의 대표 프로듀서는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 총선이 여소야대로 끝나면서 가파르게 대립하고 있는 현 정권과 영화계와의 갈등에 돌파구가 생길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산영화제 사태다.

총선 전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부산의 전 지역구가 빨간색으로 뒤덮일 경우 아마도 부산영화제에 대한 탄압은 더 심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야권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숨통이 트일 수 있겠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부산지역의 영화계 인사는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현재 흐름이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 쪽 관계자도 "상황이 크게 바뀌게 될 일은 없다고 보지만,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있다"고 전했다.

더민주 부산시당 "20대 국회 개원 전이라도 움직이기 시작할 것"

 지난 2월 25일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정기총회.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재위촉하지 않고 해임시켰다.

지난 2월 25일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정기총회.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재위촉하지 않고 해임시켰다. ⓒ 정민규


김영춘, 전재수, 박재호, 최인호, 김해영 등 5명의 당선자를 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도 부산영화제 사태는 지역의 중요한 현안인 만큼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14일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시당 차원에서 부산국제영화제 독립성 수호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며 "<다이빙벨> 상영 이후 전개된 부당한 압박과 이용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강제 해임, 그리고 최근 이어지고 있는 법정 소송 등에 대한 정치적 탄압에 우려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대 국회 개원 전에 영화계와도 만나 의견을 청취하겠다"면서 "정치적 탄압이 중단돼야 하고, 기본적으로 외압이 먹히지 않는 제대로 독립된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것이 기조"라고 밝혔다.

이번 총선 결과가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하고 또한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서병수 부산시장이 부산영화제 사태를 파행으로 몰고있다는 점에서 부산의 야권후보 대거 당선을 부산영화제 탄압에 대한 부산시민의 심판으로 보는 해석이 나온다. 서 시장은 부산영화제 사태가 커지면서 영화계에서 '제2의 박근혜', '박근혜 아바타' 등으로 불려왔다. 특히 부산시청이 위치한 연제구에서 야당 후보(더불어민주당 김해영)가 대표적 친박 후보(새누리당 김희정)를 꺾은 것은 상징적이다.

부산영화제의 한 스태프는 "아들의 직장이 시끌벅적하니 이를 걱정하던 어머님이 결국 70평생 한 정당만을 선택하다 이번에 바꿨다"면서 "비슷한 사례들을 종종 듣게 되는데, 이게 다 부산시장님이 열심히 일하신 덕분 아니겠냐"고 비꼬았다.

영화계는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진 박주민 당선자(더불어민주당)에게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자가당착 : 시대정신과 현실참여>, <천국의 전쟁> 등의 작품에 대해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석연치 않게 제한상영가 등급을 부여했을 때, 박 당선자는 먼저 소송을 제안하는 등 표현의 자유 제약을 비롯한 영화계 주요 현안에 앞장서 싸워왔다. 이명박 정권 당시에도 독립영화진영 입장에 서서 공모 과정에서의 심사 부정 의혹을 적극적으로 제기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서병수 부산시 20대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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