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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해영 부산 연제구 총선 당선자가 13일 저녁 연산동 선거사무소에서 부인과 함께 꽃을 들어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부산 연제구 총선 당선자가 13일 저녁 연산동 선거사무소에서 부인과 함께 꽃을 들어보이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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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실세임을 자부해왔던 현역 국회의원은 부산 연제구를 무명의 정치 신인에게 빼앗겼다.

13일 부산 총선의 가장 극적인 드라마를 쓴 곳은 연제구이다. 이름조차 낯설었던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9살의 나이에 첫 도전으로 승리를 따냈다. 상대는 재선의 김희정 새누리당 후보. 박근혜 정부의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친박 정치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김 당선자는 자신의 승리에 "연제 주민들께서 역사적인 선택을 해 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연제에서의 선택으로 부산의 지역주의는 종식될 것으로 확신한다"고도 말했다.

김 당선자는 "국회에서 청년들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입법활동을 중점적으로 해 나갈 생각"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는 김 당선자가 살아온 인생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어린 시절 고모의 집에서 자라야 했고, 고등학교에서도 꼴찌권 성적을 받았다. 공부를 포기하고 미용 기술을 배운 적도 있다. 

하지만 그는 암 투병을 하는 아버지를 병간호하며 사법고시에 합격해 결국 변호사가 된다. 유권자들은 이러한 그의 성공담에 크게 매료됐다는 후문이다. 김 당선자도 자신이 '흙수저'라고 거침없이 말해왔다. 

앞서 그는 유력 정치인들로 구성하는 선거대책위원회가 아닌 90대 구둣방 할아버지,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20대 취업준비생 등으로 구성한 선대위를 꾸려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관련기사: "구둣방 할아버지와 청년 백수가 선거 준비해요")

김 당선자는 초반 인지도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였던 자신이 승리한 것은 인물을 보고 뽑아준 유권자의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위대한 연제 주민들께서 정당이 아닌 인물을 보고 선택해 주셨다"면서 "연제를 떠나지 않고 연제 이웃들과 함께 지역 문제들을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의 당선은 정치 신인의 당선을 넘어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야권의 불모지라는 중부산은 그동안 서부산권에 비해 여당의 입김이 강했던 곳이었다. 이 때문에 연제구를 총선 초반까지 격전지로 분류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초반에는 제대로 된 여론조사도 없었다. 하지만 막판 들어 연제구가 심상치않다는 소리가 퍼지기 시작했고, 지역 정치권은 이곳을 부산 총선 최대 변수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특히 각 당의 자체 여론조사에서 만만치 않은 승부가 점쳐진다는 예측 아래 지도부들이 총력전에 나섰다. 지난 11일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가 나란히 연제구를 찾아 지원 유세를 펼쳤다. 선택은 실세 정치가 아닌 새로운 정치였다.


태그:#김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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